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떼고 붙이고'…리밸런싱 가속페달 밟는 SK그룹
'투자 효율화→재무개선→핵심사업 집중' 선순환 박차
SK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 매각 물망에 오른 곳은 SK스페셜티. 지주사인 ㈜SK의 100% 자회사입니다.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 세계 1위인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3조~4조원 수준으로 점쳐집니다. 앞서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매각하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흡수 합병을 결단하는 등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 작업이 본격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지주사가 "올 상반기까지 4.6조 자산 매각" 외친 까닭
㈜SK(이하 SK)가 지난 9월 30일 SK스페셜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한앤코)를 선정했습니다. SK는 한앤코와 주요 계약조건을 협의한 후 본실사를 거쳐 연내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인데요.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관련 분야에선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죠. 지난해 이 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6817억원, 1471억원을 냈습니다.
매각 지분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습니다. SK스페셜티와 그룹 반도체 사업간 시너지 등을 고려해 일부 지분을 보유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매각 지분은 협상 결과에 따라 정해질 예정입니다.
SK는 지주사 본연의 전략적 포트폴리오 관리를 이어가는 한편,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자산 효율화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흔들리는 재무현황이 눈에 띕니다. 올해 상반기 SK 부채규모(별도 기준)는 12조3999억원입니다. 2020년 말 대비 3년 6개월여 만에 41.5%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54.9% 상승, 10조7077억원에 달했습니다.
금융비용(차입금의 이자부담)도 치솟고 있습니다. SK는 올 상반기에만 금융비용으로 2081억원을 부담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급격한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2020년과 2021년 연간 금융비용이 각각 1746억원, 1754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극명합니다.
차입금의존도도 40%에 육박합니다. 통상 자본시장에선 차입금의존도 30% 이하를 안정권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SK가 올해 상반기 말까지 약 4조6000억원 자산을 매각할 예정임을 공식화한 것도 이러한 재무부담이 주효했을 것이란 해석입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규모이기도 한데요. 일각선 "매각 자산이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때문에 SK스페셜티 매각이 완료되면 SK 부채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앞서 SK가 지난 9월 초 베트남 마산그룹의 유통 전문 자회사 윈커머스 지분을 일부 매각, 약 27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떠도는 매각설, 배경은 결국
그룹 내 다른 주요 계열사들의 매각설도 업계 내 공공연히 퍼져있습니다. 가령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 매각 △SK E&S의 자회사 코원에너지서비스 본사 사옥 부지 매각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 리뉴어스 매각 등 관련 건들이 구체적으로 전해지고 있죠.
각 계열사들이 "검토 중이나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또는 "매각 계획은 없다" 등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의혹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곧 각사 재무현황과 이어진 시선들이기도 합니다. 실제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는 부채가 크게 늘었습니다. 올 상반기 기준 SK이노베이션 부채규모는 53조2884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131.3%, 지난해 말 대비 4.9% 상승했고요. 같은 기간 SK에코플랜트 부채규모는 11조3162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125.5%, 지난해 말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이에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는 올 상반기 금융비용으로 각각 8210억원, 1968억원을 부담했습니다. 6개월 치 이자비용임에도 불구, 이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각해 연간 이자비용을 넘어섰습니다.
늘어나는 차입금 규모를 감안했을 때 올해 말 두 회사의 금융비용은 지난해 말 대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해 연간 금융비용으로 SK이노베이션은 1조3654억원, SK에코플랜트는 3386억원 등을 지급한 바 있습니다.
SK E&S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해 말 대비 부채규모는 소폭 줄었으나, 순차입금이 늘었습니다. 순차입금은 전체 차입금에서 회사의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재무 지표인데요. 올 상반기 이 회사의 순차입금은 5조5714억원, 2020년 말 대비 71.4%, 지난해 말 대비 12.8% 증가했습니다.
한편, 향후 SK그룹 내 리밸런싱 작업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비효율적인 투자 및 사업을 최소화하고 핵심 사업 영역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재편 가속화에 따라 종속회사 수도 점차 줄고 있습니다. 올해 초 716개였던 그룹 종속회사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667개로, 50여개 가량 감소했습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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