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처음 우크라 땅 밟은 英수낵…"승리할 때까지 지원"

수도 키이우 방문…800억원 규모 방공 지원안 발표

19일(현지시간)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옹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러시아와 9개월 가까이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800억원 규모의 방공 지원을 약속했다.

AFP·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취임한 수낵 총리는 이날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수낵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고 마땅히 누려야 할 평화와 안보를 얻을 때까지 영국이 계속해서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영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는 전 세계에 영감을 준다"며 "앞으로 우리는 후손들에게 우크라이나인들이 무시무시한 공격 앞에 어떻게 맞섰는지, 어떻게 싸웠는지, 어떻게 희생했고 어떻게 승리했는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낵 총리는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주요 기반 시설(인프라)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5000만파운드(약 800억원) 규모의 방공 체계 지원을 발표했다. 영국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125개의 대공포와 수십 개의 레이더, 이란제 드론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대(對)드론 장비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원안은 최근 영국이 1000기의 지대공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라고 AFP는 전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래 미국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전 세계적인 강경 여론을 이끌어왔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지난 4월 초 주요국 지도자 가운데 처음으로 키이우를 방문해 연대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다른 동맹국들이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지원하는 것을 꺼렸을 때 영국이 이를 선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키이우에 방문한 수낵 총리(오른쪽)가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AFPBBNews=뉴스1

더불어 수낵 총리는 추운 겨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세계식량계획(WEP)의 우크라이나 대응과 관련해 1200만 파운드(약 192억원), 국제난민기구의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 400만 파운드(약 64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영국은) 가장 강력한 동맹"이라며 "당신과 같은 친구들이 우리 곁에 있어 우리는 승리를 확신한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우크라이나는 대대적인 반격 작전으로 남부 요충지인 헤르손을 탈환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겨울을 앞두고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수개월간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을 퍼붓고 있어서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과 주요 기반 시설에 공격을 감행하면서 국내 에너지 시스템의 대략 50%가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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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