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공 두 사람 모두 응원하기 어려운 영화가 있습니다. 한 명은 남의 집을 훔쳐보는 것이 취미인 공인중개사, 다른 한 명은 삶을 통째로 꾸며내는 사람입니다.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었는데도 개봉 3주 만에 100만을 넘겼고 최종 123만 명을 모았습니다. 2024년 5월 개봉한 그녀가 죽었다 이야기입니다.
열쇠를 쥔 공인중개사의 나쁜 취미
주인공은 매물을 관리하며 손에 들어온 열쇠로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는 인물입니다. 물건을 훔치지는 않고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러다 유독 눈길이 가는 한 사람을 관찰하게 되고, 어느 날 그 사람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됩니다. 자신이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들키면 유력 용의자가 될 처지라 진범을 직접 찾아 나섭니다. 범인을 쫓는 사람이 떳떳하지 못하다는 설정에서 이야기의 긴장이 시작됩니다.

개봉 3주 만에 100만, 최종 123만
이 영화는 2024년 5월 중순 개봉했습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6월 5일까지 누적 100만 1840명을 기록하며 백만 고지를 넘었습니다. 최종 누적은 약 123만 명으로 집계됐고, 7월 초부터 가정에서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대작들이 쏟아지던 시기에 중간 규모 스릴러가 거둔 성적이라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별한 홍보보다 본 사람들의 추천이 더 크게 작동한 작품으로 꼽힙니다.

두 배우가 동시에 벗어던진 이미지
남자 주인공은 그동안 쌓아 온 선한 이미지를 과감히 내려놓고 관음증에 빠진 인물을 연기했습니다. 상대역 역시 온라인에서 보여 주는 모습과 실제 삶이 전혀 다른 인물을 맡았습니다. 두 배우 모두 제작보고회에서 비호감 캐릭터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고, 오히려 그 지점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누구 편도 들 수 없는 상태로 끝까지 따라가게 됩니다. 이 불편함이 오히려 입소문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신인 감독의 연출 데뷔작
이 작품은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입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캐릭터의 결을 설계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러닝타임 내내 두 인물의 시점을 번갈아 보여 주면서 정보의 양을 조절합니다. 덕분에 관객은 범인을 추리하면서 동시에 두 사람의 민낯을 확인하게 됩니다. 저예산에 가까운 규모에서 구조로 승부한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보기 전에 알아 둘 점
이 영화는 통쾌한 해결이나 따뜻한 마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보는 내내 인물들에게 거리를 두게 만들고, 그 상태를 끝까지 유지합니다. 그래서 감정 이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객에게는 결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블랙코미디에 가까운 서늘한 톤을 좋아한다면 몰입도가 높습니다. 러닝타임이 길지 않아 부담 없이 확인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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