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2패 뺏긴 삼성... 2013년 우승 재현하려면 ‘라팍’ 연전 잡아야 한다
20번 중 단 2번. 역대 프로 야구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은 20개. 그중 18팀이 우승했다. 1~2차전을 모두 내주고도 극적으로 뒤집기 우승한 건 2번. 2007년 SK(현 SSG)와 2013년 삼성이다. 상대는 두 번 모두 두산이었다.
삼성으로선 2013년 기적을 다시 꿈꿔야 할 처지다. 당시 삼성은 안방 대구에서 열린 1~2차전을 두산에 내줬다. 잠실로 넘어가 3차전을 겨우 이겼지만 4차전을 다시 내줘 1승 3패로 벼랑 끝까지 몰렸다. 여기서 저력을 발휘, 남은 3경기를 다 휩쓸면서 4승 3패로 한국시리즈 패권을 거머쥐었다. 3년 연속 통합 우승은 덤.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은 2013년 상황에 맞닥뜨렸다. 2패를 안고 남은 5경기에서 4승을 올려야 판을 뒤집을 수 있다.
돌아가는 환경이 여러모로 삼성에 불리한 건 사실이다. 1~2차전을 내주고도 뒤집기에 성공한 두 팀은 모두 정규 시즌 1위. 이번 삼성과는 처지가 다르다. 분위기가 좋았던 1차전이 비로 갑자기 중단되면서 흐름이 끊어진 부분도 꺼림직하다. 삼성은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 기회를 넘겨받았는데 번트 실패로 승기를 날렸다. 결국 7회말 연이은 폭투로 역전을 허용하면서 1차전을 내줬고, 2차전은 1회말 선발 투수 황동재가 일찌감치 무너지며 초반에 백기를 들었다.
3~4차전이 안방 대구에서 열리는 점은 삼성 반격의 기초다. 홈구장 ‘라팍(라이온즈 파크)’에서 삼성은 올해 41승 32패를 기록했다. KIA(42승 1무 30패)와 함께 홈 40승 이상을 달성한 두 팀 중 하나다. 가운데 담장을 기준으로 좌우 담장이 직선 구조로 이뤄진 독특한 라팍 외야는 장타를 노리는 삼성 타선에 최적화된 형태라는 평가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도 라팍에서 열린 1~2차전에서 삼성은 홈런 5개를 몰아치며 LG를 압도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홈에서 장타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삼성 목표는 일단 3~4차전 2연승이다. 5~7차전은 광주 원정 경기로 치러지기 때문에 홈 2경기를 잡고 균형을 맞춘 상태로 원정 길을 떠나는 게 당연히 유리하다.
일단 선발투수 라인업에선 삼성이 조금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3차전은 레예스, 4차전은 원태인이 나설 예정이다. KIA는 3차전에 라우어를 내세우고 4차전은 윤영철과 김도현을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은 팀 1~2선발인 반면 KIA는 3~4선발급. KIA 라우어는 정규 시즌 대구 원정에서 1경기 3과 3분의 1이닝 동안 7피안타 2피홈런 4실점으로 부진했다.
삼성은 3차전 선발 레예스가 반전의 서막을 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레예스는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과 4차전에서 호투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지만, 올 시즌 KIA 상대로는 고전했다. 정규 시즌 3경기 12실점(평균자책점 8.31). 플레이오프 때 기세를 보여줘야 한다.
타선 집중력과 장타력 부활은 숙제다. 2차전에서 삼성은 안타 12개로 KIA(10개)보다 많이 치고도 3대8로 크게 졌다. 득점 기회에서 번번이 헛심을 썼다. 잔루만 12개다. 정규 시즌 홈런 1위(185개·경기 당 1.3개) 팀이 2경기 홈런 1개밖에 못 때렸다. 타선에선 박병호가 살아나야 한다. 정규 시즌 KIA 상대 타율 0.333 홈런 5개로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지난 1~2차전에선 9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침묵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한 김헌곤(0.364), 디아즈(0.357), 김영웅(0.308)도 안방 라팍에서 시원한 장타를 쳐줘야 팀이 활로를 뚫을 수 있다.
KIA는 라팍 원정에서 1승 1패만 해도 나쁘지 않다. 선수층이 두꺼운 데다 5~7차전이 광주 홈에서 열리는 걸 감안하면 원정 1승은 삼성에 엄청난 압박이 될 공산이 크다. 3차전 선발 라우어가 다소 불안하지만 4선발 후보 김도현은 올 정규 시즌 삼성에 단 1점도 주지 않을 만큼 강했다. 막강 불펜 핵심 요원 곽도규도 올해 라팍에서 4경기 무실점. 지난 1~2차전에서도 2이닝 무실점으로 ‘사자 천적’임을 과시했다. KIA 역시 장타력은 밀리지 않는다. 정규 시즌 팀 홈런 3위(163개)인 데다 핵심 김도영은 올해 라팍에서 0.345에 홈런 3개를 때려냈다. 김선빈, 나성범, 최형우, 최원준, 변우혁이 모두 정규 시즌 라팍에서 3할 이상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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