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적한 선수가 친정팀을 만나는 일은 축구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사정이 조금 달랐습니다. 직전 맞대결에서는 부상으로 뛰지 못했기 때문에, 옛 동료들과 그라운드에서 마주 선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었습니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 19일 방송에서 결승 진출 팀을 가렸습니다. FC발라드림과 FC탑걸무브먼트의 4강전이었고, 결과는 발라드림의 3-2 승리였습니다. 두 팀 모두 골을 주고받아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기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전반에만 네 골이 나왔습니다

경기는 시작부터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전반 5분 발라드림이 먼저 앞서갔고, 5분 뒤 탑걸무브먼트가 곧바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같은 전반 10분 발라드림이 왼발 중거리슛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지만, 2분 만에 탑걸무브먼트가 또 따라붙었습니다.
전반에만 네 골이 나온 셈입니다. 한쪽이 흐름을 잡을 만하면 상대가 곧바로 되받는 전개라, 벤치에서도 쉽게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후반 들어서는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발라드림은 하프타임에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수들끼리 짧은 명상을 하며 호흡을 가다듬었고, 후반 5분 결승골이 나왔습니다. 이 골로 경기는 3-2로 마무리됐습니다.
‘희망이’라 불리던 선수가 꺼낸 말
이날 두 골을 넣은 선수는 원래 탑걸무브먼트에서 뛰던 자원입니다. 팀을 옮긴 뒤 처음으로 옛 동료들을 상대했는데, 경기 전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 방송 내내 따라다녔습니다.
과거 팀 선배가 자신에게 ‘탑걸의 희망’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제는 ‘탑걸의 절망’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힌 겁니다. 결과적으로 그 말이 그대로 경기 내용이 됐습니다.
탑걸무브먼트 쪽도 대비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함께 뛰었던 선수라 습관과 움직임을 잘 알고 있다며 봉쇄를 예고했지만, 전반 5분과 후반 5분 두 차례를 모두 막지는 못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장면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승부가 갈린 뒤 나온 장면들이 이날 방송의 마무리였습니다. 패한 팀의 선배 선수는 결승에 오른 후배에게 장난스럽게 옆차기를 건네며 아끼는 동생이 올라갔으니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했습니다.
벤치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나왔습니다. 진 팀 감독이 이긴 팀 감독을 끌어안으며 우승하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두 사람은 현역 시절부터 오래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로써 결승 대진이 확정됐습니다. FC발라드림이 FC원더우먼2026과 우승을 다투게 됐고, 이 경기는 오는 26일 방송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두 팀 모두 이번 시즌 내내 상위권을 지켜온 팀이라, 4강전만큼이나 촘촘한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날 4강전이 남긴 건 스코어만이 아니었습니다. 옮긴 팀에서 결승까지 끌고 간 선수의 서사와, 그 선수를 키운 팀이 보내준 인사가 한 경기 안에 같이 담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