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코젠, 계열사 정리 '속도'…경영효율화 박차 [넘버스]
효소 및 바이오 제약 전문 업체 아미코젠이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로 부채가 급증하자 계열사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미코젠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비욘드셀을 흡수합병한다. 아미코젠은 오는 14일부터 14일간 주주들의 합병반대 의사를 받은 뒤 29일 이사회를 열어 흡수합병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합병기일은 12월31일이다.
비욘드셀은 아미코젠이 세포주 개발 및 맞춤형 배지 기술 도입을 위해 미국 아티아바이오와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설립한 곳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비욘드셀 지분 75%를 보유했던 아미코젠은 지난달 18일 나머지를 모두 매입하며 지분 100%를 확보했다.
비욘드셀은 올 상반기 매출 1억5000만원, 당기순손실 13억원을 냈다. 지난해에는 매출 2억원, 당기순손실 19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수익을 내기보다는 연구개발(R&D)에 집중하던 곳이다. 아미코젠은 연내 비욘드셀 흡수합병을 완료한 후 배지 사업 정상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미코젠은 비욘드셀 흡수합병 외에 비주력 계열사 정리에도 한창이다. 올 하반기 중 메디플 청산을 완료했고, 아미코젠파마도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또 올 9월 비피도를 환인제약에 매각한 데 이어 아미코젠차이나와 스킨메드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아미코젠 관계자는 "비주력 계열사 정리로 비용을 절감해 재무제표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연이은 계열사 정리는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미코젠의 올 6월 말 연결기준 단기차입금은 608억원, 장기차입금은 847억원이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1억원에 불과하다. 2020년 말 907억원 수준이던 부채는 올 6월 2763억원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47.03%에서 129.41%로 늘었다.
부채가 급증한 배경에는 공격적인 투자가 있다. 2021년 9월 아미코젠은 이사회를 열어 송도 공장에 총 610억원을 투자하고 건설에 360억원, 생산장비 구매에 250억원을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비슷한 시기에 문산 제4공장 건립에 38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약 1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했다. 2021년 비피도 인수에도 약 600억원을 쓰면서 이 기간에 차입금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사실상 보유현금으로 차입금을 메꿀 수 없는 상황이라 계열사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이 급했던 탓에 600억원에 인수했던 비피도 지분 30%를 154억원에 매각했다.
박철 아미코젠 대표는 지난달 주주레터에서 "사업과 조직 구조조정, 불필요한 유무형자산 매각, 철저한 비용 내부통제 등 다양한 비용절감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업가치 제고에 필요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빠르고 과감하게 경영효율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유한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