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찾아온 기표소…어르신 소중한 '한 표'
거동 불편한 어르신 참정권 행사 보조
“내 손으로 지지하는 후보 뽑아 뿌듯”

"기표소가 없었으면 투표는 생각도 못했지요."
28일 오전 9시 인천 계양구 우리복지요양원. 평소 어르신들이 쉬어가던 공간 한쪽에는 흰색 기표소와 투표함이 놓였다. 몸이 불편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일반 투표소를 찾기 어려운 입소 어르신들을 위한 '시설 내 거소투표 기표소'다.
거소투표는 몸이 불편하거나 병원·요양시설 등에 머무는 유권자가 현재 있는 곳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거소투표 대상자가 10인 이상인 시설·기관은 기표소를 설치할 수 있다.
이날 요양원에서는 거소투표를 신청한 어르신 18명을 위해 별도 기표소가 마련됐다. 휠체어나 보행 보조기에 몸을 기댄 어르신들은 요양보호사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이곳으로 모였다.
선거관리위원회와 정당 추천 참관인 입회 아래 요양원 직원이 각 어르신 앞으로 배송된 투표용 봉투를 건네자 한 명씩 차례로 기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어르신들은 7~8장의 투표용지에 천천히 기표한 뒤 다시 봉투를 봉인해 직접 투표함에 넣었다. 2시간 동안 14명이 기표소에서 투표를 마쳤고, 100세 어르신 등 층간 이동이 어려운 입소자 4명은 생활 공간에서 투표한 뒤 우편 발송 방식으로 참여했다.
시각장애가 있는 김선주(61)씨는 "앞이 잘 보이지 않아 혼자서는 투표가 어려운데 시설 안에 기표소가 생겨 처음으로 투표를 해봤다"며 "직접 한 표를 행사했다는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원교(71)씨도 "몸이 불편해 밖에 나가 투표하기 쉽지 않은데 여기서 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내 손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뽑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한편 인천시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인천지역 거소투표 신고인은 3415명이며, 기관·시설 내 마련된 거소투표 기표소는 모두 792곳이다.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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