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베식타스 이적 합의 완료.. 256억에 튀르키예로 간다.

2026년 겨울 이적시장, 오현규의 유럽 커리어는 또 하나의 굴곡을 그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노렸던 그가 결국 선택한 행선지는 튀르키예 베식타스. 겉으로 보기엔 아쉬운 결정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복잡한 사연이 얽혀 있다.

올 겨울 오현규를 둘러싼 관심은 뜨거웠다. 풀럼, 리즈 유나이티드, 크리스탈 팰리스 등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풀럼은 실질적인 영입 협상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스카르 보브 영입 이후 관심을 철회했다. 리즈는 끝내 실질적 제안을 내놓지 않았고, 팰리스는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으로 눈을 돌렸다.

이 와중에 튀르키예 명문 베식타스가 강한 관심을 드러냈다. 5위를 달리고 있는 베식타스는 유럽대항전 티켓을 위한 치열한 경쟁 중이다. 주전 공격수였던 태미 에이브러햄이 애스턴 빌라로 이적하면서, 즉시 전력감이 절실했다. 오현규는 빠르게 베식타스의 주요 타깃으로 부상했고, 협상 끝에 약 1,500만 유로(한화 약 256억 원)의 이적료로 합의에 도달했다.

튀르키예 현지는 벌써 오현규의 등번호와 유니폼 디자인을 거론할 정도로 이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번 이적과 맞물려 다시 주목받는 사건이 있다. 바로 지난해 여름 슈투트가르트 이적 무산 비화다. 당시 오현규는 메디컬 테스트까지 받으러 독일까지 갔지만, 최종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유는 10대 시절 겪었던 전방 십자인대 부상이었고, 슈투트가르트는 이를 이유로 이적료 조정을 시도했다. 헹크는 강하게 반발했고, 끝내 협상은 결렬됐다.

헹크는 당시 "우리 자체 메디컬 테스트에서 어떤 문제도 없었다"며 분노했다. 오현규 역시 셀틱 시절부터 현재까지 십자인대 관련으로 단 한 경기 결장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독일 이적 무산은 단순한 부상 문제가 아닌, 금전적 셈법이 얽힌 정치적 협상의 일환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튀르키예 언론 일각에서는 오현규의 최근 경기력을 두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 기량이 하향세'라는 보도와 함께, 헹크에서 아론 비부트나 로빈 미리솔라 같은 신예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오현규는 올 시즌 공식전 32경기에서 10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유로파리그 포함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다. 교체 출전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술상의 이유와 팀 내 포지션 경쟁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다.

특히 오현규는 A매치에서도 존재감을 입증했다.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에서 4골, 멕시코전 1골 1도움, 파라과이전 1골 등 굵직한 경기에서 꾸준히 결정력을 보여줬다. 이런 선수가 리그에서 일시적으로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고 해서, 곧장 하향세로 단정짓는 건 이르다.

베식타스행이 EPL에 비해 매력도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UEFA 리그 랭킹에서 벨기에가 8위, 튀르키예가 9위로 큰 차이는 없지만, 노출도나 시장 가치에선 EPL이 단연 앞선다. 하지만 김민재가 페네르바체에서 유럽 최고의 센터백으로 도약한 사례처럼, 튀르키예는 분명 '도약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오현규는 여전히 25세에 불과하다. 셀틱에서 트레블을 경험했고, 벨기에에서 안정적으로 적응했다. 다소 의외의 선택일지 몰라도, 베식타스에서의 활약이 다음 스텝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베식타스는 매 시즌 유럽대항전에 출전하고, 전통적으로 공격수에게 많은 찬스를 제공하는 팀이다.

중요한 것은, 오현규가 이적 배경에 상처를 받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서 기회를 움켜쥐는 것이다. 자신의 몸상태가 정상이란 걸 경기력으로 증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EPL행이 무산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남는다. 그러나 이적시장은 타이밍과 상황의 예술이다. 단 한 번의 선택으로 커리어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튀르키예 리그는 낯설지만, 오현규에겐 더 큰 무대를 위한 워밍업일 수 있다.

그의 커리어에서 오늘의 선택이 '우회로'가 아닌 '지름길'이 되기를 바란다. 지금부터는 말이 아닌 실력으로 증명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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