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이 재료" 그냥 두지 마세요, 세균이 고기보다 30배 빨리 번식합니다

숙주나물은 냉장고에 넣어두면 멀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빨리 상하는 재료 중 하나입니다.
이유는 숙주가 ‘살아 있는 발아 식재료’라 냉장고 안에서도 계속 호흡을 하고, 그 과정에서 세균 번식 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숙주는 표면에 미세한 수분막이 늘 형성돼 있습니다. 이 수분막은 냉장고 온도가 조금만 흔들려도 세균이 붙고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그래서 같은 조건에서도 고기보다 훨씬 빠르게 부패가 진행됩니다. 고기는 단단한 조직을 갖고 있지만, 숙주는 조직이 연해 세균 침투가 더 쉽게 이루어집니다.

특히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는 집은 온도 변화가 더 심해 숙주가 하루만 지나도 냄새가 변하기 시작합니다.
겉으로는 하얗고 신선해 보이는데, 내부에서는 이미 점액층이 생기고 미생물이 증식하고 있는 상태가 됩니다.
“숙주 특유의 비린 향”이 난다면 이미 결과는 진행된 것입니다.

숙주를 생으로 만지면 손끝이 약간 미끈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 미끈한 촉감이 바로 초기 부패의 신호입니다.
이 상태의 숙주를 데치면 냄새는 잠시 사라지지만, 세균이 만든 부산물은 그대로 남아 장을 자극하고 소화 불량이나 설사를 유발하기 쉽습니다.
대부분 원인을 숙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숙주는 영양소도 빠르게 손실됩니다.
냉장고에 24시간만 둬도 비타민C가 절반 이상 줄어들고, 48시간이 되면 거의 남지 않습니다.
신선함이 생명인 재료가 냉장고 안에서 너무 빠르게 ‘힘을 잃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래 보관할수록 먹을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죠.

냉장고에 넣어두어도 안전하다는 착각이 문제입니다.
숙주는 냉장고 보관이 아니라 구매 후 가능한 한 빨리 조리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보관해야 한다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종이 타월을 깔아 습기를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세균 번식 속도를 훨씬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숙주는 ‘빠르게 상하는 재료’가 아니라 ‘상하기 위해 태어난 식재료’에 가깝습니다.
냉장고에 오래 둘수록 세균이 급격하게 자라고, 속으로 들어오는 세균량도 함께 늘어납니다.
중년 이후 장이 예민해지는 이유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이런 음식이 조용히 문제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