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비슷한 영화는…에이닷 입은 SKB Btv, 피터팬 추천해준다

SK브로드밴드가 오는 27일 출시하는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 'AI 4 vision'. 이 IPTV 서비스는 생성형AI 개인비서 '에이닷'을 탑재하고 이용자와 대화하며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드라마를 추천해달라고 음성으로 주문하자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라는 콘텐츠를 소개한 뒤 시청 가능 플랫폼을 보여주는 화면. /사진= 윤상은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반 셋톱박스 시장을 개척한다. SKB는 자사 IPTV인 'B tv'에 SK텔레콤의 생성형AI 개인비서 '에이닷'을 탑재한 신규 서비스 'AI 4비전( vision)'을 오는 27일 출시한다. 이용자와의 음성대화를 통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홈쇼핑 연계, 모션인식게임 기능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혁 SKB 미디어CO 담당은 26일 서울 중구 SK남산빌딩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콘텐츠가 많아졌지만, 정작 이용자들은 내비게이션에서 시간을 다 쓴다"고 온디바이스 AI IPTV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콘텐츠가 너무 많아 보고 싶은 것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고도화된 AI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혁 SKB 미디어CO 담당이 26일 서울 중구 SK남산빌딩에서 열린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SK브로드밴드

SKB는 기존에도 IPTV 서비스에서 콘텐츠 추천 등 AI 기능을 구현했지만, 이번에는 서비스에 적용한 자연어 처리 모델을 기존 '누구(NUGU)'에서 에이닷으로 바꿔 이용자 맞춤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두 AI 모두 SKT가 만들었지만 활용하는 언어모델이 다르다. 누구는 자연언어이해(NLU), 에이닷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명령어가 입력됐을 때 누구는 '키워드'와 '의도'를 나타내는 발화만 추출한다. 에이닷은 이에 더해 '맥락'까지 읽어낼 수 있다. 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세부 검색하는 '멀티턴'으로 검색 기능을 개선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해리포터와 비슷한 콘텐츠 보여줘"라고 대화를 시작하면 서로 다른 검색 결과가 나타난다. 누구 기반 IPTV는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를 나열하는 답변을 내놓지만, 에이닷을 기반으로 한 이번 서비스는 '피터팬' '오즈의 마법사' 등 비슷한 영화를 추천한다. 이에 더해 "최신작부터 보여줘"라고 추가로 말하면 추천 콘텐츠를 출시 순서에 따라 다시 나열한다. 누구를 기반으로 한 모델은 키워드(해리포터)와 의도(보여줘)만 인식하는 반면, 에이닷을 기반으로 한 모델은 '맥락(비슷한 콘텐츠)'까지 추가로 학습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차이다.

AI 4비전은 복잡한 연산을 병렬처리할 수 있는 신경망처리장치(NPU) 칩이 적용됐다. 이를 기반으로 실시간·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의 오디오를 분석해 음질·음량을 조절한다. 비디오의 명암과 색상도 더 생생하게 전환한다. SKB는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 장소, 상품 등 추가 정보도 실시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 셋톱박스에 4K를 지원하는 13M 픽셀의 카메라를 탑재해 모션게임·펫모니터링·홈피트니스·영상통화 등의 기능이 가능하다. 4분기에는 AI스마트리모컨(앱) 출시를 앞뒀다. AI스마트 리모컨은 이용자별 시청 이력을 분석해 채널을 추천하고, 홈쇼핑방송의 상품 정보 및 주문 링크를 제공한다.

김혁 담당은 "타사도 AI셋톱박스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SKB는 당장 내일부터 출시해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