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헌법수록 조롱성 질문 동조 분노 커지자 고개숙인 김재원

조현호 기자 2023. 3. 1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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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전라도 립서비스, 그래봤자 10%"에 "표얻을라고 조상묘도 판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도 "518 북한 개입 가능성" 또 언급
민주당 정의당 "피가 끓는다" "역사쿠데타" "즉각 해임하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신임 최고위원이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담겠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방침이 립서비스 아니냐는 조롱성 질문에 동조하고 본인 자신도 반대한다고 밝혀 파문이다. 김 위원은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분노하는 여론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발언한지 이틀만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장도 518에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즉각 해임을 촉구했다.

김재원 위원은 지난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예배에 참석해 이같이 발언했다. 전 목사가 “내가 (내년 총선에서) 200석 만들어주면. 당에서 나한테 뭐해줄거냐”고 해서 김 위원이 “영웅 칭호를” 붙여주겠다고 했다. 전 목사가 재차 “나는 영웅칭호같은 거는 별로”라고 하자 김 위원은 “제가 최고위원회의에 가서 보고를 하고 목사님 원하시는 걸 관철시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전 목사가 “이번에도 우리가 김기현 장로님을 사실 밀었는데, 우리한테 찬물을 끼얹은 게 뭐냐면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그런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 전라도는 영원히 10%”라며 “그 말을 들은 전라도의 우파 10%들이 더 난리난다. 김기현 저거 미쳤다는 거야 우리도 원치 않은 것을 왜 저렇게 떠드냐는 거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김재원 위원은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라고 답했다. 재차 전 목사가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 한다고 한거지”라고 하자 김 위원은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들 아니냐”고 동조했다. 전 목사는 “근데 문제는 표도 안나온다니까”라고 거듭 조롱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이 지난 12일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전광훈 목사가 5·18을 헌법전문 수록하겠다고 한 것이 립서비스 아니냐고 묻자 표얻으려면 조상묘도 판다고 답하면서 동조하고 있다. 사진=SBS 현장영상 갈무리

문제가 되자 김 위원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5.18 헌법에 넣는 것 불가능하고 반대한다고 말씀했다'는 기자 질의에 “제 개인 의견이니까, 지금 현재 개헌 움직임이 없잖느냐”며 “지금 곧바로 개헌할 듯이 이야기하면서 말씀하니까 '지금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말씀 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전광훈 목사 말을 최고위에서 관철하겠다고 발언하지 않았느냐'는 이어진 질의에 김 위원은 “그건 그런 이야기가 아니고 518하고 저하고 관계가 없고, 200석을 얻어야 한다고 하길래 그건 우리 당이 한 번 해보겠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자가 '립서비스라는 표현도 있더라'라고 하자 김 위원은 “그 자리에서 그냥 덕담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조상 묘도 판다는 말씀도 했다, 수위가 쎄서'라고 지적하는 기자에게 김 위원은 “아니 그건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런 표현을 쓴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대선 후보 시절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공약했고, '전두환 미화', '개 사과' 논란으로 비판이 쏟아지자 518 민주묘지 앞을 방문해 거듭 약속했다. 또한 지난해 5·18 기념식에 참석해 “5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하기도 했다. 김기현 대표도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이밖에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도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518 관련 망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김 위원장은 '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에 북한이 본인들의 의도대로 개입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거냐'는 이형석 민주당 의원 질의에 “개입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고, '근거자료를 줄 수 있느냐'는 거듭된 질의에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을 말씀 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민주당은 거센 비판에 나섰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약속을 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며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의 말처럼 표를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거짓말한 것이 아니라면 역사를 왜곡하는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을 즉각 해임시켜야 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공약을 폄훼하고 조롱한 김재원 수석최고위원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사퇴를 요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이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5·18이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거듭 발언하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14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광주시민들에게 지키지도 않을 약속을 하며 윤 대통령이 얼마나 실소했을지 생각하면 피가 끓는다”고 비판했다. 임 대변인은 김광동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도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부정하고, 이를 '내란', '폭동'으로 왜곡하려는 저의에 분노한다”며 “이런 사람들이 여당 지도부이고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이라니 끔찍하다. 이들이 만들어갈 대한민국의 미래가 두렵다”고 지적했다.

임 대변인은 “이런 망언들은 단순히 한 두 사람의 일탈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이 투쟁으로 쌓아온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전복하려는 역사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비판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13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518 정신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이 피를 바쳤던 희생정신 그 자체”라며 “극우들의 이런 망발조차도 518이 없었다면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김재원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분명하게 사과하라”며 “김기현 대표는 이런 극우적 언사에 동참한 자당 최고위원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묻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14일에도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참담하다”며 “진실에 기반해 일을 수행할 '진실화해위원장'이 정작 왜곡된 정보와 그릇된 역사관으로 가짜뉴스를 재생산하는 진실'와해'위원장으로 전락했다”며 “최소한의 진실조차 구분 못하는 작자들이 공직을 버젓이 수행하고 있는 것 자체가 윤석열 정부의 질낮은 인사 관리와 비뚤어진 역사관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커지자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은 사과했다. 김 위원은 1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3월12일 오전 사랑제일교회의 예배에 참석하여 교인들 앞에서 언급한 저의 모든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죄송하다”며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김 위원은 “아울러 518정신의 헌법전문 게재에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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