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패드 분진이 사라졌다..벤츠 신기술 '인 드라이브' 뭘까

내연기관 자동차는 휠 허브에 장착된 외부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100년 넘게 변치 않던 브레이크 분야에도 신기술 지평을 열었다. 브레이크를 단순히 휠에 연결하지 않고 전기차의 구동 장치 하우징 내부에 통합한 것이다. 쉽게 말해 마찰열로 차를 세우는 브레이크 패드가 없다. 차량 수명 동안 브레이크 정비가 필요 없다는 점을 포함해 여러 가지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기차는 주행 중 전기모터로 감속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마찰 브레이크 사용 빈도를 줄이고 동시에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인다. 이런 특징을 바탕으로 다양한 브레이크 신기술이 제안됐다. 콘티넨탈은 매우 두꺼운 디스크 브레이크를, 폭스바겐은 ID.4와 아우디 Q4 E-트론 같은 전기차에 드럼 브레이크를 적용해 비용 절감과 내구성을 강조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인 드라이브 브레이크(출처=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은 "후륜 드럼 브레이크는 300마력이 넘는 전기차에도 충분하다"며 "대부분 제동이 회생제동과 전륜 브레이크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드럼 브레이크는 디스크 브레이크에 비해 제조 단가가 낮아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경제적 대안으로 활용된다.

벤츠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인-드라이브 브레이크(IN-DRIVE BRAKE)' 시스템을 최근 발표했다. 이 기술은 단순히 디스크나 드럼 브레이크를 구동 장치 내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제동 방식을 완전히 재구성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인 드라이브 브레이크(출처=메르세데스-벤츠)

최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공개된 벤츠의 새로운 브레이크 시스템은 기존 브레이크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 브레이크의 디스크는 물로 냉각되며 회전하지 않고 고정된다. 반대로 브레이크 패드는 원형으로 제작돼 모터와 함께 회전한다. 제동은 회전하는 브레이크 패드가 고정된 디스크에 밀착되며 속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전통적인 캘리퍼가 없으며 브레이크 사용 중 생성되는 모든 먼지는 시스템 내부에 가둬 외부로 배출되지 않는다. 이 폐쇄형 설계는 유지보수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인 드라이브 브레이크(출처=메르세데스-벤츠)

2026년 발효될 유럽연합의 EU7 배출가스 기준은 단순히 배기 가스를 넘어 차량에서 발생하는 타이어와 브레이크 분진까지 규제한다. 벤츠의 새로운 브레이크 시스템은 브레이크 분진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이러한 환경 기준에 부합한다. 이는 전기차 시대에 더욱 중요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시스템이 제공하는 다양한 이점을 강조한다. 물로 냉각되는 디스크 덕분에 과열로 인한 브레이크 페이드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기존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냉각을 위해 개방된 휠 구성이 필요했다.

반면 물로 냉각되는 벤츠의 새로운 브레이크 시스템은 완전히 덮인 공기역학적 휠을 설계할 수 있어 공기저항계수를 줄일 수 있다. 브레이크 소음 감소와 더불어 차량을 며칠간 주차해도 디스크에 녹이 슬지 않는 점 역시 소비자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메르세데스-벤츠 인 드라이브 브레이크(출처=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엔지니어는 "휠에서 브레이크 캘리퍼를 제거함으로써 디자이너들이 더욱 독창적인 휠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디자인 자유가 자동차 애호가들에겐 반드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혁신적인 브레이크 시스템은 단순히 유지보수 없는 기술에 그치지 않고 친환경 규제 대응과 소비자 편의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미래 전기차 기술의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된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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