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트럼프가 자동차 부품 관세 5년 연장? 현대차·기아 미국 공장 이게 반전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산업을 뒤흔들 초대형 정책을 발표했다. 자동차 부품 수입 시 부과되는 관세를 낮출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를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대폭 연장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미국 현지 공장을 갖춘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에는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찾아왔다.

트럼프,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 5년 연장 전격 발표

블룸버그 통신이 10월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자동차 부품 수입 시 부과되는 관세를 경감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를 5년간 연장하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당초 2년 후 종료될 예정이었던 이 완화 조치가 2030년 4월 30일까지 연장되면서, 자동차 업계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조립하는 제조사의 부품 조달 비용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특별 조치를 마련했었다. 이번 연장 조치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수개월간 로비를 벌인 결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
관세 완화 프로그램, 어떻게 작동하나

이번 정책의 핵심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조립하는 업체에 한해 자동차 부품을 수입할 때 내는 25% 관세의 일부를 상쇄하는 크레딧을 지급하는 것이다. 상무부는 자동차 제조사가 올해 4월부터 1년간 미국에서 조립한 모든 자동차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합산해 그 금액의 3.75%를 부품 관세를 상쇄하는 데 쓸 수 있도록 했다.

원래 계획은 첫해에는 권장소비자가격 총액의 3.75%를, 둘째 해에는 2.5%를 관세 상쇄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연장 조치에서는 5년 내내 3.7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 생산 시설이 없는 완성차 제조사가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할 때 원칙적으로 25% 관세를 물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중·대형 트럭과 버스에 대해서도 11월 1일부터 각각 25%와 10%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유사한 관세 완화 정책이 적용된다. 또한 자동차와 트럭 엔진을 만드는 회사의 부품 관세 완화 정책도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 희비가 엇갈린다

이번 관세 완화 연장 조치는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에 명암을 동시에 드리우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 및 조립하는 차량이 많을수록 수입 부품에 대한 관세 상쇄 조치로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현지화는 향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지 생산 시설을 갖춘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HL만도 등 대형 부품사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 기업은 미국 현지에서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있어 관세 완화 혜택을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우리 부품업체들은 현지에 들어가는 부품에 들어갈 부품을 공급하는 등, 주로 2·3차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을 노크해 왔다”며 “이들 부품업체에는 이번 기간 연장 조치가 긍정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대부분의 중소 부품사들은 수주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 수출 차량 파이가 줄어들면서 부품 수요 자체가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현지화 능력이 부족한 영세 부품업체들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관세
현대차·기아, 미국 현지화 전략 더욱 가속화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미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양사는 현지 공장 생산물량 증대, 현지 부품 조달 확대, 현지 원자재 조달 확대 등의 방식으로 미국 관세 부과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에서 약 200개 자동차 부품의 현지 조달을 검토 중이며, 기아 역시 미국에서 차량을 만들더라도 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의 현지 조달 비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 수준의 관세(25%)가 지속될 경우 현대차는 약 4000억원, 기아는 약 3000억원대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공장을 2025년 가동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이번 관세 완화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지 생산 확대는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지각변동 예고

이번 관세 완화 연장 조치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재편을 더욱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부품 조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반면, 해외에서 완성차를 수입하는 업체들은 여전히 높은 관세 부담을 안게 된다.

포드는 2025년 관세 관련 비용으로 30억 달러(약 4조3000억 원)를 예상했으나, 이번 완화 조치로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GM 등 미국 빅3 자동차 제조사들도 수개월간의 로비 끝에 원하던 결과를 얻어냈다는 평가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이미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해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상태다. 그러나 중·대형 트럭 관세는 별도 범주로 적용되기 때문에, 일본과 EU에도 25% 트럭 관세가 그대로 부과될 전망이다. 한국 역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율이 달라질 수 있다.

5년의 시간, 한국 부품업계의 골든타임

관세 완화 기간이 2년에서 5년으로 연장되면서,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는 미국 시장 적응을 위한 소중한 시간을 확보했다. 이 기간 동안 현지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미국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현지화 능력을 갖춘 대형 부품사들은 이번 기회를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소 부품업체들은 현지화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업체들은 대형 부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관세 정책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변화다. 미국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관세 부담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면서, 앞으로 5년간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미국 투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