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새 1.9도 오른 우리나라 기온…최근 10년 0.9도 ‘심각한 상승’

김규남 기자 2025. 12. 3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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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
절기상 가장 덥다는 대서에 대구지역에 폭염경보가 발령된 지난 7월22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인근 도로가 지열로 달구어진 가운데 시민들이 양산과 옷가지 등으로 햇볕을 막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연평균기온은 1910년대 이후 100년 동안 1.9도 올랐는데, 201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단 10년 동안 0.9도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일수, 열대야일수 등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여러 다른 지표들도 지난 10년 사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기상청은 30일 1912~2024년 기후변화 특성을 분석한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1900년대 초부터 관측 기록이 있는 6개 지점(인천·목포·부산·서울·대구·강릉)에 대한 기온, 강수, 극한기후지수(폭염일수, 열대야일수 등)의 장기 기후변화와 최근 10년(2015~2024년) 기후변화 특성이 담겼다. 이와 함께 전국에 기상관측망이 대폭 확충된 1973~2024년 지역별과 도시·비도시간 기후변화 특성 비교 등의 분석 내용도 담겼다. 도시와 비도시 구분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인구 5만 이상의 시는 도시, 그 이하 군은 비도시 지역으로 분류했다.

폭염·열대야, 113년 동안 2.2배, 4.2배 증가

연평균기온은 1910년대에 12도였는데, 2010년대에 13.9도로 100년에 걸쳐 1.9도 상승했다. 그런데 2010년대부터 2020년대(14.8도)까지는 단 10년 동안 그 절반에 가까운 0.9도가 올랐다. 특히 연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해 10위 안에는 최근 10년 중 7개년이 포함됐고, 2024년(15.4도), 2023년(14.8도), 2021년(14.5도)이 각각 1~3위를 기록했다. 가장 오랜 10년(1912~1920년 12도)과 가장 최근 10년(2015~2024년 14.3도)을 비교하면 무려 2.3도나 올랐다.

계절별 평균기온을 보면, 지난 113년 동안 봄, 겨울, 가을, 여름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그런데 최근 10년만 놓고 보면, 이와는 달리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여름철 기온 상승은 강화된 반면 겨울철 기온 상승은 둔화된 것이다.

1912~2024년 연평균기온 시계열과 변화. 기상청 제공
열대야가 이어진 지난 7월29일 서울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인근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 역시 2010년대 들어 급격히 증가했다. 1910년대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는 각각 7.7일과 6.7일이었는데, 2010년대엔 13.3일(1.7배), 19.7일(2.9배)로 늘었다. 그런데 2010년대에서 2020년대 사이엔 단 10년 동안 각각 16.9일(2.2배), 28일(4.2배)로 늘었다.

지난 113년 동안 연강수량은 10년당 17.83㎜로 증가한 반면, 연강수일수는 10년당 0.68일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집중호우가 빈번해졌다는 뜻이다. 강수강도, 호우일수, 1시간최다강수량 50㎜ 이상일수 등도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여, 이 같은 경향을 드러냈다.

계절별로 볼 때엔, 여름철과 가을철엔 강수량이 늘어나는 반면 겨울철에는 감소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매 10년당 강수량의 변화 추세는 여름(+11.31㎜), 가을(+5.33㎜), 봄(+1.89㎜), 겨울(-0.7㎜) 등으로, 강수일수 변화 추세는 여름(+0.01일), 봄(-0.17일), 가을(-0.21일), 겨울(-0.31일) 등으로 나타났다.

도시는 비도시보다 최저기온 높고 열대야일수 급증

최근 52년(1973~2024년) 동안 기후변화의 공간적인 분포를 분석한 결과, 최고기온은 전국적으로 상승 추세가 나타났지만 평균기온과 최저기온은 다른 지역에 견줘 경기 남부, 강원 영서, 충청 내륙 등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컸다.

폭염일수는 1970년대에 주로 경북 내륙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했다. 이후 2000년대까지 큰 변화는 없었지만, 2010년대에 폭염이 전국적으로 발생하며 크게 증가했고, 2020년대에 더욱 증가했다. 1970년대 대비 2020년대 폭염일수는 수원(3.8일→18.3일), 서울(5.5일→20일), 춘천(6.9일→20.5일), 대전(8.3일→27.8일), 광주(9일→22.5일) 부산(1일→8.8일) 등으로 나타났다.

1912~2024년 연평균 평균·최고·최저기온 순위. 기상청 제공
연대별 폭염일수, 열대야일수, 한파일수. 기상청 제공

열대야일수는 1970~1980년대에 일부 남해안과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했으나 2010년대에 우리나라 서쪽 전역으로 확대됐다. 특히 2020년대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20년대에는 제주가 56.8일로 가장 많았고, 여수 35.3일, 부산 33.3일, 포항 30.5일, 서울 29.5일 등 해안과 대도시 지역에서 많이 발생했다. 또 수도권, 강원 영서, 충남, 전북을 중심으로 1970년대에 견줘 2020년대에 열대야일수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도시(인구 5만 이상의 시)는 비도시(인구 5만 이하의 군)에 견줘 최저기온이 높고 열대야일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특성을 보였다. 최고기온과 폭염일수는 도시와 비도시 사이 큰 차이가 없었으나, 평균기온과 최저기온은 비도시보다 도시에서 각각 0.8도, 1.3도 더 높게 나타났다. 도시는 비도시에 견줘 열대야일수가 2.2배 더 많이 발생했으나 한파일수는 0.6배 더 적게 발생했다. 특히 열대야일수의 변화 추세는 도시에서 최근 52년간 2.6배만큼 급격히 증가해 두 지역간 열대야일수의 차이가 1970년대 2.2일에서 2020년대 9.1일로 더 커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9월7일 전북 군산에 밤사이 시간당 15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면서 일부 지역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사진은 침수된 전북 군산 문화동 아파트 주차장 모습. 독자제공 연합뉴스

기상청은 “2024년 연평균기온과 2025년 여름철 평균기온은 역대 1위를 경신했고, 지난해와 올해 시간당 100㎜이상의 호우가 각각 16개, 15개 지점으로 급격히 많이 발생하는 등 최근 기후변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는 최근 온난화 추세를 반영한 최장기간(113년)의 우리나라 기후변화 현황과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 분석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위기 대응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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