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멸망해도 마동석 영화 ‘황야’

이미지: 넷플릭스

마동석이 새 영화로 안방 관객들을 만났다. 1월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황야]는 지진으로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무너진 지 몇 년 후, 새로운 질서를 이루고 살아가는 곳에서 납치된 한 소녀를 구하는 어느 ‘아저씨’의 활약을 그린다.  타격감 강한 액션,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들어오는 유머, 영웅이 나타나 모두를 구한다는 스토리라인까지, ‘마동석’이라는 이름이 걸린  영화에 기대할 만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이미지: 넷플릭스

[황야]는 지난 여름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세계관을 공유하며, 굳이 따지면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사건들 이후에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마동석의 캐릭터 남산은 멸망한 세상에서 사냥 파트너 지완(이준영)과 함께 동물을 사냥하고 고기를 팔며  생계를 이어간다. 그가 사는 마을 버스동에 한 무리가 나타나 10대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을 좋은 터전에서 살게 해 주겠다고 하고,  남산이 돌봐주던 소녀 수나(노정의)와 그의 할머니(성병숙)도 이들을 따라 나선다. 하지만 남산과 지완은 수나를 데려간 인간들이  사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데려가면서 가족들을 해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들에게 납치된 수나를 구하기 위해  나서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끔찍한 짓을 하는 미치광이 과학자 양기수(이희준)의 음모를 밝힌다.

액션 영화답게 액션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복싱을 기반으로 한 마동석 액션 특유의 타격감을 동작 구성과 카메라워크를 통해  작은 스크린에서도 잘 보여준다. 캐릭터의 특성이 액션 동작들에서 드러나 보이는 점은 흥미롭다. 활을 주로 쓰는 지완이 활과  화살로 보여주는 사격과 근접전, 중간 지점부터 이들과 합류한 특수부대 군인 이은호(안지혜)가 보이는 가볍고 날렵한 격투 스타일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액션 스타일과 이를 담아낸 역동적인 촬영에서 한국 액션 영화의 역사를 만들어왔던 허명행 감독의 노련함이  잘 보이는 듯하다. 그 외에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이어온 마동석 특유의 개그 코드는 여전히 타율이 좋다. 가끔 ‘이 사람이  남산인가 마석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 말장난 개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이미지: 넷플릭스

언급했듯이 [황야]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멸망을 겪은 인간들의  갈등과 변화를 심도 있게 그려내는 건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이미 끝냈다. [황야]는 변해버린 세상에 적응을 마친 인간들이  등장하며 생존을 둔 신념의 갈등은 배제되었다. 납치된 소녀를 구하는 영웅담이라는 이야기, 습격하고 구하고 진실을 파헤치는 단순한  구조, 미친 리더(또는 미치광이 과학자)와 그들의 추종자, 그들에게 이용당하는 자들과 빌붙어 사는 인간들 등 특정 장르에서 한  번쯤 본 듯한 캐릭터와 관계가 영화를 채운다. 인물들의 내면과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룰 시간에 남산이 칼과 주먹을 한번 더 휘두르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래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결이 비슷한 이야기를 원한 시청자라면 [황야]는 기대한 영화가 아니다. 이야기, 구성,  캐릭터만 보면 영화의 배경이 굳이 포스트 아포칼립스일 필요가 없다. 2023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고 마석도가 주먹으로  모든 걸 해결하고 실없는 농담 한 마디를 던져도 그럴 듯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니 이 영화는 ‘마동석’이라는  배우이자 캐릭터를 보고 선택한 시청자에게 좋은 선택일 것이다. 여러 나라에서 공개되자마자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걸 보면, 1시간  50분을 투자할 만한 ‘홈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임은 증명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테일러콘텐츠 / ZAPZEE 에디터. 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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