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앵커 '김 여사 라인 없다'는 대통령실에 "그 상황 만든 게 잘못"
JTBC "정권 초기부터 '여사 라인' 이야기 계속 나온 바 있다" MBC "'일곱 간신'이란 자극적 표현도 등장"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대통령실에 김건희 여사 라인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비판에 대통령실이 “김 여사 라인은 없다”고 반박한 것을 두고 MBC 앵커가 “배우자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던 사과 때와 비슷하다”며 “그런 상황을 만든 게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JTBC는 “황아무개 행정관”을 김 여사 라인의 한 명으로 제시했고, MBC와 MBN도 7명이 거론된다며 되레 해당 인사의 실체여부를 검증하는 보도를 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잇단 김 여사 라인 비판과 대통령실 인적쇄신 촉구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4일 “김 여사 라인은 없다”, “뭘 잘못했다고 인적쇄신이냐”, “유언비어, 대통령 라인만 있다”고 밝혔다. 다른 고위관계자도 미디어오늘에 김 여사 라인이 없다고 밝혔다.
김수지 MBC 앵커는 14일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김건희 여사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고 하자, 김건희 여사 라인 같은 건 존재하진 않는다는 답이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조현용 앵커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건 마치 배우자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던 사과 때와 비슷하다”며 “당연한 얘기라 그런 얘기가 나오는 상황 자체가 이상한 거고 그런 상황 만든 게 잘못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앵커는 “온통 화제를 뒤덮어 혹하기 쉽지만, 그렇다고 자꾸 튀어나오는 비정상으로 정상을 바꿀 수는 없다”고도 표현했다.
한민용 JTBC 앵커는 14일 '뉴스룸' <단독 “함께 황 행정관 운전 차량 탔다”>에서 대통령실 반박을 두고 “정권 초기부터 '여사 라인'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해서 나온 바 있다”며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인물 명태균 씨 역시 대선 때부터 대통령 부부와 가까이 지냈다고 주장하며, '여사라인'으로 지목된 황 모 행정관을 콕 집어서 JTBC에 언급했다”고 반박했다. 한 앵커는 “황 행정관이 모는 차를 타고 대통령과 함께 다녔다는 건데 황 행정관은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녹취록에서 '십상시'로 거론된 인물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JTBC는 리포트에서 황 행정관을 두고 “지난 2021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윤석열 당시 후보 부부를 비공식 밀착 수행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하면서 당시 국민의힘 대선 캠프 핵심 관계자가 “황 행정관 앞에선 윤 대통령이 가족처럼 편하게 행동했다”, “입이 무거워서 많이 신뢰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윤 대통령 당선 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에 휘말렸는데,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사업가 황 모 씨 아들이란 점이 부각됐다고 JTBC는 지적했다.
정제윤 JTBC 기자는 '뉴스룸' 스튜디오에 출연해 '여사 라인으로 지목된 사람이 누구냐'는 한 앵커 질의에 “지금 거론되고 있는 '여사라인'은 7명”이라며 “'한남동 라인'으로도 불리는데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보고를 하는 측근들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비서관 3명, 선임행정관 1명, 행정관 2명, 전직 비서관 1명이 이른바 '한남동 라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주로 국정기획이나 홍보 라인에 포진하고 있고, 윤 대통령 부부와 대선 전부터 알고 지냈거나 대선을 도왔던 인사들로 알려졌다고 했다.
정 기자는 특히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져 일부 인사의 채용이 취소됐을 때도 '한남동 라인'은 계속 자리를 지켰다며 황 행정관의 경우 당시 논란의 인물이었는데도 지금까지 줄곧 직을 유지하고 있고, 대통령실 '실세'라는 주장도 나온다고 분석했다.
MBC도 14일 '뉴스데스크' <“비선 없다” 선 그었지만‥'일곱 간신' 실체는?>에서 김건희 여사 라인과 관련해 지난 4월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TV조선과 YTN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또는 '여권 핵심관계자'를 인용해 “야권 인사인 박영선 전 장관을 국무총리로, 양정철 전 비서관을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 벌어진 소동을 전했다. MBC는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 인적쇄신을 공개요구한 뒤, 여권에선 쇄신 대상인 '김 여사 라인'으로 비서관급 4명, 행정관급 3명 이름이 떠돌고 있다”며 “'일곱 간신'이란 자극적 표현도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김지영 MBN 기자도 이날 '뉴스7' 스튜디오에 출연해 '한남동 라인이란 게 뭐냐'는 김주하 앵커 질의에 “친한계에 따르면 대통령실 내 김건희 여사의 측근 그룹이 있다고 전해진다”며 “대통령 경선, 대선 때부터 김 여사와 인연을 맺은 이들로 알려졌는데 현재 대통령실에서 비서관, 행정관의 공식 직책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직무 범위를 넘어 인사와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김 기자는 김 여사의 비선 라인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두고 “존재한다, 안 한다 단정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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