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5월인데”…때 이른 무더위에 농·축산 농가 비상

천민형 2026. 5. 1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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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더위 스트레스 지수 '경고'
농장주 "소 건강 악화·냉방비 걱정"
과수농가 상품성 저하 우려 '울상'
전문가 "정부 차원 대책마련 필요"
농축산 농가가 최근 급격하게 높아진 기온으로 인한 폭염피해를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오후 화성시 한 소 축사에서 농장주가 소들을 바라보고 있다. 임채운기자

"지난해 이맘 때는 이렇게 덥지 않았는데…소들이 받을 스트레스와 전기세가 걱정입니다."

화성 정남면에서 젖소와 한우 100두를 키우고 있는 최재원 농장주는 18일 중부일보 취재진에 때 이른 더위에 대해 이 같이 우려를 표했다.

최 씨는 "소들도 사람처럼 기온이 갑자기 올라가면 스트레스를 받아 밥을 먹지 않는데, 사료 섭취가 떨어지면 유량(젖의 양)이 줄어든다"며 "기온이 더 올라 열사병이 생기면 신진대사에 영향을 끼쳐 소화능력을 떨어트릴 수 있고 소들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갑자기 날씨가 더워져 축사 온도를 낮추려고 차광막을 설치하고 내부 선풍기 13대를 급하게 가동했다"며 "온도가 더 올라가면 안개분무(공기 중에 물을 분사해 온도 낮추는 것)도 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최 씨의 우사가 위치한 화성 정남면은 이날 최고기온 30도를 기록했다.

5월 중순임에도 전국적으로 30도를 웃도는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경기도 내 농·축산 농가가 비상에 걸렸다.
농축산 농가가 최근 급격하게 높아진 기온으로 인한 폭염피해를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오후 화성시 한 소 축사에서 더위에 지친 소들이 주저앉아있다. 임채운기자

이날 농촌진흥청의 가축사육기상정보시스템은 한우·젖소·돼지의 더위 스트레스 지수를 '경고' 단계, 닭은 '위험' 단계로 표시했다. 더위스트레스지수는 온도·상대습도를 활용해 가축이 더위로 받는 스트레스를 알려주는 지표다. 경고 단계는 한우의 경우 14%, 젖소는 11%정도 사료섭취량이 감소할 수 있고 돼지는 약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정도다.

최 씨의 축사도 한여름에는 냉방비로 월 80만 원가량 쓰면서 평소(30만 원) 대비 두 배이상 지출이 늘기에 때 이른 더위가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른 무더위에 도내 과수농가도 울상을 짓고 있다. 고양에서 샤인머스켓 농장을 운영하는 백정선 대표는 며칠 전과 비교해 급격하게 오른 기온으로 상품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의 최고기온은 이날 31도까지 올랐다.

포도 농가의 고온 피해를 막으려면 하우스 내부의 온·습도를 조절해 주는 '개폐식 하우스'와 같은 시설을 구비해야 하는데, 축구장 면적 수준의 백 대표의 7천㎡ 규모 하우스에 이 시설을 설치하려면 1억 원가량을 투입해야 한다.

한편, 기상청이 발표한 '2026년 여름기후전망'을 보면 올여름은 평년(23.4~24.0℃)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622.7~790.5㎜)보다 대체로 적을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고온 현상이 지속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김도형 경북도립대 축산학과 교수는 "개인 농가나 지자체가 축사 환경 개선 등의 노력을 해야 하는 건 맞지만 한계가 있기에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하긴 쉽지 않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지원에 더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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