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년 전 영화 알려줌 #29/6월 15일] <비열한 거리> (A Dirty Carnival, 2006)
17년 전 오늘(2006년 6월 15일), 홀어머니와 두 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삼류 조폭 '병두'(조인성)가 초등학교 동창인 영화감독 '민호'(남궁민)의 배신으로 인해 인생에 커다란 위기를 맞이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 <비열한 거리>가 개봉했습니다.

<비열한 거리>는 <말죽거리 잔혹사>(2004년)에 이은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유하 감독의 두 번째 탐구인데요.
<말죽거리 잔혹사>가 인간의 폭력성과 조폭성의 탄생을 그렸다면, <비열한 거리>는 그것이 소비되어 가는 과정에 관해 이야기하죠.

영화는 가장 폭력적인 집단인 조폭을 통해 우리 사회를 다시 들여다봅니다.
마초적인 남성으로 자라기를 강요당하며, 집단성과 남성성을 키워온 말죽거리의 소년들이 고스란히 자란 것만 같은 조폭 무리는 집단을 이루어 자기네들만의 룰을 가지며 살아가고, 그 곳에서 역시 집단성과 남성성을 키워가죠.

무리 지어 몰려다니고 그것을 남자답다고 여기는 그들에게서 한국 특유의 폭력성과 조폭성을 발견한 유하 감독은 그런 그들을 멸시하면서 동시에 이용하는 우리 사회 지식인층을 함께 등장시키는데요.
그리고 얽히고설킨 이들의 먹이사슬 관계를 다시 한번 관찰합니다.

<비열한 거리>는 청춘스타 조인성의 조폭 연기 변신으로 캐스팅에서부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인데요.
당시만 해도 드라마를 통해 철없는 귀공자 이미지로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조인성이 조폭을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화제였던 것이었죠.

처음 시나리오 받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고, 조폭을 미화하는 영화였으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 <비열한 거리> 언론 시사회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조인성

조인성은 머리를 자르고, 눈빛을 변화시키고, 일부러 멋있게 보이지 않는 옷을 찾아 입는 등 외적인 노력뿐 아니라, 액션 장면 촬영에 다치고 지쳐도 또다시 일어나는 근성을 보여주었고, 100회에 이르는 촬영 회차의 95%를 소화하면서도 스태프들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조인성은 등에 커다란 용을 그려 넣어야 했습니다.
왼쪽 가슴 상단에서 시작되어 등 전체를 휘감은 커다란 용 문신의 가격은 천만 원이었는데요. 촬영일을 포함해 유효기간 3일의 헤나 문신을 위해 전문타투이스트 2명이 동원됐고, 조인성은 8시간 동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편, 작품에서 조인성은 강진의 '땡벌'을 부르며, 수준급 트로트 실력을 과시했었죠.
조인성의 꺾어올리는 창법에 반한 스태프들은 촬영 내내 '땡벌'을 흥얼거렸다는데요.

영화가 관객의 사랑을 받으면서, '땡벌' 역시 당시 유행가가 됐는데요.
이에 강진은 "'내가 늦복이 터졌구나'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지금까지 참고 견뎠더니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 특히 공연을 가면 10대, 20대가 '땡벌'을 좋아해 주니 트로트 가수로서는 정말 큰 행운이다"라고 언급했죠.
<비열한 거리> 넷플릭스, 티빙, 왓챠 (스트리밍)
- 감독
- 유하
- 출연
- 조인성, 천호진, 남궁민, 이보영, 윤제문, 진구, 박효준, 이종혁, 선우은숙, 허이재, 권태원, 김병춘, 최재환, 박진성, 이양희, 이두경, 김조운, 김필수, 김철준, 김원진, 황민호, 유재현, 김정한, 신윤철, 권정민, 윤소영, 주영민, 임미경, 장보경, 유진아, 이창직, 박종원, 최효상, 박민우, 서주원, 서대현, 진가영, 최선중, 장수진, 최우성, 서민경, 조진웅, 김영필, 김윤희, 김광수, 김미희, 황인보, 박영, 정재한, 이현정, 손상현, 문성혁, 전성애, 이신성, 서동석, 정시연, 이현우, 정용식, 한은선, 박민규, 박혁민, 전우재
- 평점
- 8.7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5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