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2차 경영분쟁] 4자연합 유지 밝힌 신동국…시장에선 '의심'

/사진 제공=한미약품그룹, 이미지 제작=이승준 기자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29.83%까지 끌어올렸음에도 4자연합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지분 집중으로 내부 권력 구도가 재편된 상황에서 연합 유지 메시지가 반복되는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공동행사 약정이라는 계약 구조가 이번 발언의 전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분 집중 속 연합 유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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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신동국 회장은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4자연합은 잘 유지되고 있었고 지금도 잘 유지되고 있다"며 "4자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확대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최근 한미사이언스 지분 추가 매입에 따른 '4자연합'의 행보를 묻는 질문에 신 회장은 이같이 답했다.

시장은 이번 발언이 공동행사 약정의 구속력을 전제로 한 메시지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지분 확대와 연합 해체를 연결하는 해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계약 구조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공동행사 체계가 유지되는 한 외형상 연합 틀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여전히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실제로 4자연합이라는 구조적 틀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추가 취득 물량 역시 기존 4자연합 공동행사 약정 체계 안에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별도의 공동행사 계약을 새로 체결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신 회장 측의 설명이다.

연합 해체 여부에 관심이 쏠린 것은 4자연합 내 신 회장의 입지가 더욱 확대됐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13일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를 추가로 매입, 한양정밀과의 합산 지분율을 기존 23.38%에서 29.83%까지 끌어올렸다. 4자연합 내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한 셈이다. 4자연합 합산 지분은 46.18%에서 52.63%로 확대됐다.

현재 4자연합 내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비중은 56.7% 수준이다.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킬링턴유한회사)의 지분을 합산한 수치보다 크다. 공동행사 체계는 유지되지만 연합의 형식과 내부 권력 배치가 분리된 구조가 형성됐다는 시각이 자리 잡아온 것도 이 때문이다.

3분할 균형에서 단일축 우위로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승준 기자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변화가 단독 경영권 기반을 강화하는 수순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연합 틀은 유지하되 실질적 경영 주도권은 신 회장 중심으로 재편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지분 구조 변화가 권력 중심 이동이라는 해석이다. 초기 3분할 균형 구도가 현재 단일 축 우위 구도로 바뀌었다는 시선도 따라붙는다.

2024년 12월2일 4자연합 결성 당시 신 회장의 지분은 개인보유 14.97%, 한양정밀 3.95%로 합산 18.92%였다. 당시 송 회장의 지분은 6.16%, 임 부회장의 지분은 9.7%, 라데팡스의 지분은 3.32%로 4자연합의 합산 지분은 38.1%였다. 이때까지는 어느 정도 세 축이 분산돼 있다고 여겨졌다.

당시에도 신 회장이 연합 내 최대주주였지만 단독 의사결정이 어려운 구조였다. 모녀 측(15.86%)과 라데팡스(3.32%)가 결집할 경우 신 회장 측 18.92%를 상회하는 19.18%가 형성됐다. 특정 안건에서 이견이 발생하면 내부 견제가 가능해 3자 균형이 작동했다.

그러나 2026년 2월24일 기준 구조는 달라졌다. 신 회장 측 지분은 29.83%로 결성 초기에 비해 10.91%p 증가했다. 반면 송 회장은 3.84%, 임 부회장은 9.15%로 소폭 감소했다. 라데팡스는 9.81%로 확대됐지만 신 회장 측에 비해서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4자 핵심 합산 지분은 52.63%로 14.53%p 늘었다.

현재 내부 견제 가능성이 결성 초기보다 약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2월24일부로 신 회장 측은 29.83%로 단일 최대 블록이 됐다. 모녀 측 합산 12.99%와 라데팡스 9.81%를 더해도 22.8%에 그친다. 두 주체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더라도 신 회장 측 지분을 넘기기 어렵다.

계약 구속력과 분쟁 변수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승준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이 4자연합 유지 의지를 반복적으로 밝히는 데는 전략적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4자연합의 합산 지분이 52.63%로 과반을 확보했지만 한미약품그룹 내 경영권 분쟁 구도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업계는 신 회장 입장에서는 합산 지분 29.83%를 확보한 상태에서 연합을 유지하는 편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단독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면서도 계약상 안정성을 유지하는 구도다. 외형상 4자연합을 유지하면서 내부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이 현 시점에서 가장 유리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시각이 자리 잡는 것은 모녀 측 12.99%와 라데팡스의 9.81%가 여전히 의미 있는 지분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임종훈 측과 결합할 경우 표 대결 구도는 다시 불확실해질 수 있다. 내부 균열 신호가 외부세력 집결의 명분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장기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경우 비용 부담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공동행사 약정의 위약조항 등 비공개 패널티 규정도 변수다. 계약 위반 시 손해배상이나 법적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4자연합이 맺어진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만큼 조기 이탈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풀이된다. 계약 구조가 연합 유지의 제도적 장치로 작동하는 배경이다.

신 회장의 법정대리인인 정진수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4자연합을 존중하고 약정대로 잘 지킬 것"이라며 "개인의 의결권이 늘어나긴 했지만 현재 4자연합 체제 안에서 같이 가니까 4자연합의 지분이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4자연합을 구성할 때 어떤 조항이 반영됐는지 묻는 질문에는 "4자연합의 계약 내용은 비밀조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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