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경실련, KDDX 공정 경쟁입찰 촉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경쟁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과 관련해 수의계약 또는 경쟁입찰 방식 결정을 미루면서 파문만 키우는 모양새다. 거제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는 그동안 경쟁입찰을 해야 한다고 줄곧 목소리를 높여왔다.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거제경실련)은 10일 성명을 내고 "KDDX 사업이 법과 원칙에 따라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국책 방위사업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거제경실련은 최근 '방사청이 수의계약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 언론 보도에 반발하며 수의계약 문제점을 짚었다.

거제경실련은 우선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쟁입찰 방식을 체택해야 하는 데도 방사청이 경쟁입찰의 대원칙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경쟁입찰 방식으로 현대중을 꺾고 울산급 배치-III 단계 사업 5~6번함 건조계약을 체결했는데, 다음 사업인 울산급 배치-IV 사업을 갑자기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거제경실련은 또 '현대중이 울산급 배치-IV 단계 기본설계를 맡았다'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현대중 기본설계 원천이 한화오션 개념설계인데, 방사청이 관행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주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KDDX는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단계로 진행된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이던 2018년 개념설계를 수행했고, 현대중은 2020년 기본설계를 맡았다. 이후 현대중 직원 9명이 기밀 유출 혐의(군사기밀 보호법 위반)로 기소돼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거제경실련은 "군사기밀 탈취와 유포로 방위산업 근간을 흔들며 최종 유죄가 확정된 방산업체에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KDDX 사업을 '관행'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특혜 시비에 휘말리면서까지 '수의계약'으로 몰아주는 것은 공정과 상식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며 경쟁입찰을 거듭 요구했다.

/정봉화 기자

#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