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돌입 후 3973일···대법 “MBC 파업은 정당했다”
당시 노조 집행부 5명에 ‘무죄’ 판결 원심 확정
최승호 전 사장 “MB 때 방송인 죄상 역사로 남아”

2012년 170일 동안 진행된 MBC 노동조합의 파업이 업무방해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파업 돌입 3973일 만이며, 검찰의 기소 이후 8년 만에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언론사에서 공정보도가 가능한 환경인지는 근로조건과 관련된 중요한 요소라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의 정영하 전 위원장을 비롯해 김민식, 강지웅, 장재훈, 이용마 등 당시 노조 집행부 5명의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침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16일 확정했다.
정 전 위원장 등은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2012년 1월 30일부터 7월 17일까지 170일간 장기 파업을 벌여 MBC 사측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당시 ‘김재철 사장 퇴진, 공정보도를 위한 쇄신인사 요구’ 등을 목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해 사옥 로비 등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임원들의 앞을 가로막고 ‘물러가라’고 외치거나 집단적으로 방송 제작을 거부했다. 또 MBC 사옥 1층 현관 출입문을 잠그고 대자보를 부착하는 등으로 출입구를 봉쇄하거나, 출입문 현판이나 로비 기둥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사장은 사퇴하라!”는 등의 글귀를 썼다.
검찰은 “불법파업을 주도해 1층 현관 출입문을 봉쇄하는 등 직원들의 업무방해를 방해했다”며 이들을 기소했다. 로비 기둥에 글씨를 써 회사의 재물을 손괴한 혐의, 김재철 당시 사장의 법인카드 내역을 위법하게 빼낸 혐의 등도 적용했다.
1·2심 모두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렸다. 원심 재판부는 현관 출입문 봉쇄 행위 등에 대해 “정당한 파업에 수반되는 직장점거로,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의 기소와 달리 파업 자체가 불법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노동조합법은 ‘근로조건 및 근로환경의 개선 요구’만을 쟁의의 정당한 목적으로 규정한다. 원심에서는 ‘공정방송을 하기 위해 근로조건과 환경을 개선해달라는 쟁의는 합법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행위 자체는 쟁의의 목적이 될 수 없더라도 그를 위한 근로조건과 환경 개선 요구는 파업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정보통신망침해 혐의에 대해서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다만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선 벌금 50만~100만원이 선고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의 잘못이 없다고 보고 이날 업무방해 등에 관한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재물손괴 관련 4명의 벌금형도 확정됐고, 2019년 별세한 이용마 기자에 대해선 공소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이날 선고 직후 최승호 전 MBC 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받게 됐다. 또 이명박 정권의 사주를 받아 방송인들을 탄압하고 불공정방송을 주도한 김재철, 김장겸 등 무도한 방송인들의 죄상이 역사에 기록되게 됐다”고 밝혔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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