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게임데이]"위기 회사 구해라"…AI 무장한 금융 개발자들 승부

류재경 유니콘 렌탈 대표가 10일 서울 강남구 AWS코리아 오피스에서 열린 'AWS 게임데이 2026'에서 참가자들에게 미션을 소개하고 있다./사진 제공=AWS

"여러분은 오늘 입사한 신입사원입니다. 지금부터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유니콘 렌탈'을 살려야 합니다"

가상의 기업 '유니콘 렌탈'의 류재경 대표가 머리에 유니콘 모자를 쓰고 등장하자 긴장감이 흐르던 행사장에선 웃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달 10일 서울 강남구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 오피스에서 열린 '금융사를 위한 AWS 게임데이 2026'을 찾았다. 로비를 지나 행사장에 들어서자 19개 금융사를 대표해 모인 24개 팀, 100여명의 개발자들이 노트북을 펼쳐 놓고 팀원들과 전략을 점검하고 있었다.

적막을 깬건 벽면 스크린에 '유니콘 렌탈'의 로고와 함께 등장한 류재경 대표와 이미리내 최고기술책임자(CTO)였다. 마이크를 잡은 류 대표는 "망가진 시스템을 복구하고 사라진 유니콘을 찾아달라"며 "여러분들의 손에 우리 유니콘 렌탈의 운명이 달렸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AWS 게임데이 2026'은 참가자들이 공유 AWS 계정을 활용해 실제 비즈니스 및 기술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를 팀 단위로 해결하는 실전형 기술 경연 프로그램이다. 단순 이론 교육이 아닌 시나리오 기반 실전 적용 방식으로, 참가자들은 리스크 없는 샌드박스 환경에서 AWS 서비스와 아키텍처 패턴을 직접 적용하고 반복적으로 검증하며 미션 해결 시 획득한 포인트를 합산해 최종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10일 서울 강남구 AWS코리아 오피스에서 열린 'AWS 게임데이 2026'에서 참가자들에게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사진=권용삼 기자

이번 행사에서 '유니콘 Q-포스: 데브&옵스 액셀러레이션'을 주제로 생성형 AI 개발자 도구 '아마존 Q 디벨로퍼'와 차세대 AI 통합개발환경(IDE) '키로 CLI'를 활용해 가상의 기업 환경에서 발생한 정보기술(IT) 문제를 해결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미션이 공개되자 개발자들의 손이 바빠졌다. 이날 과제는 도망간 개발자가 남긴 낡은 자바(JAVA) 코드를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유니콘 호출 알고리즘 내의 오류를 찾는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행사장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한쪽 테이블에서는 Q 디벨로퍼의 '/dev' 명령어로 장애 복구 계획을 받아내고 있었다.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키로 CLI에 자연어 프롬프트를 입력해 수십 줄의 코드 변환 결과가 모니터 화면에 펼쳐졌다.

Q 디벨로퍼는 코드 생성뿐 아니라 디버깅, 보안 취약점 점검, 장애 원인 분석까지 수행하며 개발 전 주기를 지원한다. 키로는 한 단계 더 확장된 개념으러 단순 코드 생성이 아닌 '명세 기반 개발'을 구현하는 플랫폼이다.

구체적으로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AI가 기능 목록과 승인 기준을 도출하고 설계 문서와 아키텍처 다이어그램을 생성한다. 이후 작업 단위를 자동으로 분해해 차례대로 개발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개발자는 결과를 검증하고 방향을 수정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10일 서울 강남구 AWS코리아 오피스에서 열린 'AWS 게임데이 2026'에서  경기 종료를 알리는 타이머가 울리자 참가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권용삼 기자

실시간 점수가 반영되는 스코어보드를 확인하며 각 팀들은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렸다. 일부 팀은 마지막까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전략을 수정하기도 했다. 특히 행사 종료 10분 전 벽면 스크린에 남은 시간이 표시되자 각 팀들 사이에서 짧은 탄식과 환호가 교차했다.

타이머가 마지막 10초를 가르키자 참가자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트다운을 외치기 시작했다. 곧 행사 종료를 알리는 타이머가 울리자 곳곳에서 "아쉽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몇몇 참가자는 미처 제출하지 못한 풀이를 아쉬워했고, 수고한 팀원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약 3시간 동안 달아오른 열기를 식히기 위해 경기 종료 직후 행사장 한쪽에 맥주와 피자가 깔렸다. 각 참가자들은 맥주와 피자를 먹으며 서로의 풀이 과정을 비교했다.

KB증권 'Kbiro' 팀은 "매년 참가하면서 AWS 기술을 실제 업무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큰 의미"라며 "AI 도구를 직접 활용해보며 내부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평생든든' 팀은 "평소 사용해보지 못했던 아마존 Q와 키로를 직접 활용해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며 "AI 기반 개발이 생각보다 잘 동작해 실제 업무에도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우승은 카카오뱅크의 '키키404'에게 돌아갔다. 클라우드 엔지니어링팀 소속 4인으로 구성된 키키404는 팀원 대부분이 이번 대회 첫 참가임에도 불구하고 역할 분담을 철저히 나눠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동섭 키키404 팀원은 "테스트 시작하자마자 키로에 현재 인프라 이슈 분석을 요청해 보안그룹(SG) 미오픈 문제를 가장 빠르게 해결한 것이 점수차를 벌리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키로 CLI가 AWS에 특화된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어 인프라 운영과 장애 대응을 AI 베이스로 처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실무에서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등은 수협은행의 '도시어부'에게 돌아갔다. 이 팀은 3회째 참가 만에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팀은 AX혁신실 소속으로 클라우드·AI 도입 업무를 담당하는 이재윤 대리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10일 서울 강남구 AWS코리아 오피스에서 열린 'AWS 게임데이 2026'에서 참가자들이 시상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권용삼 기자

이재성 도시어부 팀원은 "AWS 키로 교육을 사전에 받았고, 이재윤 대리가 실무에서 키로로 서비스를 개발해 본 경험이 있어 팀 전체가 도구에 익숙했던 게 주효했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어 "수협은행은 해양수산금융이라는 특수한 영역을 다루는 만큼 AI를 도입해 고객에게 더 가까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새로 출범한 AX혁신실을 중심으로 AI 도입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3등은 한국신용데이터센터의 '회사에 403 내주세요(진심)'팀이 차지했다. 첫 출전에도 불구하고 3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 네트워크·보안·DBA·클라우드 엔지니어 4인 팀을 구성했으며 팀명은 HTTP 오류 코드 403에서 착안했다.

박은모 '회사에 403 내주세요(진심)' 팀원은 "회사 내에서 AI 활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고 평소 업무에서도 키로와 아마존 Q를 많이 써왔던 게 대회에서 빛을 발했다"면서 "내년에 다시 참가하게 된다면 게임데이에만 전념해 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전했다.

우승팀인 키키404에게는 올해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AWS 연례 콘퍼런스 '리인벤트(re:Invent)'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노경훈 AWS코리아 금융 사업 총괄은 "금융 IT에서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를 팀 단위로 해결해보는 데 의미가 있는 행사"라며 "금융사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혁신적인 AI 주도 개발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에는 은행권에서는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수협은행과 카카오뱅크, Kbank가 참여했다. 증권 및 카드·페이사로는 KB증권, 메리츠증권, 넥스트증권, BC카드, 현대카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출전했다.

보험사에선 AXA손해보험, 서울보증보험, 미래에셋생명, 롯데손해보험, 삼성화재, 교보생명이, 핀테크 기업으로는 8퍼센트, 한국신용데이터, 굿리치, 티머니모빌리티, 비바리퍼블리카(TOSS) 등이 참여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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