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중고 전기차, 믿고 살 수 있을까
-헤이딜러 운영사, 인증 중고 전기차 '리볼트' 론칭
-'완전 무사고' 선별, 배터리도 별도 진단 절차 거쳐
최근의 시장 환경은 전기차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소비심리는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쪼그라들었고 이 과정에서 고가의 전기차 판매는 타격을 입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캐즘(수요 둔화 현상)'이다. 그리고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문제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설상가상의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의무 보유연한이 끝난 중고 전기차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3분기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2만4,9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3% 늘었다. 문제는 중고 전기차의 품질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냐는 것. 대표적인 레몬 마켓으로 꼽히는 중고차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차가 전문 진단을 받았는지는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시장에 등판한 리볼트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한다. 전기차 특화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내건 리볼트는 헤이딜러의 운영사 PRND가 론칭한 서비스로 최근 쇼룸을 열고 사업에 돌입했다. 리볼트가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는지 지난 15일 용인 기흥구 오토허브에 위치한 리볼트 쇼룸을 찾았다.
리볼트 쇼룸은 오토허브 건물 입구에 있다. 은빛 간판과 하얀 조명으로 하이테크 감성을 입힌 게 눈길을 끌었다. 여느 쇼룸이 그렇듯 전시장 벽면을 통유리로 구성해 밖에서도 다양한 차가 있다는 걸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매끈한 방수 페인트로 바닥을 칠하고 곳곳에 노출 콘크리트와 스테인리스 소재를 써서 성수동에서나 볼법한 카페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시차들은 천장을 뒤덮은 조명 덕분에 반짝거린다. 한 눈에 봐도 잘 관리한 자동차라는 걸 알 수 있다. 뒷켠에는 디스플레이를 배치에 차명과 누적 주행거리, 거래 가격 등을 표시해 매물에 대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프라이빗한 환경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여기까지만 봐선 잘 꾸며둔 전시장이다. 하지만 리볼트의 차별점은 그 이면에 있다. 모든 차는 단순 교환이나 판금마저도 없는 소위 '완전 무사고'차다. 나아가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비롯해 SoH, 즉 수명 정보까지 제공한다. 양품의 전기차만 판매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진단은 어떻게 할까. 리볼트 측은 국내외에서 입증받은 범용 진단기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준환 사업개발팀장은 "진단기를 활용해 배터리 SoH가 85% 내외인 차만 판매하는 것으로 기준을 삼고 있다"며 "진단에 활용하는 피엠그로우의 범용 진단기는 TUV 슈드(TUV SÜD) 인증을 받아 신뢰성도 확보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상태 진단 후에는 리콜 사항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최신 상태로 유지해 차량을 ‘리프레시’한 후 시장에 내놓는다. 이는 소비자가 보다 안전하고 성능이 보장된 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철저한 절차라는 게 리볼트 측의 설명이다.
김 팀장은 “우리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차의 성능"이라며 "무사고차를 우선적으로 확인하고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차량은 딜러에게 환불하거나 손해를 감수하고 매각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리볼트는 이러한 엄격한 품질 관리 절차를 통해 구매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계도 있다. 진단기에서 접근할 수 없는 일부 브랜드의 전기차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리볼트에서는 진단이 어려운 국산차와 일부 수입 전기차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다만 김 팀장은 "정부가 배터리 인증제 시행을 추진하고 관련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리볼트는 전기차 특화 중고차 서비스를 통해 양질의 중고차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한다. 범용 진단기로 배터리의 성능까지 진단하고 리콜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까지 최신화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리볼트가 중고 전기차를 믿고 살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소비자가 어떻게 응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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