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Stadium] 수원KT위즈파크
지난 2024년 2월 호(154호)부터 ‘더그아웃 스타디움’에서는 전국의 야구장을 소개해 왔다. 퓨처스리그 구장을 포함해 야구장을 방문할 때 가장 효율적인 교통수단이나 특이한 좌석, 식음 시설이나 주변 볼거리를 정리하며 10개월 동안 야구장 스무 곳을 알렸다. 그렇게 정규 시즌이 모두 끝난 지금, 우리나라 야구장은 처음으로 1,000만 관중을 맞이했다. 앞으로도 전국에 있는 천만 그 이상의 야구팬이 더욱 ‘슬기로운 직관 생활’을 즐기길 바라며, 올해도 또 한 번 마법사들의 꿈이 펼쳐진 수원KT위즈파크를 전국 9개 스타디움의 9번 타자로 소개한다. (10월 27일 작성)
에디터 김서현 사진 KT 위즈, 김서현, 손하현, 양은빈
#위치 정보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 893 수원종합운동장
서울의 숭례문, 흥인지문과 함께 조선시대의 성문을 대표한 수원의 장안문. 장안문은 조선 후기 정조 대왕의 지시로 창건된 수원 화성의 북문(北門)이자 수도 한양에서 수원으로 들어오려면 가장 먼저 통과해야 하는 정문이다. 어느덧 수원의 랜드마크가 된 이 장안문에서 출발해 큰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약 2km 거리에 있는 수원종합운동장에 도착할 수 있다. 이곳은 주 경기장과 야구장, 체육관이 한데 모여있다. 수원FC가 안방으로 사용하고 있는 축구장, V-리그 한국전력 빅스톰과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배구단이 같이 사용하고 있는 배구장 옆에 수원KT위즈파크(이하 위즈 파크)가 보인다. 종합운동장에 함께하지는 않지만, 수원 KT 소닉붐의 소닉붐 아레나를 합해 4대 구기 종목 스타디움을 모두 갖춘 수원특례시다.
다만 프로야구와 축구, 배구단이 모두 수원종합운동장에 모여있음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은 타 수도권 구단에 비해 떨어진다. 잠실야구장과 고척 스카이돔, 인천 SSG 랜더스필드 모두 도보 10분 이내 거리에 전철역이 있지만, 위즈 파크는 주변에 버스 정류장뿐이기 때문. 그렇기에 수도권 전철을 이용한다면, 1호선 화서역 또는 수원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KTX도 수원역에서 하차 후 이동) 고속버스를 이용할 예정이라면 야구장에서 약 6.5km 정도 떨어진 수원종합버스터미널에 내려야 하며, 시외버스를 탄다면 서수원버스터미널이 가깝다. 인천공항(4000번 버스)과 김포공항(4300번 버스)에서 출발하는 공항버스가 야구장 바로 앞에서 내려주니 비행기를 이용할 독자라면 공항버스 이용을 추천한다.
위즈 파크의 좌석 수는 18,700석. 이에 비해 주차 수용 공간이 크게 부족한 탓에 위즈 파크를 포함한 수원종합운동장의 주차장은 경기가 있는 날에 주차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사전에 예약해야만 장내에 들어갈 수 있고, 예약은 수원종합운동장이나 KT 위즈 홈페이지, 구단 애플리케이션 ‘Wizzap’을 통해 가능하다. 홈경기 기준 7일 전 14시부터 예약이 가능하며, 주차료는 5,000원이다. 만차 시 예약 접수는 종료되므로 티켓 예매와 함께 주차 예약도 챙길 것을 추천한다. 게다가 경기 시작 시각 2시간 전부터는 입차 또한 통제된다고 하니, 예약에 성공했다고 해도 경기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건 금물이다.
뜨거운 야구 인기에 경기 관람권 예매도 힘든데, 주차마저 예약해야 한다는 것이 피곤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야구장 바로 맞은편에 있는 대형마트와 만석공원 공영주차장, 장안구청 주차장 등 대안이 몇 가지 있다는 것. 장안구청에 주차하게 되면, 장안구민회관 앞 키오스크에서 주차비를 미리 지불할 수 있다. 선불권 구매 버튼을 눌러 5,000원을 결제할 시 주차 시간에 상관없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이곳은 야구장용 주차장이 아니기에, 우천 취소 또는 개인 사유로 인한 결제취소는 불가능하다는 전언이다.
#수원의 ‘수’는 물 수(水)
“안 된다, 못 한다 하지 말고 어떻게? 긍정적으로~!” ‘주일매직’ 김주일 응원단장의 현란한 지휘와 함께 마법의 성을 지나 빅과 또리가 반겨주는 이곳. 이미 추워질 대로 추워진 마당에 닭살이 돋지만, 한여름이라면 짜릿할 만큼 시원한 위즈 파크의 워터 페스티벌을 소개한다. 수원(水原)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워터 페스티벌의 근본이 된 위즈 파크에서는 올해도 7월 19일부터 8월 18일까지 홈경기마다 행사가 진행됐다. 인공 강우기와 워터 캐논, 토네이도 스프링쿨러와 고압 살수포를 설치하면서 매년 그 규모가 더 커지고 있는 한여름 밤의 축제. 만약 2025시즌 워터 페스티벌 기간에 위즈 파크를 방문한다면, 물 집중 분사 구간과 바람으로 인한 분사 가능 구간을 꼭 확인하고 취향에 맞게 예매하도록 하자. 올해는 1루 응원지정석 중 102~112, 202~212블록을 워터캐논이나 인공 강우기 등으로 인한 직접 물 분사 구간으로 꾸몄다. 덧붙여 위에 언급했던 구역과 붙어있는 101, 201, 113~114, 213~214, 310~311블록도 바람 등에 의해 물이 날릴 수 있다고 하므로, 상황에 맞게 좌석을 선택하자.
엄청난 물줄기와 시원한 경기력으로 경기를 즐겼다면 기분은 상쾌하지만, 옷은 물과 땀에 흠뻑 젖었을 것이다. 그대로 집에 돌아가는 건 본인에게도, 대중교통을 함께 이용하는 주변인에도 무척 찝찝한 일이 될 터. 젖은 옷으로 버스나 전철 의자에 앉아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피하는 것으로도 성숙한 관람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구단이 마련한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후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당부한다. 올 시즌을 기준으로 구단은 남자 탈의실을 위즈 배팅존 앞에, 여자 탈의실은 1루 메인게이트 출입문 앞에 설치해 뒀다.
불펜 투수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최적의 공간은 바로 위즈 파크의 익사이팅 석. 그라운드로 돌출된 형태의 익사이팅 존은 다른 구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지만, 대부분 외야에 불펜이 있는 타 구장과는 다르게 익사이팅 존 바로 옆에 불펜 투수의 대기 공간이 있는 위즈 파크다. 불펜 투수가 몸을 푸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이 자리를 강력히 추천한다. 또 이곳은 외야 전체가 자유 잔디석으로 꾸며져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 단차 없이 경사도로 뒷자리 시야를 확보한 랜더스필드의 그린존과는 다르게 단차를 만들어둬 어느 자리에서도 마운드와 타석이 잘 보인다. 또 파울볼이 날아올까 조심해야 하는 내야와는 다르게 외야로 공이 계속해서 날아올 확률은 매우 적다는 점. 그렇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눈은 경기를 향하더라도 신경은 놓지 말아야겠다.
외야 잔디석 외에도 아이들과 함께하면 좋은 좌석에는 ‘키즈랜드 캠핑존’이 있다. 1루 5층에 위치한 이 좌석에는 텐트와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캠핑존을 이용하면 전기 그릴과 접시, 가위, 집게 등은 빌릴 수 있다. 이용자는 고기나 음료, 쌈 채소나 밥 등 각자 먹을 음식만 준비하면 된다.
위즈 파크는 KT가 창단하며 리모델링하게 된 연식 있는 구장이기 때문에, 신식구장과는 다르게 음식점이 복도 가득히 복층으로 늘어서 있다. 줄을 서기에도 좁고 복잡해 관중이 많은 날이면 이동 통로가 꽉 막히기도 한다. 수원의 명물인 보영만두와 진미통닭도 위즈 파크에 입점해 있는데, 사람이 몰리고 대기인원으로 복잡해질 것을 막기 위해 온라인 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매점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바로 주문 QR 코드를 인식하면 모바일 기기를 통해 미리 결제하고 주문 번호를 받을 수 있다. 음식이 준비됐다는 연락이 오면 매장으로 방문해 주문한 것을 픽업하기만 하면 된다. 인기 메뉴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품절되는 경우도 많으니,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경기 시작 전에 미리 주문할 것을 추천한다. 경기장 내부 음식이 성에 차지 않는다면,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거나 맞은편 대형마트에서 직접 장을 봐올 수도 있다.
#성곽을 따라
멀리 가지 않고 야구장 근처에서 한 끼를 해결하고 싶다면, 근방에 5분 이내로도 다녀올 수 있는 식당이 꽤 많다. 그중에서도 야구장 대각선으로 건너가면 나오는 ‘우리 동네 스시카야’ 라는 회전 초밥 가게가 유명하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자. 창원NC파크에서 유명한 ‘전재경 스시’나 올해 SSG 랜더스 필드에 입점한 ‘민영 활어 공장’처럼 이제는 한여름에도 야구장에서 즐기는 초밥이 대세가 된 듯하다. 포장도 가능하다고 하니, 초밥을 좋아한다면 이용해 볼 것을 권한다.
또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약 2km를 걸어 장안문을 통과한다면, 계절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행궁동에 닿게 된다. 수원화성 성곽을 따라 ‘행리단길’이라는 이름을 얻은 행궁동 거리에는 카페와 식당, 바가 무척 많다. 휴일 낮 경기가 끝나고 이곳을 방문한다면 성곽에서 내려다보이는 수원 시내와 함께 노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화성 북쪽에는 용연이라는 이름의 연못이 있다. 이 연못을 둘러싼 산책길은 버드나무와 함께 어우러져 장관이므로 수원화성에 들를 일이 있다면 이곳도 추천한다.
행궁동 거리를 걷다 보면 화성행궁이 나오고, 그 뒤로는 수원 통닭 거리가 펼쳐진다. 만약 야구장에서 진미통닭 구하기에 실패했다면 이 거리에 모인 많은 통닭집 중에서 하나를 골라보자. 승리와 함께라면 갓 튀긴 통닭은 모두 꿀맛일 테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 통닭 거리를 쭉 가로지르면 국가 보물로 지정된 팔달문을 구경할 수 있다. 마법사들의 야구와 조선시대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이곳, 야구장에서 출발해 장안문과 팔달문으로 이어지는 정조로를 거닐 2025년의 따뜻한 하루를 떠올리며 비시즌을 견뎌보자.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4년 164호 (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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