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유통공룡 쿠팡 ‘갑질’ 적발… 21억 과징금 ‘솜방망이’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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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마진 유지를 위해 납품업자에게 납품단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 체험단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는 2만여개의 미소진 상품과 5억원 상당의 상품비용도 납품업자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공정위는 쿠팡의 납품단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 요구, 상품대금 지연지급·지연이자 미지급, 체험단 미소진 상품 미반환 등을 대거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21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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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9억 대금 늑장 지급… 체험단 비용도 미반환
공정위, 증거 한계로 정액 과징금… 36조 매출 대비 ‘초라’
![쿠팡 본사. [연합뉴스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6/dt/20260226121650847tdkg.png)
쿠팡이 마진 관리를 위해 납품단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을 요구하는 등 이른바 '갑질'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총이익률(GM) 목표에 미달하면 광고비와 체험단 수수료 등을 납품업자에 전가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쿠팡의 단가 인하·광고비 전가와 대금 지연 등 갑질 행위를 적발하고 21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온라인 1위 사업자의 거래 관행에 경종을 울린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과징금 수준을 둘러싸고는 '솜방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쿠팡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납품업자와 순수상품판매이익률(PPM)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수시로 점검했다.
목표에 미달하면 납품가격 인하를 협의하거나 인하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발주 중단·축소를 거론하며 납품업자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납품 가격 인하 요구는 시작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 쿠팡은 납품업자와의 거래에서 GM 목표를 설정했다. 목표 달성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고 기준에 미달하면 광고비, 체험단 수수료, 프리미엄 데이터 수수료 등 비용 부담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은 이 과정에서도 발주 중단·축소를 거론하며 납품업자를 압박한 정황도 밝혀졌다.
아울러 쿠팡은 2021년 10월 2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 2만5715개 납품업자와의 50만8752건 직매입 거래에서 2809억원의 상품대금을 법정지급기한을 최대 233일 초과해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과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 8억5300만원도 지급하지 않았다.
![조원식 공정거래위원회 유통대리점조사과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제재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6/dt/20260226172104474ikyo.jpg)
공정위는 대금 지급기한 위반뿐 아니라 거래 과정에서의 비용 전가 행위도 문제도 적발했다. 쿠팡은 2만970여 납품업자가 참여한 체험단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미소진 상품 2만4986개, 5억3700만원 상당을 납품업체에 돌려주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러한 쿠팡의 갑질 행위들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업계에서도 제기해 온 쿠팡의 행태가 공정위로부터 확인된 만큼 쿠팡 측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위는 위반금액을 정확히 산정하지는 못했다. 강요 행위를 개별 납품업자별로 입증해야 하지만, 관련 증거가 일부 사업자에 대해서만 확인돼 전체 거래를 기준으로 한 포괄적 산정에 한계가 있었다.
조원식 공정위 유통대리점조사과장은 "특정 일부 사업자에 대해서만 그런 정황들이 있었다"며 "쿠팡이 이러한 불법 증거를 남겨놓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단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 요구에 대해 법정 상한인 5억원씩의 정액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위반금액 산정이 어려워 정액 과징금이 적용되면서 제재 수위가 제한돼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의 사업 규모와 비교하면 과징금은 낮은 수준이다. 쿠팡의 매출은 2022년 25조7685억원, 2023년 30조6640억원, 2024년 36조1276억원에 달한다.
앞서 공정위는 2024년 자체브랜드(PB) 상품 노출 알고리즘 조작 사건에 대해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제재와 비교하면 상당히 왜소하다. 개별 강요 행위에 대한 증거가 일부에 그친 만큼 쿠팡이 불복 소송에 나설 경우 법원의 판단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쿠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판매가격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직접 부담하고 있다"며 반박하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행위가 판결로 확인된 만큼 쿠팡의 개선은 물론 온라인 유통시장 전반에 대한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갑질 행위들은 쿠팡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유통시장 전반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재와 벌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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