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바짝 긴장” 한국 배터리 3사, 전고체 게임 시작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놓고 한국, 중국, 일본의 3강 구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에너지 밀도·안전성·소형화라는 장점을 앞세운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으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배터리 제조사들이 치열한 선점 경쟁에 나섰다.

한국 3사, 로드맵 공개…2027~2030 상용화 박차
국내에서는 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3사가 각기 다른 전략과 기술로 상용화 로드맵을 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2027년으로 명확히 밝혔다. 핵심은 자사 독자 기술인 무음극(anode-free) 구조와 고체 전해질 소재다. 이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인 900Wh/L의 에너지 밀도를 목표로 삼고 있다. 수원에 구축된 전용 파일럿 라인 ‘S라인’에서는 이미 시제품이 생산 중이며,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에 공급해 성능 검증 단계에 있다.

SK온은 지난 9월 대전 미래기술원에 약 4600㎡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하고,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및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온간등압프레스(WIP)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과 성능을 동시에 확보했으며, 상용화 시점은 2029년으로 기존보다 1년 앞당겼다. 초기 목표는 800Wh/L, 이후 1000Wh/L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교적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오는 2030년 전후를 상용화 목표 시점으로 삼고 있으며, 오창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조성해 무음극 구조와 황화물계 전해질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건식전극 공정, 미국 UCSD 등과의 학계 협력도 병행하면서 양산성 검증과 품질 우선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중국, 물량 공세…CATL·BYD 2027년 양산 목표
중국 기업들은 빠른 양산 계획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물량 공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배터리 업계 세계 1위인 CATL은 오는 2027년부터 소량 생산을 시작해 2030년 대량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시험 생산한 샘플은 에너지 밀도 500Wh/L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알려져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BYD 역시 비슷한 일정으로 전고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그 외에도 고션 하이테크는 내년에 반고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EVE 에너지는 청두에 연구소를 설립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신중하지만 ‘기초 기술’ 강점
일본은 토요타와 파나소닉을 중심으로 기초 기술력에 집중하며 차분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토요타는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며, 이데미쓰고산과 협력해 전고체 소재 파일럿 생산 체제도 구축 중이다. 2030년까지는 생산 비용 절감, 충전 속도 개선, 에너지 밀도 향상 등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파나소닉 역시 2030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뢰성과 수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고체, ‘가장 먼저, 가장 안전하게’…패권 다툼 본격화
전고체 배터리는 폭발 위험이 낮고 고에너지 밀도를 실현할 수 있어, 주행거리·안정성·충전 속도 모든 면에서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다. 아직 양산성과 수율 확보에 걸림돌이 있지만, 2027년부터는 실제 상용 전기차 탑재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가장 먼저’ 상용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안전하게’ 양산하는 것이 시장 지배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기술 성숙도와 생산 효율 간의 균형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 전환 흐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둘러싼 한·중·일 배터리 기업들의 패권 경쟁은 향후 10년간 배터리 산업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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