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사용 의향 감지?..美정부, 핵무기 관련 비공식 경고 메시지 보내

김예슬 기자 2022. 9. 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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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핵 관련 지속적 연락..美 "핵 사용 않을 듯" 낙관적 관측
전문가, 러 전술핵무기 사용 우려..핵위협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군 동원령을 전격 발동한 직후 벨리키노브고로드에서 열린 건국 1160주년 기념 행사서 연설을 갖고 “우리는 공갈과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국익을 포기하는 실수를 하는 것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군 동원령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들자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지속적으로 러시아에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비공식적인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에 따른 중대한 결과에 대해 러시아 측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와의 비공개 통신에 관여했지만, WP가 접한 소식통들은 메시지를 전달한 사람이나 구체적인 내용 및 범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러, 핵무기 두고 지속적 연락…美 "핵 사용 않을 듯" 낙관적 관측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이와 관련해 미국 측이 새로운 메시지를 전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최근 몇 달 동안 미국과 러시아 간 지속적인 연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점령지에서 합병 주민투표가 실시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푸틴 대통령의 군 동원령이 발표되며,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핵 옵션을 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DPR·LPR)을 비롯해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헤르손, 자포리자 등 4개 지역에서는 23~27일 러시아와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러시아 측에서는 '러시아 군사 원칙상 대량 살상 위협에 대응하거나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경우에만 핵 대응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주민투표를 통해 4개 지역이 러시아 영토에 편입되고,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 대한 탈환 작전을 펼친다면 결국 '러시아 침공'이기 때문에 핵무기를 사용할 명분이 생기는 셈이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러시아가 공격을 위해 핵무기를 옮기고 있다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실질적인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 러 전술핵무기 사용 우려…핵위협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이처럼 미 행정부의 낙관적인 관측에도 불구하고 핵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해 전쟁을 끝낼 것을 우려해왔다.

핵무기는 폭파 위력을 제한해 국지적 목표물을 겨냥하는 전술핵무기와 대도시나 공업단지 등 넓은 지역에 최대한의 폭파를 가하는 전략핵무기로 나뉜다.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자신의 텔레그램에 "새로 편입하기로 한 점령지(주민투표가 실시되는 지역)를 포함해 러시아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전략핵무기를 포함한 어떤 무기든 쓸 수 있다"고 적었다.

미 군축협회 이사인 대릴 킴볼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소위 말하는 제한적 핵전쟁(전술핵무기를 사용한 공격)의 결과는 분명히 재앙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나 전략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사실상 주요 국가들이 제한적인 핵 충돌에 개입하는 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간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파병이 아닌 방어용 무기 지급 등으로 지원해왔다.

이처럼 3차 세계대전의 위험성을 없애기 위해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기로 러시아군을 공격해 일종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지타운대학교의 외교대학원 행정학과 교수이자 국제 안보 및 핵무기 전문가 매튜 크로닉은 "(미국이 핵으로 맞대응하지 않는 것은) 대규모 전쟁이 아니라 제한적 공격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데 적합하다"며 "당신이 푸틴 대통령이더라도 미국에 모든 핵을 발사하자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시점에서 미국의 대응을 논하는 것은 이르다는 반박도 나왔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핵 정책 프로그램 공동 책임자인 제임스 액튼은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는 지하 핵실험부터 수만 명의 민간인을 죽이는 대폭발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행동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실제로 핵을 사용하기보다는 핵으로 위협을 가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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