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 스미스의 퀴즈
사흘 전이다. SNS의 게시물 하나가 눈길을 끈다. 계정 주인은 윌 스미스다. 다저스 포수는 사진을 올려놓고, 퀴즈까지 낸다.
“마지막 사진…요시(Yosi)가 어디 있게?” ‘요시’는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애칭이다. 숨은 그림 찾기 같은 느낌이다.
배경은 조지아주 애틀랜타다. 올스타전을 하루 앞두고, 트루이스트 파크에는 레드카펫이 깔렸다. 출전 선수들을 위한 무대다. 유니폼이 아닌, 멋진 수트로 갈아입은 스타와 가족들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윌 스미스도 빠질 수 없다. 아내와 두 딸의 손을 잡고 멋진 포즈를 취했다. 그런데 어느 컷 한 구석에 야마모토의 모습이 걸린 것이다.

‘호텔 벨보이풍 패션’
처음 뽑힌 MLB 올스타다. 평생 잊지 못할 시간이리라. 나름대로 엄청 신경을 쓴 것 같다.
특히 레드카펫에는 심혈을 기울였다. 나름대로 ‘패션 피플’ 아닌가. 팀 동료 무키 베츠도 인정한다.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했던 평가다. “와, 요시 그 친구, 옷 좀 입던데.”
이날도 한껏 힘을 줬다. 상의는 흰색 더블이다. 검은 바지와 완벽한 대비를 이룬다. 전혀 평범하지 않다. 독특하고 개성이 넘친 디자인이다.
그런데 보는 시각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각자의 취향은 존중돼야 마땅하다.
일본의 한 주간지는 이를 ‘호텔 벨보이풍의 의상’이라고 묘사했다. 칭찬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 약간 켕긴 것 같다. 갑자기 명작 드라마 ‘HOTEL’을 소환한다. 그곳 주연 배우 다카시마 마사노부(주연 배우)가 연상된다고 슬며시 물을 탄다.

깜짝 놀랄 손목시계 가격
하지만 윌 스미스가 몰랐던 사실이 있다. SNS의 질문은 잘못됐다. “요시가 어디 있게?”가 아니다. 그것보다 훨씬 궁금한 게 있다. 바로 이 물음이다.
“요시의 손목시계가 얼마게?”
이날 야마모토의 사진은 여러 장이 방출됐다. 호텔 방에서 찍은 것부터 레드카펫의 포즈까지 다양하다.
그중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왼쪽 손목이다. 예사롭지 않게 빛나는 무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LA 다저스의 인스타그램에는 아예 클로즈업 사진도 올려놨다.
일본 매체들이 즉시 취재에 들어갔다. 그리고 몇 가지 사실이 알려졌다. 문제의 시계는 스위스의 명품 브랜드 리샤르 밀(리차드 밀, RICHARD MILLE) 제품이다.
우선은 대단한 기술력으로 유명하다. 극한의 경량화와 내구성을 추구하는 제품이다.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에게 제공한 것은 무게가 19그램을 넘지 않았다. 그리고 중력가속도 5000G를 견디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실제로 손목에 차고, 테니스 경기를 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가격이다. 일단 모델에 따라 차이가 꽤 난다. 평균만 따져도 2억~3억 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일본 매체 슈칸조세에 따르면 야마모토가 찬 모델은 시가로 4000만 엔 이상이다. 우리 돈으로 따지면 4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웬만한 집 한 채 값이다. 오릭스 시절부터 쓰던 것이라니, 본인 소유가 확실하다.

LA 합류 첫 식사가 비빔밥
그의 명품 사랑은 잘 알려졌다. 다저스 구장 출근 때도 샤넬 가방을 들고 가는 장면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으로 소개됐다.
그것 만이 아니다. 애정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한식이다.
작년 2월이었다. 다저스에 처음 합류했을 때다. LA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다. 그리고 첫 끼를 위해 밖으로 나갔다. 목적지는 코리아타운이다. 소개받은 한식당에 들어갔고, 메뉴는 비빔밥이었다.
무척 뜻밖이다. LA 한인타운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리틀 도쿄가 있다. 차로 가면 10분 남짓 거리다. 그곳에 제법 괜찮은 일본 식당도 많다. 그런데도 굳이 한국식당을 택했다. 그만큼 평소에도 즐긴다는 뜻이다.
역시 작년 4월의 일이다. 그의 메이저리그 첫 승을 축하하는 자리가 있었다.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한 다저스의 일본인 선수와 통역, 스태프들이 모였다. 일행은 모두 6명이었다.
원정지 시카고에서 의기 투합했다. 주인공의 취향을 존중해 저녁 메뉴가 정해졌다. 역시 한식이었다. 야키니쿠(焼き肉)라고 부르는 한국식 고기구이집을 찾았다. 한인 업소가 밀집한 지역에 위치한 음식점이었다.
야마모토의 설명이다. “사실 내 승리와는 크게 상관없다. 나카지마 씨(트레이너)가 ‘시카고에 괜찮은 집이 있으니 소개해주겠다’고 해서 데려간 것이다. 역시 음식이 모두 정갈하고 맛있었다. 오랜만에 편하고, 즐거운 식사 자리였다.”
(주제와 상관없는 사실 한 가지. 이날 밥값은 트레이너 나카지마 요스케가 지불했다. 오타니와 야마모토도 있었지만, “오늘은 내가 살게”라며 가장 먼저 지갑을 꺼냈다고 한다. 추정액은 500달러, 약 70만 원 이상이다.)

밥친구의 진심
참 다행이다. 친구가 생겼다. 김혜성(26)과 야마모토(27)가 가깝게 지낸다.
명품 시계를 찬 절친이 남다른 유대감을 인정한다. 올스타전에 앞서 누군가 그렇게 묻는다. “김혜성과 많이 친한 것 같다. 덕아웃에서도 자주 얘기하는 모습이 보인다. 무슨 말을 하나?”
그러자 음식 얘기를 꺼낸다.
“내가 코리안 바비큐 같은 한식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고 LA에는 잘하는 음식점이 정말 많다. 혜성이 그런 곳을 알고 있어서, 같이 밥 먹으러 갈 약속을 한다.”
서로 한국어, 일본어를 모른다. 때문에 영어가 고생이 많다. “우리가 쓸 수 있는 모든 단어를 쥐어짜 내며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물론 어찌 밥 얘기만 하겠나. 직업이 야구 선수 아닌가. 가끔(?) 일 얘기도 곁들인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야구가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한국 야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기도 한다. 서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아무튼.
세상 중요한 게 밥친구다. 물론 혼밥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객지에서, 그것도 말 안 통하는 타국에서는 왠지 더 쓸쓸하다.
데뷔 첫 홈런도 공교롭다. 밥친구가 등판하는 날 기록했다. 한국시간 5월 15일, 오클랜드 에이스와 경기였다. 덕분에 5승째를 올릴 수 있었다.
그날 승리 투수의 소감이 기억에 남는다.
“KIM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지켜봤다. 아주 좋은 선수라는 걸 알았지만, 처음에는 (마이너리그에서) 고생이 많았다. 그런데도 늘 밝은 표정을 잃지 않더라. 그의 데뷔 홈런이 내 일처럼 기쁘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