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범수 ‘인생 야구’ 지금부터

광주일보 2026. 4. 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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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판 부진 딛고 반전…이적 후 필승조 자리매김
“FA 선수로서 밥값하며 가성비 나오도록 하겠다”
KIA 타이거즈 김범수가 FA 이적 후 필승조로 자리매김하며 팀 승리를 견인하고 있다. 1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중 포효하는 모습. <KIA 타이거즈 제공>

낯설지만 익숙한 곳에서 KIA 좌완 김범수가 ‘인생야구’를 하고 있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15년 고향팀 한화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범수는 올 시즌 FA선수로 KIA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열었다.

김범수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의욕적으로 훈련하면서 FA 선수의 책임감을 이야기했지만 출발은 좋지 못했다.

그는 3월 28일 SSG랜더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5-0으로 앞선 7회말 제임스 네일에 이어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와 KIA 데뷔전을 펼쳤지만,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물러나야 했다. 불펜이 흔들린 KIA는 이 경기에서 6-7 역전패를 당했다.

“처음 느낀 부담감이었다”며 첫 등판의 부진에 대해 미안함을 이야기했던 김범수는 이후 견고한 활약으로 팀의 확실한 필승조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한화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9회 위기 상황에서 극적인 세이브를 수확했다.

6-3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 정해영이 강백호에게 투런포를 맞으면서 1점 차로 좁혀진 1사에서 김범수의 눈길 끄는 등판이 이뤄졌다.

프로 생활을 시작해 FA 선수로 자리할 수 있게 해 준 팀과 팬들 앞에 처음 서는 자리인 만큼 애틋한 마음으로 이날 경기를 준비했지만, 긴박했던 승부에서 김범수는 간절한 승부사가 됐다.

김범수는 “한화가 1점 차에 따라가는 상황이었다. 조용하게 인사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눈물이 났을 것 같은데 (추격 상황에) 환호도 크게 나고 그러니까 다행히 눈물은 안 흘리게 됐다(웃음). 살짝 벅차기는 했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며 “잘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오늘만 잘 던져도 되니까 기필코 잘하게 해달라고, 도와달라고 계속 빌었다”고 등판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의 간절함은 통했다. 김범수는 가장 중요했던 채은성과의 승부에서 몸쪽으로 떨어지는 포크볼로 3구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김범수는 “우연히 은성이 형과의 승부에서 인생구가 들어갔다”고 웃었다.

이어 허인서에게 볼넷은 허용했지만 이도윤과의 승부에서도 4구째 헛스윙 삼진을 만들면서 KIA의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분위기를 탄 KIA는 11일 경기까지 잡아내면서 한화를 상대로 시즌 첫 스윕을 완성했다.

캠프에서 커브에 공을 들이는 등 변화구에 신경썼던 김범수는 더 매서워진 공과 베테랑의 여유를 더해 KIA 불펜의 듬직한 축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김범수는 “아무래도 여유도 생기고 연차도 있고 하다 보니까 더 좋은 결과 나오는 것 같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큰 야구를 하고 왔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것이 변한 낯선 시즌이지만 그를 잘 아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KIA 선수로서의 적응은 이미 끝났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이태양은 가장 의지하는 각별한 형이고, 이동걸 코치는 자신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 투수 김범수를 가장 잘 아는 지도자 중 하나다.

김범수는 “제일 가까운 태양이 형이 있다. 형도 힘든 시간 겪어서 2차 드래프트로 여기까지 왔고, 자기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고 있으니까 좋아보인다”며 “다른 팀 선수들이 봤을 때도 되게 행복해 보이고 야구 잘할 것 같다고 한다. 좋아보인다고 하는데 야구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계속 옆에서 지켜봤던 동걸 코치님이 투수 코치님이라서 큰 힘이 된다. 내가 안 좋을 때, 좋았을 때 다 겪으셨기 때문에 빨리빨리 저를 잡아주신다. 그게 아무래도 제일 크다”고 언급했다.

김범수는 “FA선수로 밥값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팀 승리를 우선 생각하고 있다.

김범수는 “지금도 계속 보여줘야 하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잘 해야 한다”며 “지금 팀 분위기가 좋다. 연승도 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 캠프 때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야구를 하고 있다.(FA선수로) 가성비값 나오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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