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가 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 출시한 순수 전기차 i5는 공간감과 가속성능을 동시에 충족한 전기차다. 인포테인먼트 구성만 손본다면 다른 전기차 대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BMW 코리아는 이달 5일 오후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미디어 대상 신형(8세대) 5시리즈 출시 행사를 연 다음 곧바로 시승 행사도 열었다. 이번 시승행사는 인천 영종도와 경기도 의정부의 한 카페를 왕복하는 코스로 구성됐으며 왕복 주행거리는 총 160km다.
이날 행사에 i5 eDrive40, i5 M60, 523d(디젤), 530i(가솔린) 등 다양한 5시리즈 차량이 준비됐는데 추첨을 통해 i5 M60 전기차를 타게 됐다. i5 라인업중 가장 최상위 사양으로 시속 0에서 100km까지 3.8초만에 도달할 수 있는 가속성능을 갖췄다. 모터의 최고출력이 601마력, 최대토크가 81.1kg.m이며 최고 주행 가능속도는 시속 230km다. 배터리 용량은 81.2kWh다.

8세대 5시리즈 차체 길이는 5060mm로 이전 7세대 대비 95mm 길어졌다. 이 수치는 경쟁 모델 중 하나인 제네시스 G80 전기차(5005mm)와 벤츠 EQE 세단(4946mm)보다 길다. 휠베이스는 기존 7세대 대비 20mm 길어진 2995mm, 차체 높이는 35mm 높아진 1515mm다. 순수 전기차인 i5의 경우, 뒷좌석 착좌감이 제네시스 G80보다 뛰어나다. 특히 180cm 넘는 성인이 탔을 때도 충분한 헤드룸 공간이 나온다.
인천공항 고속도로에 진입했을 때 i5 M60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한 후 잠시 가속페달을 힘차게 밟아봤다. 이 때 독일 작곡가 한스 짐머가 참여한 특유의 인공 구동음이 함께 들렸고 순식간에 시속 100km 이상을 넘겼다. 레이싱 서킷을 이용하면 기대 이상의 가속 성능을 낼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다. 차량 뒤쪽 구동축에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탑재돼 불안정한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이끌어낼 수 있는 특징까지 갖췄다. i5 M60의 경우, 스티어링 휠(핸들 또는 운전대) 좌측 안쪽에 ‘부스트(BOOST)’ 레버가 있다. 이 레버를 실행하고 나면 10초동안 더 높은 모터 출력을 구현해 박진감 넘치는 주행을 할 수 있다.

사용하기 편한 ADAS, 음성인식은 다소 아쉬워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의 테마를 증강현실 모드로 전환한 후 주행보조(ADAS)를 실행해봤다. 스티어링 휠(핸들 또는 운전대) 좌측 스포크 버튼 하나만 누르면 주행보조가 실행이 되는 구조다. 운전자가 원하는 주행보조 속도 설정만 하면 차량이 알아서 차로 중앙 유지와 앞차 차량 간격을 부드럽게 조절해준다.
운전자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 조절을 따로 설정할 필요가 없다. i5의 경우, 정전식 스티어링 휠이 장착됐는데,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경고 그래픽이 등장할 때 손으로 살짝 스티어링 휠을 만져주면 경고가 바로 해제된다. 만약 운전자가 이 경고를 오랫동안 무시하게 되면 i5는 주행보조를 강제 해제하고 비상등까지 자동으로 작동시킨다. 시승차량에는 자동 차선 변경과 같은 차별화된 주행보조 사양은 장착되지 않았다.


i5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크기는 14.9인치다. 아래쪽에는 ‘인터렉션 바’라고 불리는 조명 장치가 부착됐는데 앞서 출시된 i7과 유사한 구조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속에는 8.5 버전이 장착된 최신형 소프트웨어가 구현되는데 반응속도가 빠르다. 내비게이션, 달력, 날씨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전반적인 디자인 완성도는 떨어진다. 음성인식 실행 시 아쉬움도 있다. 차량의 전비 현황을 음성으로 접할 수 있지만 차량 내 남은 배터리 잔량을 음성으로 알려주지 못한다. 시승차에는 유튜브 뿐만 아니라 분데스리가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콘텐츠가 마련됐는데 인포테인먼트를 즐겨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환영할 수 있는 요소다.
시승한 i5 M60의 국내 공인 주행거리는 복합 361km다. 복합 전비는 1kWh당 3.8km다. 효율보다는 고성능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에너지소비효율등급 4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BMW 코리아는 해당 주행거리 수치가 21인치 휠 탑재 기준이라고 밝혔다. 시승차량의 경우 20인치 휠이 탑재됐기 때문에 공인 주행거리보다 더 높은 주행거리를 운전자 스스로 구현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정확한 주행거리 수치를 원할 수 있다. 제조사 차원에서 다양한 휠 탑재 기준 주행거리를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i5 eDrive40의 공인 주행거리는 복합 384km며, 복합 전비는 1kWh당 4.1km다.


BMW 코리아는 i5가 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출시된 만큼 충전 인프라 강화에도 신경쓰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전자와 GS에너지와 손을 잡았다. 2024년 한 해 동안 1000기에 달하는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 총 2100기에 이르는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차량 충전 도중 사람이 제대로 쉴 수 있는 ‘BMW 허브 차징 스테이션’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BMW i5는 국내에서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전기차다. 차량 가격이 9390만원 이상이라 정부 보조금 지급 가능 기준(8500만원 미만)에 충족되지 않는다. 시승한 i5 M60의 가격은 1억 3890만원으로 전체 BMW 5시리즈 라인업 중 가장 비싸며, i5 eDrive40은 사양에 따라 최소 9390만원부터 최대 1억70만원대로 판매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가격은 BMW 코리아에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경쟁 모델 중 하나인 메르세데스-벤츠 EQE의 경우 판매 가격이 평균 1억원대이지만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2276대가 판매될 정도로 국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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