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나만 날리면 잘된다는 주술적 생각" vs 與 "'천동설' 같은 주장" (종합)

박지영 기자 2022. 9. 2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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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심문 출석.."당이 '이준석 잡기' 아닌 물가 잡기 나섰으면"
법원, 다음 주 이후에 결론 공지키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자신이 당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심문에 출석한 뒤 “역시나 ‘이준석만 날리면 모든 게 잘될 거야’라는 주술적인 생각을 볼 수 있는 심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당헌·당규 개정도 특정인을 배척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천동설’과 같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에 출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가처분 심문은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30분 진행됐다.

그는 또 “오늘 심리에서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치열하게 다퉜다. 좀 정상적인 당 운영이 됐으면 좋겠다. 이번 심리 출석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 변호인단 측 이병철 변호사는 가처분 결과에 대해 “(재판장이) 언제 결정할지는 알 수 없으나 짐작하기론 지난 9월 14일 가처분 심문 때도 재판장이 ‘채권자도 그렇지만 국민의힘도 이 불안정한 정치적, 법률적 상황 빨리 종결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서 빨리 다 내고 오늘 모든 걸 다 종결하자’고 말씀하셨다”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가처분이 인용될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저희가 처음 가처분 신청했을 때 이 대표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언론은 제 기억으로 거의 한 군데도 없었다”며 “한 명도 예상 안 했는데 K.0 승을 했기 때문에 이번엔 과반 이상이 국민 상식으로 승소할 거라고 예상하는 것에 비춰보면 법리적으로 200% 승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일단 당대표 및 최고위원회 체제, 이를 대체하는 비대위원회와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선출하는 원내대표는 전혀 다른 직책”이라며 “이번에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됐지만 이에 대해선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고 이의를 제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김종혁 비대위원이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정진석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 6명을 상대로 낸 3∼5차 가처분 신청 사건을 심문한다. /뉴스1

국민의힘 측도 승소를 자신했다. 비대위원을 맡고 있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가처분 심문을 마치고 나온 뒤 “법원이 제대로 판단해주면 승소를 자신한다”며 “당헌·당규 개정조차도 특정인을 배척하기 위한 것이란 게 채권자 측 주장인데 ‘천동설’과 같은 주장”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법정에서 당을 향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를 사법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게 누군지 묻고 싶다. 정치적 행보를 한 건 사법부를 끌고 온 채무자 측”이라며 “빨리 이 가처분 리스크에서 벗어나서 국정 운영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 의원과 함께 출석한 김종혁 비대위원도 “오랜 기자생활을 했지만 군사정권의 탄압 같은 외부적 상황이 아니라 당 내부에서 벌어진 사안을 당 대표가 법정으로 끌고 와서 이렇게 계속 재판을 벌이는 것은 처음 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만약 이번에 가처분 신청이 또다시 인용된다면 집권여당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고 국정은 마비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사법이 아니라 그야말로 정치가 부활할 수 있는 상황이 오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심문 전 법원에 출석하며 “라면 가격은 15% 올랐고 휘발유 가격도 아직 높고 환율은 1430원이 넘어서 경제 위기 상황인데 정치 파동 속에서(속을) 가야하는지 의아하다”면서 “당이 정신을 차리고 이준석 잡기가 아니라 물가 잡기, 환율 잡기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모든 게 종식됐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지난번 결정 때 이미 끝났어야 하는 건데 왜 이렇게 정치 파동을 이어나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이 대표가 ‘정진석비대위’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 사건 등을 심문했다. 이날 일괄 심문된 가처분 신청 사건은 이 대표가 제기한 3~5차 가처분이다. 3차 가처분은 당의 ‘비상 상황’ 등을 구체화하도록 당헌을 개정한 9월 5일 전국위원회 의결의 효력 정지, 4차는 정 위원장 직무집행과 정 위원장을 임명한 9월 8일 전국위 의결의 효력 정지, 5차는 비대위원 6인의 직무집행과 이들을 임명한 9월 13일 상임전국위 의결의 효력 정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서울남부지법은 “국민의힘 관련 가처분 사건 결정은 다음 주 이후에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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