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손'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은행권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주요 시중은행뿐 아니라 지방은행 모두 외국인 특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외국인 고객을 유치해 대출로 이자이익을 창출하는 본연적 영업활동뿐 아니라 송금 업무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및 환차익 등 비이자이익도 창출할 수 있다. 각자 장점을 활용한 차별화한 전략으로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점포를 줄이고 있지만 외국인 특화 점포는 늘리며 외국인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은행들의 외국인 특화 점포수는 36곳으로 하나은행(16), 국민은행(8), 우리은행(5), 전북은행(3), 신한은행(2), 광주은행(1), 기업은행(1) 등이 운영하고 있다. 올해 40개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외국인 금융 시장이 틈새시장이 아닌 주요 사업 영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외국인 등록수는 2020년 134만8626명에서 2024년 말 148만8353명으로 꾸준히 늘고 증가하고 있다. 등록 외국인은 합법적 체류자 중 장기 거주자를 중심으로 산정돼 단기·불법 체류자와는 제외된다. 외국인등록증은 주민등록과 같은 효력을 지녀 이를 보유한 외국인은 생활 기반이 국내에서 자리 잡은 사람으로 여겨진다.
이런 등록 외국인이 늘어나자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는 모양새다. 기존 해외송금 중심에서 벗어나 신용대출, 민원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별화된 방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 한다.
더욱이 올해 1월 모바일 외국인등록증이 도입되는 등 제도적 개선도 이뤄지고 있고 법무부도 불법체류 외국인 수를 줄이기 위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불법체류 감축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36개 외국인 특화 점포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16곳을 운영하며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외국인 고객을 모집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 수도 작년 말 기준 242만명으로 전체 40.7%에 이른다.
외환은행 시절부터 축적한 영업 경험이 강점으로 선도 지위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인천 남동공단에 외국인 전용 컬처뱅크(복합 문화시설)를 신설해 점포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전용 브랜드 '하나더이지'를 출시하고 종합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으로 계열사와 시너지도 도모하고 있다. 실제 하나은행은 하나더이지 적금을 28일 선보였고 하나카드는 외국인 전용 브랜드 하나더이지 체크카드를 3월 출시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외국인 개인 고객뿐 아니라 기업 고객까지 포함하는 종합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KB Quick Send'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해외송금 가능 국가를 48곳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직접투자(FDI) 서비스 확장을 위해 22일 설명회를 열고 한국 진출 전략 및 지원제도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핀테크 기업인 이나인페이와 공동 개발한 외국인 대상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2025년 7월부터 시행하며 본격적으로 외국인 고객 모집에 나선다. 국내 발급 신분증을 보유한 장기체류 외국인은 앱에서 입출금계좌와 체크카드를 동시에 개설할 수 있게 된다. 올해 1월 처음으로 김해에 첫 외국인 특화 점포를 개선했고 5월 서울 금천구 독산종에 추가 점포를 개설해 현재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실시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외국인 고객 전담 창구인 '글로벌 데스크'를 12개 지점으로 확대한다. 온라인에서는 원티드랩·사람인 등 구직 사이트와 협력해 의 우리WON글로벌 앱을 활용한 외국인 대상 일자리 연계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JB금융지주 아래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 주요 계열사인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의 외국인 대상 대출잔액은 올해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JB금융은 2016년 'JB Bravo Korea' 브랜드로 외국인 전용 브랜드를 출시했고 전북은행이 국내 최초 외국인 대상 신용대출을 선보였다. 광주은행은 후발주자로 올해 1월 외국인전략 사업팀을 신설하고 외국인 전문 금융센터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국내 인구구조 변화와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고객을 모집해 시장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며 "외국인 금융 시장이 제도적 개선과 함께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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