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공구로운생활의 재니정입니다. 곧 개강이 다가오죠? 두근두근 대학생활이 다가오길 기다리며 일찌감치 학교 근처에 월세방을 잡으시는 학생이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가구를 조립하여 배치하고, 맘에 드는 커튼과 선반을 다는 등 나만의 ‘방꾸 타임’을 반드시 거쳐야 할 텐데요. 그러려면 역시나 공구가 필요할 겁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이나마 짤막한 공구 지식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상황에는 이 공구가, 저 상황에는 저 공구가 필요하다는 건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한 작업인데도 이것저것 신경 쓰다 보면 어느덧 내 장바구니엔 10가지가 넘는 공구가 담겨 있을 수도 있거든요. 대신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이 공구는 어떻게 쓰면 될까?”라고 고민하는 건데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이렇게 고민한다면 조금 더 공구를 친숙하고 간단하게 쓸 수 있을 겁니다.
일단 몇 가지 궁금해하실 만한 것들을 뽑아봤습니다. 실제로 지인들에게도 자주 받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Q1. 다이소에서 공구를 사도 괜찮을까요?
원래 저는 다이소 공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공구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저에겐 퀄리티가 만족스럽지 않았거든요(물론 이때는 전문 작업이란 전제 조건이 붙긴 합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에게 다이소 공구는 추천할 만합니다. 사실 공구란 건 어쩌다 한 두 번 쓰는 게 사실이고, 무엇보다 다이소 공구의 가격은 너무 착하니까요. 게다가 요새 다이소 공구의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무서울 정도로 퀄리티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일단 다이소 공구를 산 다음, 내가 자주 쓰고 나에게 필요한 공구를 골라 하나씩 퀄리티를 높여 보는 건 어떨까요? 가령 니퍼 하나에 1,000-2,000원 하던 걸 4,000-8,000원 정도로 가격대를 높여보는 거죠.
Q2. 가정용 공구 세트는 어때요?
“에잇, 귀찮아” 하고 가정용 공구 세트를 사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런데 정작 사고 나면, 구성품에서 50% 정도는 안 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가정용 공구 세트엔 “왜 이런 게 들어있지?”싶은 것들이 많아요. 그리고 솔직히 말해 가끔 다이소에서 산 개별 공구보다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들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먼저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사고 난 후 공구가 어느 정도 모이면 공구함, 공구가방을 사셔서 보관하는 게 더 합리적입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말이죠!)
Q3. 작고 귀여운 거 쓰면 안되나요?
작고 귀여운 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그런데 공구는 크기와 무게에 따라 힘이 반비례합니다. 무거울수록 힘은 세지만 들기 힘들고, 가벼울수록 들기는 쉽지만 힘은 약하다는 기본 규칙이 있죠. 가령 너무 작고 가벼운 망치는 들기는 쉽지만 타격력이 약하고, 크고 무거운 망치는 타격력은 좋지만 들기 어렵겠죠. 참 간단한 원리죠? 즉, 자기 피지컬에 잘 맞는 공구를 고르시면 됩니다.
이건 제 편견일지도 모릅니다만, 디자인과 작은 크기에만 집중한 공구 중에 품질 좋은 건 보지 못했습니다.
(너무 귀엽지만…그래도 기능을 봐야겠죠?)
Q4. 인치? 센티? 헷갈려 죽겠네요!
공구에서 아직도 인치를 많이 씁니다. 그래서 저도 수시로 변환기를 키곤 하는데요. 저도 초보 시절엔 많이 애를 먹었어요. 1인치는 2.54cm인데, 과감하게 뒤에 소수점은 날려서 2.5cm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4인치=10cm, 6인치+15cm, 8인치=20cm 이렇게 대략적으로 이렇게 외우면 됩니다(단 인치 수가 올라가면 2.5배수가 안 맞을 겁니다. 소수점이 쌓이거든요). 일상에서는 8인치 공구도 충분히 큽니다.
꼭 필요한 알짜배기 공구5
질문과 대답이 맞으실지 모르겠네요! 괜찮은가요? 그러면 여러분들이 모를 수도 있는, 가지고 있으면 알짜배기 공구를 몇개 소개해드리고 구매 꿀팁을 알려드릴게요!
1) 폴리우레탄(PU) 장갑
면장갑은 미끄럽고, 반코팅 장갑은 한번 요란하게 쓰고 나면 쭈글쭈글해져서 버려할 때가 있고 그렇다고 3M 슈퍼그립 장갑은 장갑 또 너무 비싸잖아요. 그럴 때 폴리우레탄(PU) 장갑을 추천드립니다. 손에도 쫙 달라붙고 코팅도 되어있으며 무엇보다도 가격이 300원 – 1,000원 이하로 굉장히 저렴합니다. 저도 일할 때 이 장갑을 많이 쓰는데요. 한 개로 한 달을 넘게 사용할 정도로 내구성이 좋고, 가성비도 훌륭합니다.
편의점 가면 직원들이 쓰는 손가락만 코팅된 회색 장갑있죠? 그 장갑입니다!
2) 전동 드릴 드라이버
전동 드릴, 충전 드라이버, 임팩 드라이버.. 전동 렌치… 이름이 비슷비슷해서 헷갈리죠? 하지만 각각 기능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 헷갈리시면 안됩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 전동 드릴: 목재, 금속 타공에 사용(금속은 경우에 따라 사용 가능)
- 전동 또는 임팩 드라이버: 나사 조일 때 특화된 제품(타공은 불가능)
- 전동 렌치: 볼트 조일 때 사용(자동차 정비소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 해머 드릴: 콘크리트 타공
그렇다면 우리는 전동 드릴 드라이버를 구매해 보도록 하죠. 타공도, 나사 조이기도 어느 정도 되는 가정 범용성 전동공구입니다. 여기에 해머 기능이 있으면 더 좋고요! 배터리에서 V(볼트)는 힘, Ah(암페어)는 용량을 말합니다.
*참고로 전동공구는 A/S와 어느 정도 보증이 되는 브랜드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한번 사면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펜치
펜치, 롱노즈, 니퍼 이렇게를 ‘플라이어 3대장’이라고 부르는데요. 가정용 공구의 대표 공구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만약 이 셋이 물에 빠져서(?) 하나를 구한다면? 저는 펜치를 구할 겁니다. 무언가를 세게 집을 수 있어 녹슨 볼트를 풀 때도 쓰이고, 안쪽에 날도 있어서 와이어 절삭도 가능, 단단히 무언가 박힌 걸 잡고 뺄 때도 좋습니다. 또, 조금 무거운 펜치는 망치(?) 대용으로 쓰기도 하더라고요.
4) 다목적 가위
세상의 수많은 공구 중 딱 하나만 고를 수 있다면? 저는 다목적 가위(원예 가위)를 고를 겁니다. 다목적 가위는 말 그대로 목적이 너무나도 많은 가위입니다. 심지어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고요. 종이, 와이어, 나뭇가지 등 다양한 물건을 자르고 택배 칼로 써도 좋고 펜치처럼 무언가 잡을 때도 씁니다. 아주 만능인 공구입니다. 일단 이거는 하나 챙겨두세요.
5) 줄자
출처: 타지마 인스타그램
누가 저에게 공구 분야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 뭐냐고 묻는다면, 저는 줄자를 꼽을 것 같아요. 가정에서도 전문가들도 모두 줄자를 사용합니다. 줄자는 되도록이면 최소 3m에서 최대 5.5m까지 제품을 추천합니다. 2m는 너무 짧고, 5.5m 이상은 길이가 너무 길어 부담스럽거든요. 내 방 크기가 2m라고 해서 2m 줄자를 산다면, 장담할 수 있습니다. 사용할 때마다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 겁니다. 줄자는 조금 넉넉한 길이의 제품을 고르시는 게 좋습니다.
만약 조금 더 욕심을 좀 낸다면 레이저 거리 측정기도 좋습니다. 레이저 거리 측정기는 정확한 길이를 잴 수 있고, 10m가 넘어도 레이저가 닿는 거리라면 다 측정이 가능합니다.
이 글을 마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꼭 당부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안되면 꼭 기술자 부르세요”
자기 혼자 뚝딱뚝딱 뭔가를 해보는 건 좋은 태도입니다. 하지만 하다가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주저 말고 기술자를 부르세요. 무리하게 건드렸다가 실수하면 오히려 그 실수를 잡는데 더 큰 비용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랬었거든요.
요새는 쉽고 가볍게 부를 수 있는 전문 수리 서비스들이 많습니다. 집다, 라이커스, 강쌤철물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많으니 뭔가 잘 안되신다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걸 추천합니다.
출처: 노르딕툴즈 인스타그램
이제 봄이죠? 인테리어, 공구업계도 3월이 되면 봄꽃처럼 활기가 돋는답니다. 제 글이 공구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 원하는 공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공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