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구이 성지’가 된 中 쯔보市...하루 10만명씩 몰려드는 이유
산둥대학생들에 7일간 음식대접
마지막날 ‘꼬치구이 파티’ 열자
재방문 인증샷 줄이어

“주인장, 문 좀 열어봐요. 바닥에 앉아서 먹어도 돼요.”
중국 산둥성의 도시 쯔보의 한 꼬치구이 가게가 문을 걸어 잠그자 순서를 기다리던 손님들이 가게 앞에서 애원하는 영상이 5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왔다. 또 다른 가게는 아예 입구에 작은 구멍을 냈다. 주인이 구멍을 통해 바깥 상황을 확인한 후 계산을 마친 손님을 내보내는 장면은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자원봉사자들이 꼬치구이 가게 주변을 돌아다니며 확성기로 “(쯔보) 주민들은 꼬치구이를 먹지 말고 외지인에게 양보하라”고 외쳤다.
인구 471만명의 소도시 쯔보가 하루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드는 꼬치구이의 성지(聖地)가 됐다. 가게마다 대기 시간이 2시간을 훌쩍 넘어가기 일쑤고,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하지 못해 잠시 문을 닫는 가게도 나올 정도다.
얇은 전병 위에 대파를 깔아 고기 쌈을 싸 먹는 꼬치구이는 쯔보의 명물이다. 쯔보는 원래도 꼬치구이로 유명했지만, 최근의 폭발적인 인기는 예년에는 볼 수 없던 풍경이다.

쯔보가 성지로 등극한 배경에는 작년 5월의 훈훈한 일화가 있다. 당시 산둥대학에 코로나가 퍼져 학생들이 대거 격리에 들어갔다. 산둥성 지난시의 대학 캠퍼스에서 수용할 수 없는 1만2000명은 7일간 지난시 동쪽에 인접한 쯔보에서 격리했는데, 쯔보시에서 격리 학생들에게 정성스러운 도시락을 대접했다. 격리 마지막 날에는 격리 학생 전원에게 ‘꼬치구이 파티’를 열어주며, “봄이 오고 따뜻해지면 우리 다시 봐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눈물겨운 환대를 받은 학생들은 현수막에 적힌 대로 올해 3월 쯔보에 몰려들기 시작했고, ‘꼬치구이 인증샷’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산둥대학 학생들의 쯔보시 ‘의리’ 방문 사연이 소셜 미디어를 타고 중국 전역에 알려지면서, 베이징대·칭화대 등 다른 대학 학생들까지 ‘쯔보 투어’에 동참했다.

마샤오레이 쯔보시 당서기가 모처럼의 특수를 악용해 꼬치구이 가격을 올리면 “밥그릇을 깨트릴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쯔보 열풍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쯔보시 1인자의 엄명은 관광지에서 바가지를 쓰는 데 이골이 났던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덕분에 쯔보의 꼬치 가격은 하나당 1.5위안(약 300원) 수준을 유지했다. “쯔보에선 택시가 외지인에게 지름길을 안내한다” “쯔보 호텔에 묵었는데 현장 할인을 받았다” “쯔보에선 외지 차량이 양보 받는다” 등의 미담도 퍼졌다.
쯔보는 중국의 리오프닝(코로나 이후 경제 활동 재개) 이후 대표적인 관광 성공 사례가 됐다.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쯔보의 성공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쯔보 학습 시찰단’을 구성한 지방 정부들도 생겨났다. 베이징의 한 식당가에도 ‘쯔보 꼬치구이’ 간판을 내건 식당들이 생겨났다. 한 식당은 “비행기 값 쓰지 말고, 여기서 쯔보를 느껴요”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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