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을 줄이는 이른바 ‘저탄수화물 식단’을 장기간 지속할 경우 특정 장내 미생물의 활동을 촉진해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때 수용성 식이섬유 ‘이눌린’을 보충하는 경우 저탄수화물 식단의 부정적인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연구팀은 탄수화물과 수용성 섬유질이 부족한 식단이 대장 내 용종(폴립) 성장을 촉진하고 특정 대장균과 결합하면 대장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 저널에 실렸다.
대장암은 식단, 장내 미생물군, 환경 및 유전학을 포함한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 중 연구팀은 대장암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박테리아 종들이 서식하는 조건에서 일반 식단, 저탄수화물 식단, 서구식 식단(고지방·고당분)의 세 가지 식단이 대장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DNA를 손상시키는 콜리박틴(colibactin) 독소를 생성하는 대장균 균주인 이콜라이(E. coli) NC101에 감염된 사람이 저탄수화물 식단을 하는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이 높아졌다. 이콜라이 NC101은 대장암 환자의 60%, 장 질환 환자의 40%, 건강한 사람의 20%가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인 기전은 이렇다. 섬유질이 부족한 저탄수화물 식단은 장의 염증을 증가시키고 미생물 군집을 변화시켜 이콜라이 NC101가 번성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이때 저탄수화물 식단은 장내 미생물과 대장 상피 세포를 분리하는 점액층을 얇게 만들어, 더 많은 콜리박틴이 대장 보호막을 뚫고 대장 세포에 도달해 용종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 용종은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전조 증상이다.
아울러 염증성 장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이콜라이 NC101 보유 확률이 높아 저탄수화물 식단을 따를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저탄수화물 식단에 수용성 식이섬유의 일종인 이눌린을 보충할 경우 암을 예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저탄수화물 식단에 수용성 식이섬유를 추가하면 발암성 대장균 수치가 낮아지고 종양과 DNA 손상도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저탄수화물, 저섬유 식단은 일반적인 체중 감량 식단이지만, 장기간 유지할 시 잠재적 위험이 있다”며 “앞으로 어떤 종류의 섬유질이 더 유익한지 파악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살 뺀다고 저탄수 식단 고집하면 대장암 위험 ‘쑥’... 이유는?
조회 112025.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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