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에서 시끄럽게 하지 말아주세요”…청소 노동자 시위 반대하는 덕성여대생들
“집회 소음·공해 등 학습권 침해. 외부인 출입도”
노조 측 “우리도 학교 구성원. 사정 이해해주길”
앞서 연대에서도 ‘시위 소음’ 청소노동자 고소

‘학생 볼모, 억지 시위 연대 안 합니다’
‘소음 공해, 수업 방해 당장 멈춰라’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두고 학내 구성원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 게시판에는 청소노동자 노조 측 대자보와 이를 반대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나란히 걸렸다. 노조 측 대자보 곳곳에는 빨간 밑줄이 그어져 있었는데, 밑줄 옆에는 ‘선동 NO’, ‘악의적 시위 STOP’ 등 노조의 주장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코멘트가 달렸다.
6일 덕성여대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소속인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은 민노총 소속의 다른 학교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단체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4일부터 대학 총장실 앞 점거를 시작했으며 같은달 12일부터는 파업에 돌입했다 이달부터 일부는 다시 일터에 복귀했다. 점거 농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초반에는 학생들도 집회나 기자회견 등에 참여해 “학교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이들을 지지했으나, 집회 소음이 점차 커지며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학생이 늘어났다는 게 재학생들 전언이다. 최근 방문한 덕성여대 학내 곳곳에는 시위 과정에서 생긴 소음 및 공해·외부인 방문 등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대자보와 함께 붙은 메모지에는 ‘공감 없는 시위 그만하라’, ‘학생 임금 9160원, 청소근로자 임금 9390원’, ‘청소노동자 OUT!’ 등의 문구가 적혔다.
시위를 반대하는 학생들은 시위 소음으로 학습권이 침해당하고 있으며 시위 당시 여성혐오와 차별적 표현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반대 대자보에는 ‘외부시위 인원이 학교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담배를 피웠으며 몇몇 시위대 남성의 경우 여자화장실 사용가능 여부에 대해 말했다’, ‘여대인데 생리대가 얼마나 많이 나오겠느냐. 축제 때는 더 넘쳐난다. 여학생들이라 커피를 많이 마셔서 플라스틱 소비를 많이 하는데 기후 걱정할 거면 우리 임금도 올려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청소노동자 측은 원청인 학교 측과의 문제가 학생과의 갈등으로만 비화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이자 덕성여대분회장 윤경숙(65)씨는 “학생들이 ‘외주 직원인데 왜 여기서 시끄럽게 하느냐. 학생들 임금이 더 낮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는 이곳에서 적게는 10년, 많게는 30년 이상 일해 온 같은 학내 일원”이라며 “청소 일을 한다고 반드시 최저만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우리는 최저보다 조금 더 받으면 안 되는 것이냐”고 눈물을 글썽였다.

학교 측은 지난달 24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청소 용역회사와의 면담 자리에서 시급 400원 인상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대학이 정년퇴직자에 대한 인력 충원 계획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청소 면적도 재산정해 필요 인력을 결정하겠다고 제안했다. 노조 역시 ‘청소 면적이 감소해 필요 인력이 줄어든다면 노동 조건이 악화하지 않는 선에서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
그러나 학교 측이 지난 1일 청소 면적 재산정을 하지 않은 채 일단 2026년까지 정년퇴직하는 인원 12명에 대해 충원하지 않겠다는 방안만 내놔 청소노동자들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지난 5월에도 대학 내에서의 집회 소음으로 학생들이 불만을 호소하는 일이 있었다. 연세대학교에서는 지난 5~6월 학내 집회 참가자들이 소음을 발생시켰다며 일부 학생들이 청소·경비노동자들에 대해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하기도 했다.
글·사진=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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