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의 최대 수혜자는 악시오스?… ‘한입 크기’ 뉴스가 세상을 움직이는 법

유준호 기자 2026. 4. 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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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비즈니스
핵심 뽑아 신속히 보도
미디어 시장 성공 모델로
워런 버핏은 ‘정보의 원천’ NYT에 투자

전쟁이 격화될수록 주목도가 높은 뉴스의 길이는 짧아진다. 복잡한 전황과 장황한 외교 셈법보다, 전쟁의 향방을 가를 ‘핵심 정보’에 대한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이란 전쟁 국면에서 뉴미디어 악시오스(Axios)가 다시 한번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경이다.

2020년 7월 악시오스와 인터뷰 하는 트럼프 대통령./악시오스 홈페이지 캡처

악시오스는 중동 지역 군사 움직임과 미·이란 간 물밑 협상 흐름을 신속히 포착하며 이번 전쟁 국면에서 여느 전통 매체보다 빠른 보도를 쏟아냈다.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악시오스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관련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이 매체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꼽힌다.

악시오스는 미국의 유력 정치매체 폴리티코 창업자인 짐 반데하이와 뉴스레터 ‘플레이북’으로 유명세를 떨친 마이크 앨런 등이 2017년 만든 매체다. 이들은 창립 당시 “미디어는 망가졌다”는 선언을 내놓으며 미디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악시오스의 성공 비결은 ‘간결함’에 있다. 이들은 독자의 80%가 350단어에 도달하기 전 읽기를 멈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기사 길이를 대폭 줄이고 핵심 정보만 ‘한입 크기(Bite-sized)’로 재구성하는 작법을 택했다.

악시오스 기사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What happened), 왜 중요한지(Why it matters), 결론은 무엇인지(Bottom line)를 불렛포인트(•)로 압축해 제시한다. 정보의 양이 아니라 ‘의사 결정에 필요한 최소한의 핵심’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악시오스 뉴스룸 벽에 걸린 “간결함은 자신감이다. 장황함은 두려움이다”라는 문구는 이들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벤 버코비츠 악시오스 뉴스 부문 책임자(Head of news)는 WEEKLY BIZ에 “뉴스 보도를 훑어보는 것이 마치 유리 파편을 줍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시대”라며 “독자들이 악시오스를 선호하는 것은 더 빠르고 영리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2017년 출범 첫해 수백만 명에 머물렀던 악시오스 방문자는 올해 2월 기준 2572만명에 이른다. 2022년에는 5억2500만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콕스(Cox Enterprises)에 지분 70%를 매각하기도 했다.

악시오스의 성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통 방식과 기묘하게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라 비난하며 정보의 불확실성을 키우자, 역설적으로 워싱턴 정가에서는 신뢰할 만한 ‘정제된 정보’에 대한 갈증이 깊어졌다.

악시오스의 명쾌한 요약 방식은 트럼프 특유의 즉각적이고 파편화된 소통 스타일과 조화를 이뤘다. 그 결과 악시오스는 정책 결정자들이 현안을 빠르게 파악하는 주요 참고 매체로 자리 잡았고, 내부 소식통들이 기밀을 가장 빠르게 흘리는 루트가 됐다.

글로벌 미디어 산업이 거대한 재편기에 놓인 가운데, 이 같은 ‘핵심 정보 중심’ 뉴스에 대한 시장의 가치는 올라가는 추세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생산자의 몸값이 재평가된 대표적인 사례가 워런 버핏이 이끌던 버크셔 해서웨이의 뉴욕타임스(NYT) 투자다. 버크셔는 지난해 4분기 NYT 지분 약 507만 주, 약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어치를 새로 사들였다. 버크셔가 신문사업에 투자한 것은 2020년 이후 6년만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신문 산업에 대한 향수’로 보지 않는다. NYT가 디지털 구독 기반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며, 신뢰 가능한 ‘정보의 원천(Source of Truth)’으로서 평가받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로 NYT는 뉴스 구독을 넘어 게임·요리·스포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1000만명이 넘는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는 등 전통 매체 가운데서도 이례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버핏은 작년 말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마지막 투자처로 NYT를 지목하며 “대부분의 신문은 어려움을 겪겠지만, 전국 단위 브랜드와 강력한 디지털 모델을 갖춘 소수 매체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 버코비츠 악시오스 뉴스 부문 책임자./악시오스

다음은 벤 버코비츠 악시오스 뉴스 부문 책임자와의 일문일답.

-악시오스는 창립 당시 “미디어는 망가졌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지금도 유효한가.

“뉴스 환경이 고도로 파편화돼 뉴스 보도를 훑어보는 것이 마치 유리 파편을 줍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시대다. 독자들이 악시오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이 중요하고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답을 찾아 헤맬 필요 없이, 더 빠르고 영리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간을 절약해 줄 때 가장 큰 가치를 전달한다고 믿는다.

-악시오스가 최근 이란 전쟁 보도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유는.

“악시오스의 글로벌 이슈 특파원 바락 라비드(Barak Ravid)는 이번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특종들을 때로는 하루에도 여러 번 터뜨리며 그 가치를 증명했다. 그의 보도는 다른 어떤 매체만큼이나 깊이 있게 취재되지만, 차이점은 우리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큰 뉴스에 대해 1000자짜리 글을 쓰는 건 매우 쉬운 일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맥락을 담아내면서 같은 내용을 400자로 요약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악시오스는 워싱턴 내부 소식통과 강력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권력과의 밀접한 관계가 언론의 독립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뉴스에 대한 저희의 냉철하고 객관적인 접근 방식 덕분에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많은 리더들이 저희를 읽고 신뢰한다. 악시오스와 소통하는 이들은 우리가 공정하고 정직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기꺼이 우리와 대화에 임한다. 이는 우리의 핵심 가치이자 성공의 열쇠 중 하나다.”

-악시오스는 뉴스레터 중심의 뉴스 직접 배포 모델을 고수하는 이유는.

“저희는 뉴스레터, 웹 기사, 디지털 영상, 이벤트 등 다양한 형식을 아우르는 스토리텔링을 지향한다. 그럼에도 뉴스레터 형식을 핵심으로 두는 이유는, 여전히 뉴스레터가 가장 영향력 있고 몰입도 높은 독자층에게 다가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우리가 이룬 성장은 이러한 방식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수요가 강력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뉴욕타임스(NYT)와 같은 전통 매체들도 점차 요약형 포맷을 도입하고 있다. 향후 5~10년 동안 뉴스 소비 습관이 어떻게 진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우리는 우리의 방식이 이미 표준이 되었다고 믿는다! AI는 뉴스 검색의 새로운 경계선이며, 거대언어모델(LLM)들은 악시오스가 ‘스마트 브레비티’ 형식을 통해 제공하는 것과 같은 권위 있고 간결한 뉴스 전달 방식을 찾도록 설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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