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워치] 노타, 수요예측 '대흥행'…2000곳 이상 참여

/사진 제공=노타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최적화 기술 기업 노타의 기관 수요예측에 성공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가운데 가장 많은 기관이 참여하며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타는 14~20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5영업일 동안 2319개 기관이 주문을 넣으며 올 하반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참여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20곳을 제외한 99%가 공모가 희망밴드(7600~9100원) 상단 이상을 써냈고, 최종 공모가는 9100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공모에서는 기관투자자 10곳 중 6곳 이상이 의무보유를 확약한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 기관 90곳이 6개월의 락업을 걸었고, 247곳이 상장 후 3개월 동안 지분을 보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외에도 국내외 1187개 기관이 15일~1개월의 의무보유를 약속했다. 의무보유 확약 물량은 총 13억8000만여주로 전체의 59.7%에 달한다.

상장 후 오버행(대량 매물출회) 부담을 낮춰 질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을 주관한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건수 기준 60% 이상을 기록했다”며 “시장의 높은 관심과 상장 후 주가 안정성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반영된 결과”라고 언급했다.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노타는 1926억원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기술특례상장 트랙을 밟고 있는 노타는 미래 순이익 추정치를 바탕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엑셈과 한글과컴퓨터, 비아이매트릭스를 피어그룹으로 선정했고,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9.4배를 추정 순이익에 적용해 최대 1926억원의 상장 밸류를 제시했다.

최근 회사의 성장세가 미래 실적 달성 여부에 대한 설득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노타는 최근 3년 동안 17배에 가까운 외형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1년 매출 5억원에서 지난해 84억원으로 연평균 159.7%의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3분기 수주금액 또한 118억원으로 지난해 매출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타는 하드웨어 인지 최적화 기술을 기반으로 AI 경량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자체 플랫폼 ‘넷츠프레소’를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자원 제약이 큰 엣지 디바이스에서도 고성능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노타는 공모 이전 단계부터 관심을 받았다. 생성형 AI가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던 1차 붐이 지나고, 이제는 스마트폰·자동차·로봇 등 기기 안에서 직접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가 새로운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작은 기기들은 거대한 AI 모델을 그대로 돌릴 수 없다. 복잡한 모델을 가볍게 줄이고 속도를 높여야만 엣지 환경에서 실시간 AI가 가능하다. 노타가 집중하는 ‘AI 경량화·최적화’ 기술이 바로 그 관문이다.

노타는 AI 최적화 기술이 주목받기 전부터 일찌감치 연구개발(R&D) 역량을 쌓으며 관심을 받았다. 2019년 프리시리즈A 라운드에 이어 2020년 시리즈A, 2021년 시리즈B, 2024년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며 대형 벤처캐피탈(VC) 투자 포트폴리오에 이름을 올렸다. 누적투자금은 530억여원에 달한다.

비즈니스모델도 흥행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노타의 수익구조는 크게 구독형 라이선스 기반의 플랫폼 사업과 프로젝트 기반의 솔루션 사업으로 나뉜다. 플랫폼 사업은 자사 AI 경량화 플랫폼을 기업들이 연간 라이선스 형태로 구독해 사용하는 모델이다. 반면 솔루션 사업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의 맞춤형 AI 최적화 프로젝트를 수행해 발생하는 매출이 중심이다.

회사는 이 두 축을 병행하면서 프로젝트성 매출과 안정적인 반복매출(ARR)을 키우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기술 기반 기업이지만 이 같은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향후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예상되면서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타는 이달 23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11월3일이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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