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표 체제로 돌아선 '키이스트', SM과의 연관성은? [오~컬쳐]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표방하는 '키이스트'가 단독대표 체제로 전향했다. 기존 남소영 공동대표 이사가 사임하면서 박성혜 공동대표가 키이스트를 홀로 이끌게 됐다. 이번 키이스트의 경영체제 변화를 두고 일각에서는 '단순한 경영자 사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SM엔터테인먼트의 쇄신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보아 일본 진출 1등 공신', 키이스트 떠났다

키이스트는 12일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통해 남소영 공동대표가 사임했다고 밝혔다. 남소영 공동대표가 떠난 키이스트는 박성혜 공동대표의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키이스트를 떠난 남소영 공동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와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남소영 공동대표와 SM앤터테인먼트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전 키이스트와 SM엔터테인먼트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SM엔터테인먼트는 키이스트를 경영하던 배우 배용준의 지분(약 25.12%)을 인수해 키이스트 최대주주에 올랐고 약 3년 만인 2021년 4월 SM C&C(컬쳐앤콘텐츠), 키이스트, SM 라이프 디자인 그룹, 디어유, 미스틱스토리 등의 지분 전량(당시 약 2395억원 규모)을 현물출자해 비음악 통합관리 자회사 'SM스튜디오스'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키이스트는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SM스튜디오스를 최대주주(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지분율 28.38%)로 두고 있으며 SM엔터테인먼트재팬(일본법인)이 5.33%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다.

남소영 공동대표가 키이스트에 둥지를 틀기까지는 SM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이 깊은데 2005년 SM엔터테인먼트재팬 대표에 오른 남소영 공동대표는 당시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를 도와 가수 '보아'의 일본 진출을 도우며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에 주력한 바 있다.

(표=블로터)

아티스트 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남소영 공동대표는 2014년 SM엔터테인먼트의 매니지먼트 및 콘텐츠 제작사업을 영위하는 SM C&C에서 이사직을 수행하다 2017년 SM엔터테인먼트가 책임경영을 위한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한세민 현 에이스토리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 자리에 오르게 된다.

2020년 3월까지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직을 수행한 남소연 공동대표는 SM스튜디오스 부사장 직을 역임하다 지난해 1월 키이스트의 공동대표에 선임됐다. 키이스트는 종합 제작 스튜디오 '몬스터유니온'에서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쌓은 박성혜 대표를 2018년 5월 대표로 선임한 데 이어 약 2년 만에 남소영 공동대표를 합류시킴으로써 콘텐츠와 매니지먼트의 시너지 효과에 집중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공시된 키이스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주된 사업영역은 '드라마 등 영상콘텐츠 제작 사업'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사업'으로 나뉜다.

(표=블로터)

전문영역에 강점을 둔 키이스트는 지난해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플로우'의 주식 300억원 규모를 인수하며 자회사로 두는 한편 OCN '경이로운 소문'을 연출한 유선동 PD를 영입하는 등 콘텐츠 제작사업 비중을 확대했다. 다만 매니지먼트 사업 측면에서는 새롭게 영입한 배우나 아티스트가 없어 콘텐츠 제작사업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최근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 플랫폼 등 다양한 채널이 추가되면서 제작사의 콘텐츠 공급처가 대폭 확대된 만큼 키이스트도 관련 사업에 비중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키이스트는 연내 JTBC 편성을 앞둔 '비밀은 없어' 외에 △별들에게 물어봐 △일루미네이션 △트리커 △N분의 1은 비밀로 △링마벨 △시선으로부터 △가족계획 등 여덟 작품 이상의 제작 계획을 가지고 있다.

콘텐츠 특성상 공개 시점보다 빠르게 제작에 돌입하는 만큼, 키이스트도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키이스트의 연간 매출은 약 620억4418만원으로 전년(약 465억2541만원) 대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적자(영업손실 약 24억원)로 전환했다. 매출 분포로 봤을 때 매니지먼트(약 239억원)보다 콘텐츠 제작(약 382억원) 부문이 더 많은 금액을 차지하는 데다 상승폭도 높다는 부분도 키이스트가 사업 비중에 변화를 두는 이유로 보인다.

키이스트 제작 라인업. (사진=키이스트 홈페이지 갈무리)

여기에 남소영 공동대표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측근인 점도 키이스트 대표직 사임과 연관성을 갖는다. 남소영 공동대표는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와 함꼐 SM엔터테인먼트재팬을 설립해 소속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을 이끈 인물이자 사내이사부터 계열사 대표까지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공동대표 체제에서 가장 먼저 공동대표직을 수행하는가 하면 한세민 현 에이스토리 시장이 공동대표에서 물러날 때 살아남을 정도로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총애를 받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화다. 올 들어 카카오와 하이브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고, 기존 경영진들이 물러남에 따라 현재 SM엔터테인먼트에 남아있는 고위 임원 및 계열사 등기임원들이 퇴진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남소영 공동대표는 지난달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법무법인을 통해 보낸 소제기 청구서에서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와 라이크기획 간의 불공정계약에 대한 책임대상으로 거론된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당시 얼라인파트너스는 소제기 청구서에 2015~2021년간 총 다섯 건의 이사회결의가 문제가 됐는데 주된 내용은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SM으로부터 연간 정산대상 매출액의 6%를 로열티 명목으로 지급받도록 승인을 연장한 것이다. 해당 소제기 청구서에 따르면 남소영 공동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이사로 재직할 당시 네 차례 관련 이사회 결의를 승인한 것으로 나와 있다.

매각 위한 수순? 주력 사업 확장 포석도

일각에서는 '남소영 공동대표가 개인 사정으로 사임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흘러나오는 키이스트 매각설과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했다. 실제로 경영권 분쟁 당시 SM엔터테인먼트의 비핵심자산으로 분류되는 디어유, SM C&C, 키이스트 등이 별도 매각 후보로 떠오른 바 있는데, 주주총회 직후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비핵심자산 매각과 관련해 검토 중에 있으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디어유는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신임 대표이사. (사진=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이 해소된 상황에서 SM엔터테인먼트가 비핵심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키이스트를 매물로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OTT 플랫폼 중심의 콘텐츠 사업 경쟁이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시점에서 매니지먼트 부분과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춘 키이스트는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키이스트의 시가총액은 12일 종가 기준 1640억원이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박성혜 대표가 살아남은 만큼, 키이스트의 매니지먼트 부분만 매각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적자전환했지만 키이스트가 콘텐츠 제작 역량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 현재 제작중인 드라마 타입의 콘텐츠가 글로벌 OTT 등에 편성될 경우,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키이스트가 제작사로의 역량을 확대한다는 가정하에 매각없이 매니지먼트 사업부문만 분할해 자회사로 두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키이스트가 제작해 연내 공개하는 별들에게 물어봐가 텐트폴(제작사의 한 해 흐름의 지지대 역할을 할 정도의 규모감) 규모로 알려지면서 높은 수익성을 올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며 "SM엔터테인먼트가 디어유를 비핵심자산으로 분류하지 않은 것처럼 현 시기에 키이스트를 매각하기 위한 인사나 사업계획 변화를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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