제18회 아동학대 예방의 날 맞았지만...전북 아동학대 끊이지 않아

매년 11월 19일 아동학대의 예방과 방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인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 올해로 18회를 맞았지만, 아동학대 범죄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북지역에서만 매년 400건 이상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발생한 도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총 1천675건으로 1천110명이 검거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482건(371건 검거), 2022년 632건(333건 검거), 2023년 561건(288건 검거)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10월까지 467건(검거 273건)으로 파악되면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지난 2021년 3월 익산에서 생후 7개월 된 아동이 외국인 친모로부터 폭행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외국인 친모는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아이를 바닥에 내던지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등 21차례에 걸친 학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대를 당한 아동은 폭행에 의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투병 한 달여 만에 숨졌다.

앞서 같은 해 2월 익산의 한 원룸에서 20대 부부가 생후 2주 된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당시 이들은 ‘분유를 먹고 토한다’는 이유로 아이를 침대에 던지고 손바닥으로 얼굴과 허벅지를 때리는 등 무차별적인 학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도내 아동학대 범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더 큰 문제는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에서 발생해 아동이 직접 부모를 신고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접수되지 않은 아동학대 건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2019년 정부는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 1인당 평균 적정 사례관리 건수는 32건으로 명시했지만, 지난해 기준 상담원 1인당 64건으로 2배에 달하고 있어 업무도 과중되고 있다. 이에 아동학대를 줄이기 위한 인프라 확충과 실질적인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승현 전북특별자치도 아동보호전문기관 팀장은 “아동학대를 경험했던 아동들은 성장을 하면서 가해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으며, 대인관계 문제 등 사회 부적응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 미래에 자녀와의 애착에 안정성이 떨어지며, 가족들 간의 응집력이 낮아지거나 부정적인 양육 태도를 보이는 등 악순환이 될 가능성도 크다”며 “사각지대가 없는 아동보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제도가 필요하며, 예산 확충을 통해 아동학대 예방 사업을 확대하는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동학대는 의심만 들어도 신고 접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등 아동학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양서 기자


#전북 #아동학대 #전북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