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어린왕자와 스즈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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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 알려져 있지만, 실은 처음부터 어른이 아닌 어린이들을 위해 쓴 책이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나는 나의 어린시절에서 왔다”고 할 정도로 자신의 어린시절을 아꼈고, 어릴 적 읽은 책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죠.
‘어린왕자’는 전쟁과 망명중 태어난 ‘아이’입니다. 생텍쥐페리는 1940년 프랑스가 전쟁에서 참패하자 드골주의자들과의 갈등 끝에 미국으로 망명을 떠났고, 뉴욕에 머무르며 ‘어린왕자’를 썼습니다.
그림에 재능이 있었던 생텍쥐페리는 냅킨에 소년의 모습을 그리곤 했는데, 그 그림을 본 미국의 출판업자가 “그 소년을 주인공으로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를 써 1942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내자”고 제안했다는군요. 생텍쥐페리는 마감을 일찍 했지만,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책이 출간된 건 1943년 4월 6일이었습니다. 책은 불어와 영어로 동시에 나왔어요. 프랑스어로 쓰인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어린왕자’의 고향은 사실 뉴욕이었던 셈입니다.
오는 6일은 ‘어린왕자’ 출간 80주년. 80세가 되었지만 여전히 소년인 ‘어린왕자’를 기념하는 책이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나왔습니다. 지난주 북스에는 그 책을 소개했습니다.
80세 맞는 어린 왕자… “장미의 모델은 생텍쥐페리 아내”

“지금은 캄캄하기만 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꼭 아침이 와.”
엄마를 찾다 길을 잃고 우는 네 살짜리 스즈메 앞에 열여섯 살 소녀가 나타나 위로를 건넵니다. “너는 빛 속에서 어른이 될 거야”라고. “언니는 누구야?” 묻는 스즈메에게 소녀는 말하지요. “나는, 스즈메의, 내일이야.”
일본 영화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소설 ‘스즈메의 문단속’(대원씨아이) 중 한 장면입니다.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박스오피스 1위를 하면서 감독이 영화제작과 동시에 쓴 책도 이번주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2위, 예스24 3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때 엄마를 잃은 여고생 스즈메가 지진을 부르는 악령이 튀어나오는 문을 잠그며 재난으로부터 세상을 구한다는 이야기. 그 과정에서 스즈메는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만나 격려하며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하게 됩니다.
영화와 책을 보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산문집 ‘책으로 가는 문’(현암사)을 떠올렸습니다. 미야자키는 어릴 적 읽은 이와나미 소년문고를 추억하며 “어린이문학이란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 하고 아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절망 속에서 그래도 어린이들에겐 희망을 주기 위해 ‘소년문고’가 탄생했다는 점을 짚으면서요. 애니메이션은 본디 어린이를 위한 장르이지요. ‘스즈메의 문단속’ 역시 미야자키의 말과 같은 맥락에 있을 겁니다.
무너져버린 듯 우는 ‘어린 나’와 마주하며 스즈메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 돼. 이대로는 안 돼. 울음을 그쳐야 해. (어린) 스즈메와 나는 달라. 나 역시 지금도 약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후로 12년을 더 살았다. 살아온 것이다.’ 어제를 견뎌냈고, 오늘을 버티며, 내일을 꿈꾸는 모든 분께 스즈메의 ‘응원’을 전합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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