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뼈 없고 탈장에 골절까지"…충남 보령 무허가 번식장서 동물 124마리 구조

턱뼈가 없거나 탈장, 골절 상태임에도 뜬장에 갇힌 채 번식에 이용된 동물 120여 마리가 구조된 사실이 알려졌다.

동물자유연대는 21일 충남 보령에 위치한 무허가 번식장에서 124마리의 동물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동물자유연대가 폐쇄한 번식장은 두 곳으로 나뉜 공간에 각각 36마리(개 34마리, 고양이 2마리)와 개 88마리를 야외 또는 뜬장 등에 사육 중이었다.

현장엔 배설물이 산처럼 쌓여있었으며, 식기 등 모든 시설이 오염돼 있었다. 구조된 동물들은 탈장, 피부병, 안구질환 등 치료가 필요한 개체가 다수였으며, 그 중엔 아래턱뼈가 없거나 다리가 골절돼 있는 등 심각한 건강 이상이 발견된 개들도 있었다.

동물자유연대는 불법 번식장 제보를 접수한 뒤 현장 조사와 업주 면담을 통해 소유권 포기를 받았으며, 124마리를 전부 구조했다고 전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보호법은 동물생산업과 동물판매업에 대하여 허가제를 시행 중이지만, 전국 곳곳에서 무허가 번식장이 불법으로 영업을 지속 중"이라며 "법대로라면 무허가 번식장에서 태어난 동물은 펫숍에서 판매할 수 없어야 하지만, 경매장을 거치면서 신분을 세탁하고 펫숍에서 버젓이 판매가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폐쇄된 보령 무허가 번식장 역시 중간 업자를 통해 경매장에서 동물을 판매해 온 사실이 업주 면담을 통해 확인됐다.

실제 국내엔 17개의 반려동물 경매장이 있으며, 전국에서 매매되고 있는 약 18-20만 마리 반려동물이 경매장을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경매장에서는 마리 당 수수료를 취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규모 번식장과 반려동물 매매를 부추기는 것"이라며 "무허가 번식장과 펫숍 간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경매장이 존재하는 한 불법 번식장을 근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매장 폐쇄와 함께 정부가 지난해 8월에 발표한 '반려동물영업 관리강화 방안'에서 처럼 동물생산업장의 부모견 등록 의무제, 반려동물 이력제 또한 조속히 이행, 반려동물 생산 및 판매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