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떼고 붙이고'…리밸런싱 가속페달 밟는 SK그룹

강민경 2024. 10. 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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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자회사 SK스페셜티 매각 우협 대상자 선정
'투자 효율화→재무개선→핵심사업 집중' 선순환 박차
/그래픽=비즈워치

SK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 매각 물망에 오른 곳은 SK스페셜티. 지주사인 ㈜SK의 100% 자회사입니다.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 세계 1위인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3조~4조원 수준으로 점쳐집니다. 앞서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매각하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흡수 합병을 결단하는 등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 작업이 본격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지주사가 "올 상반기까지 4.6조 자산 매각" 외친 까닭

㈜SK(이하 SK)가 지난 9월 30일 SK스페셜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한앤코)를 선정했습니다. SK는 한앤코와 주요 계약조건을 협의한 후 본실사를 거쳐 연내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인데요.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관련 분야에선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죠. 지난해 이 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6817억원, 1471억원을 냈습니다.

매각 지분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습니다. SK스페셜티와 그룹 반도체 사업간 시너지 등을 고려해 일부 지분을 보유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매각 지분은 협상 결과에 따라 정해질 예정입니다.

㈜SK 재무현황 추이./그래픽=비즈워치

SK는 지주사 본연의 전략적 포트폴리오 관리를 이어가는 한편,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자산 효율화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흔들리는 재무현황이 눈에 띕니다. 올해 상반기 SK 부채규모(별도 기준)는 12조3999억원입니다. 2020년 말 대비 3년 6개월여 만에 41.5%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54.9% 상승, 10조7077억원에 달했습니다.

금융비용(차입금의 이자부담)도 치솟고 있습니다. SK는 올 상반기에만 금융비용으로 2081억원을 부담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급격한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2020년과 2021년 연간 금융비용이 각각 1746억원, 1754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극명합니다.

차입금의존도도 40%에 육박합니다. 통상 자본시장에선 차입금의존도 30% 이하를 안정권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SK가 올해 상반기 말까지 약 4조6000억원 자산을 매각할 예정임을 공식화한 것도 이러한 재무부담이 주효했을 것이란 해석입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규모이기도 한데요. 일각선 "매각 자산이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때문에 SK스페셜티 매각이 완료되면 SK 부채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앞서 SK가 지난 9월 초 베트남 마산그룹의 유통 전문 자회사 윈커머스 지분을 일부 매각, 약 27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떠도는 매각설, 배경은 결국

그룹 내 다른 주요 계열사들의 매각설도 업계 내 공공연히 퍼져있습니다. 가령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 매각 △SK E&S의 자회사 코원에너지서비스 본사 사옥 부지 매각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 리뉴어스 매각 등 관련 건들이 구체적으로 전해지고 있죠.

각 계열사들이 "검토 중이나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또는 "매각 계획은 없다" 등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의혹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SK그룹 주요계열사 재무현황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이는 곧 각사 재무현황과 이어진 시선들이기도 합니다. 실제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는 부채가 크게 늘었습니다. 올 상반기 기준 SK이노베이션 부채규모는 53조2884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131.3%, 지난해 말 대비 4.9% 상승했고요. 같은 기간 SK에코플랜트 부채규모는 11조3162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125.5%, 지난해 말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이에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는 올 상반기 금융비용으로 각각 8210억원, 1968억원을 부담했습니다. 6개월 치 이자비용임에도 불구, 이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각해 연간 이자비용을 넘어섰습니다. 

늘어나는 차입금 규모를 감안했을 때 올해 말 두 회사의 금융비용은 지난해 말 대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해 연간 금융비용으로 SK이노베이션은 1조3654억원, SK에코플랜트는 3386억원 등을 지급한 바 있습니다.

SK E&S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해 말 대비 부채규모는 소폭 줄었으나, 순차입금이 늘었습니다. 순차입금은 전체 차입금에서 회사의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재무 지표인데요. 올 상반기 이 회사의 순차입금은 5조5714억원, 2020년 말 대비 71.4%, 지난해 말 대비 12.8% 증가했습니다.

한편, 향후 SK그룹 내 리밸런싱 작업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비효율적인 투자 및 사업을 최소화하고 핵심 사업 영역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재편 가속화에 따라 종속회사 수도 점차 줄고 있습니다. 올해 초 716개였던 그룹 종속회사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667개로, 50여개 가량 감소했습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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