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부품을 샀더니 쓰레기가 왔어요

조회수 2023. 11. 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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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어느 날 PC 부품 택배 박스를 지인이 개봉하고 있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포장재가 많구나.....

PC 부품은 배송이나 운송 중 충격과 파손을 방지하고 제품을 보호할 목적으로 각종 완충재를 채워 넣는다. 완충재를 많이 채워 넣는다는 것은 배송받는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다. 그렇지만 가끔은 배보다 배꼽이 클 정도로 본 제품보다 완충재의 부피가 더 커서 처치 곤란할 때도 많다. 이 완충재를 버리는 것도 일이다. 종량제 봉투도 넘쳐나고 부피도 커서 정말 난감할 때가 많다. 최근엔 커피숍에서 환경을 위해 빨대도 주지 않는다는데, 이런 완충재는 좀 '오버' 아닌가 싶다. 하여 이러한 상황에 맞춰 완충재의 종류별로 재활용 여부, 그리고 분류 기준을 알아보고자 한다. 환경을 위해, 처리 비용 절감을 위해 잘 읽고 숙지하자.


플라스틱 재활용 마크를 구분하자

우선 완충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플라스틱을 살펴보자. 플라스틱 제품을 유심히 보면 표면에 새겨진 재활용 마크가 보인다. 이 재활용 마크에는 숫자 기호가 써져 있거나, 혹은 PETE, HDPE ,PVC, LDPE, PP, PS, OTHER 등의 문구가 쓰여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의 주요 원료 및 재활용 가능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참고로 숫자 기호가 써져 있으면 국제 표준 마크고, 문구가 쓰여있으면 국내 표기 마크다.


1번 PETE, 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 재활용 가능!

1번은 PETE, PET.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다.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플라스틱으로, 탄산음료를 담아 유통하는 병, 혹은 투명한 플라스틱이다 싶으면 십중팔구 PET다. 흔히 페트병으로 부르는데, CPU를 감싸고 있는 플라스틱도 이 1번에 해당된다. 저렴하고 내구성은 뛰어나지만 음료를 담던 PET는 박테리아가 잘 번지니 식용으로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좋다. 또한, 재활용 쓰레기로 배출할 때에는 PET를 감싸고 있는 라벨지는 벗기고 내보내야 한다.


2번 HDPE (High Density PolyEthylene) 재활용 가능!

2번은 HDPE, 고밀도 폴리에틸렌이란 뜻이다. 역시 재활용이 가능하다. 내충격성이 강해 두껍고 단단한 제품군에 사용된다. 샴푸통, 세제, 물통, 아이스박스 등이 HDPE 재질이다. 내열성이 높아 전자레인지에도 사용 가능하다. 인체에 유해한 화학성분이 배출되지 않아 장난감으로도 쓰인다고. 더불어 음료수를 담는 PET는 1번으로 분류되지만, 뚜껑은 이 HDPE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콜라를 예로 든다면 본 용기는 PET 1번, 뚜껑은 HDPE 2번, 라벨은 후술할 PP 5번이 된다. 참 복잡한 재활용의 세계다.


3번 PVC (PolyVinyl Chloride) 재활용 불가능!

3번은 PVC. 폴리염화비닐로 제작됐다는 의미다. 재활용할 수 없다. 신용카드, 가방, 우비, 휴대폰 케이스, 인조가죽 신발 등에 쓰이며 건축용 파이프도 PVC로 제조된 경우가 많다. 유연하고 잘 마모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특징. 반면 열로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고 부드럽다. 제조 과정에서 대부분 다른 소재와 혼합되기 때문에 재활용할 수 없다. 그냥 종량제 봉투에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된다.


4번 LDPE (Low Density PolyEthylene) (깨끗하다면) 재활용 가능!

4번은 LDPE. 저밀도 폴리에틸렌으로 제작된 물건이다. HDPE와 앞 글자로 확실히 구분된다. 재활용이 가능하긴 하지만, 조건이 따른다. 비닐봉지, 비닐장갑, 포장재 등으로 많이 쓰이는데, 세척이 되어 있지 않다면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PC에서는 메인보드에 장착하는 볼트 등을 담는 비닐로 되어 있다. 최근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자주 손꼽히는 재질이므로 가급적 깨끗하게 세척하고 재활용 쓰레기로 배출하는 것을 생활화하자.


5번 PP (PolyPropylene) (깨끗하다면) 재활용 가능!

5번은 PP. 폴리프로필렌이다. 이 역시 재활용이 가능하다. 가볍고 내열온도가 높고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어 배달음식용기, 보건용 마스크, 밀폐용기, 주방용품 등으로 많이 쓰인다. 역시나 배달음식용기를 버릴 때는 양념 자국을 햇볕에 말려 제거하고 배출해야 재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부착된 비닐 패킹, 랩 등도 깔끔하게 뜯어주고 버려야 한다. 하지만, 마라탕, 김치찌개 등 세척이 어려운 음식물을 담았던 PP 용기는 세제로도 잘 지워지지 않아 재활용에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어쩔 수 없이 일반 쓰레기로! 고추 기름은 재활용의 적!


6번 PS (PolyStyrene) (깨끗하다면) 재활용 가능!

6번은 PS. 폴리스티렌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역시 재활용이 가능하다. 컵라면 용기, 계량용 컵, 요구르트 병, 플라스티 수저 등에 사용되어 매우 익숙하다. 유명한 바나나우유를 담는 단지도 이 PS 재질이다. 열에 약하고 녹는 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이 배출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좀 논란이 커졌으나, 실험 결과 플라스틱이 아예 녹을 정도로 아주 높은 온도가 아니라면 음식을 담는 용도에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찝찝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그냥 차가운 액체를 담을 때만 사용하자.


하지만, PS 재질은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컵라면 용기다. 요즘에 와서는 종이 재질 용기가 더 많아졌지만, 육개장 사발면, 왕뚜껑 같은 스테디셀러 상품은 아직도 PS 재질 용기를 사용한다. 특히나 조심할 점은 전자레인지.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없다면 가급적 돌리지 말자. 환경 호르몬이 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알아본 재질들과 똑같이 컵라면 용기를 버릴 때는 깨끗하게 세척하고 버려야 한다. 역시나 국물 자국이 안 지워진다면 그냥 일반 쓰레기로 버리자.


7번 OTHER 종류에 따라 다르다!

OTHER. 간단하게 1~6에 속하지 않는 플라스틱이다. 여러 가지가 섞였다. 실질적으로는 재활용이 쉽지 않다. 즉석밥 용기, 안경, 치약 용기 등이 이에 속한다. 즉석밥 용기 등은 재활용으로 버릴 수는 있지만, 치약 튜브 등은 세척이 불가능해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OTHER에 속하는 제품군을 재활용하려면, 환경부 홈페이지의 분리배출 재활용 가이드라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복병! 부피 대마왕 스티로폼들

플라스틱 계열 재질의 재활용 여부를 판단하면서 한 가지 복병을 만나게 된다. 바로 발포 합성수지. 이 발포 합성수지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합성수지의 종류인 PS, PP, PE 등을 발포제로 부풀린 것이다. 종류는 EPS, EPP, EPE 등으로 나뉜다. 가장 유명한 건 EPS. 다른 말로는 스티로폼이다. 부피도 엄청나서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기도 버거운 존재들이다.


▲ EPS는 하얀 눈이 쌓이기 전에 깔끔히 처리하자

EPS(Expanded PolyStyrene) : 재활용 가능(조건 많음)

흔히 떠올릴 수 있는 하얀 플라스틱. 신선식품을 택배로 시켰을 때 받아볼 수 있는 하얀 그것이다.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PS 계열이다. 신선 식품이나 부피가 큰 전자제품, 특히 모니터, 케이스를 사면 완충제로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포장 잘 못 풀었다가 온몸에 하얀 눈이 쌓여버리는 그 재질이다.


▲ 재활용될 것 같은데 안되는 EPP, CPU의 완충재다

EPP(Expanded PolyPropylene) : 재활용 불가

화학 발포제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자동차 완충 범퍼, 헬멧 내장 쿠션용, 가전 완충 포장재 등으로 사용된다. PP 계열이다. EPS보다는 살짝 고급스럽고 경도가 단단한 느낌이다. 입자와 입자 사이에 공기가 고르게 들어간 느낌? 부서지지 않아서 하얀 눈을 맞을 염려도 적다.


▲ 과일 박스를 사면 으레 따라오는 EPE. 재활용 불가!


EPE(Expanded PolyEthylene) : 재활용 불가

과일망으로 익숙한 그 포장재. 가전 완충 포장재, 일반 포장재 등으로 쓰인다. TV나 모니터를 배송할 때 디스플레이 앞부분을 보호하기도 하고 하드디스크 벌크용 박스에 쓰이기도 한다. 감촉은 EPS, EPP보다 더 매끄러운 편.

일단 EPP, EPE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EPS, 스티로폼만 재활용이 된다. EPP에 해당되는 요가 볼, 요가 봉 등은 재활용이 안 되기에 일반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배출하면 된다. EPE인 과일 포장재도 조용히 일반 쓰레기봉투에 넣어 주면 된다. 또한 색이 들어간 스티로폼은? 재활용할 수 없다. 오직 흰색 스티로폼만 재활용할 수 있다. 일반 쓰레기봉투에 조용히 넣어 주자. 참고로 과일 상자 받침은 6번 PS라 재활용이 가능하다.


CPU를 샀을 때의 설레임을 벗어 던지고 실전 연습에 돌입한다

CPU를 사서 택배가 도착했을 때의 그 기분, 하지만, 냉정한 마음을 되찾고 CPU 완충재 재활용 쓰레기 분류 실전 연습을 해 보자. CPU 박스를 애지중지하며 전시하는 사람도 있겠다만, 알맹이만 쏙 빼고 나머지 모든 걸 가차 없이 버리는 상황을 가정했다.


(1) 택배 배송용 골판지 박스 :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송장을 제거하고 덕지덕지 붙은 테이프까지 뗀 후 종이류 재활용 분리 배출해 주자. 빌라나 연립주택에 살면 동네에 터줏대감처럼 파지를 수집하시는 분들이 많다. 상부상조니 반드니 따로 분리배출하자.


(2) CPU 박스를 감싼 에어캡 : 일명 뽁뽁이다. 배송 중 파손을 막는데 이만한 재질이 없다. 하지만,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려 해도 부피가 어마어마해서 넣는 것도 쉽지가 않다. 뽁뽁이는 앞서 알아본 4번 LDPE 계열이다. 역시 테이프를 다 떼어낸 뒤 비닐류에 재활용 분리배출하자. 그게 쓰레기봉투 아끼고 환경도 보호하는 길이다.


(3) 각종 내부 박스 feat 매뉴얼 : 위와 같이 '紙'라는 한자가 쓰여있는 종이 재활용 마크가 있으면 분리배출이다. 은근히 내부 상자도 많다. 제일 외부, 그다음 쿨러, 그리고 CPU 자체를 감싸는 박스, 모두 3가지다. 더불어 매뉴얼도 종이류니까 종이 재활용으로 분리배출!


(4) CPU, 쿨러 보호 투명 케이스 : CPU와 번들 쿨러를 감싸고 있는 플라스틱 보호 케이스다. 이쯤 되면 딱 만져만 봐도 번호가 연상될 것 같다. 정답은 1번 PET! 크게 생각할 것도 없고 플라스틱에 재활용 분리배출해 주면 된다. 골판지 상자와 더불어 가장 쉬운 분류다.


(5) RGB 케이블, 빵끈 등의 기타 부속품 : RGB 뽕을 사랑한다면 바로 메인보드 5V 3핀 포트에 연결하면 도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그냥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된다.


우리 PC 주위에 은근히 많은 플라스틱, 그리고 환경

지금까지 PC 부품 구입 시 따라오는 완충재 등의 재활용 여부를 알아봤다. 취재를 하며 우리 주위, 특히나 PC 부품의 완충재 역할을 하는 재활용 플라스틱 재질이 엄청 많고 또 다양하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재활용할 자원이 상당히 많으니까 버리기만 잘 버려준다면 환경 보호에 이바지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그만큼 많이 알고 꼭 숙지해야 할 상식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된다. 캡틴 플래닛처럼 대놓고 공해와 파괴를 즐기는 악당들과 싸울 수는 없겠지만, 간단한 실천으로 자연을 살리고 지구를 지킬 수는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기사는 앞서 작성한 ‘정든 PC와 노트북, 버릴 때도 아름답게~ 버리세요~’와도 연결된다. PC를 버릴 때는 그쪽 기사를 참고하도록 하자.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글 / 김도형 news@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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