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예쁜데 입장료 0원" 수령 300년 배롱나무 만개한 '무료' 여행지

담양 명옥헌 배롱나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눈앞에 분홍빛 물결이 흐른다. 정자와 연못, 그리고 꽃이 피어나는 한적한 산자락의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수묵화를 떠올리게 한다.

전남 담양군 고서면에 위치한 ‘명옥헌’은 그저 오래된 정원이 아니다. 매년 여름, 수백 년을 견뎌온 배롱나무가 꽃을 피우면 이 조용한 공간은 잠시나마 화려한 생명력으로 물든다.

해가 길어진 계절, 자연과 시간을 마주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 바로 명옥헌에서 시작된다.

명옥헌

담양 명옥헌 호수와 배롱나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옥헌(鳴玉軒)’, 옥이 부딪히는 맑은 소리처럼 고요하고 청아한 공간.

정자 앞뒤로 배치된 네모난 연못과 그 주변을 병풍처럼 감싼 백일홍(배롱나무)은 여름의 시작을 알리듯 7월 중순부터 8월까지 분홍빛 꽃잎을 가득 피운다.

이 배롱나무들 중에는 무려 300년을 버텨온 고목도 있어, 그 존재만으로도 깊은 울림을 준다. 꽃이 한잎씩 떨어질 때마다 연못 위에 물결처럼 퍼지고, 바람에 일렁이는 수면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차분하게 만든다.

담양 명옥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더위 속에서도 명옥헌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이 자연의 절제된 아름다움 덕분이다.

담양의 산자락에 자리한 이 정원은 규모는 작지만, 조화롭게 배치된 연못과 정자, 그리고 소나무와 배롱나무들이 어우러져 한적한 여름의 정취를 완성시킨다.

담양 명옥헌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권혁일

명옥헌의 진짜 매력은 아침에 깨어난다. 새벽이슬에 젖은 배롱나무, 수면에 비친 꽃의 반영, 안개가 깔린 산 능선까지. 이 시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은 사진작가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한 장면이다.

특히 해가 떠오르며 자연광이 정자와 꽃을 천천히 감싸기 시작하면, 명옥헌은 비로소 살아있는 그림으로 변한다.

셔터 소리조차 조용한 그 순간, 누군가는 꽃잎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또 누군가는 수면에 드리워진 고목의 반영을 정성껏 담아낸다.

담양 명옥헌 배롱나무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오경택

명옥헌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관료였던 오희도가 자연 속 삶을 꿈꾸며 지은 정자다.

그의 아들 오이정에 의해 연못과 정원이 더해지며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는데, 규모는 작지만 그 안에 담긴 자연과 공간의 조화는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정자에 앉아 바라보는 연못은 그 자체로 고요함의 상징이다. 꽃잎이 흩날려 수면 위를 유영하고, 그 위로 늘어진 배롱나무 가지가 우아하게 드리운다.

담양 명옥헌 백일홍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 어떤 장식도 없이, 단아한 구성만으로 감동을 전하는 명옥헌의 풍경은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소박한 듯 보이지만, 정원과 자연이 만들어낸 이 절제된 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가치를 느끼게 한다.

이곳에서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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