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지난달 10일 선보인 2026년형 GV80이 가격 인하 전략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차 출시 때 으레 가격을 올리는 게 업계 관행인데, 오히려 50만 원을 내린 것이다.

제네시스는 2026년형 GV80과 GV80 쿠페의 기본 사양을 고객 선호 위주로 재구성하면서 판매 가격을 50만 원씩 인하했다. 가솔린 2.5 터보 2륜 구동 모델 기준이다. 최근 자동차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결정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2.5 터보 모델 가격은 6,790만 원이다. 2025년형이 6,800만 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6,700만 원대로 진입한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심리적 가격 장벽이 낮아졌다. 3.5 터보 모델은 7,332만 원으로 책정됐다.

쿠페 모델은 2.5 터보 8,016만 원, 3.5 터보 8,430만 원,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9,055만 원이다. 블랙 에디션은 일반형 GV80이 2.5 터보 9,377만 원, 3.5 터보 9,797만 원이며, 쿠페 블랙은 2.5 터보 9,967만 원, 3.5 터보 10,387만 원,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10,902만 원에 판매된다.

가격만 내린 게 아니다. 디자인도 손봤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후면부다. 트렁크 리드에 'GV80' 모델명과 'AWD' 배지를 모두 지우고 'GENESIS' 레터링만 남겼다.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낸 미니멀리즘 디자인이다. 제네시스는 이 디자인을 향후 출시되는 모든 차종에 적용할 계획이다.

실내에서는 도어 무드램프 밝기를 높여 야간 분위기를 개선했다. GV80 쿠페 전용이던 '베링 블루' 실내 색상도 일반 모델에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쿠페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모델에는 22인치 휠과 타이어를 기본으로 넣었다.

옵션 구성도 달라졌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I·II를 묶은 '파퓰러 패키지'에 빌트인 캠 패키지를 추가했다. 순정 블랙박스인 빌트인 캠은 2025년형에서 85만 원을 따로 내야 했다. 이제 한 패키지로 첨단 주행 보조 기능과 블랙박스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블랙 모델에는 빌트인 캠이 기본이고, 블랙 전용 전동식 사이드 스텝도 새로 나왔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게 합리적일까. 2.5 가솔린 터보 2륜 5인승 모델에 파퓰러 패키지(555만 원)와 뱅앤올룹슨 사운드 패키지(190만 원)를 더하는 조합을 권한다. 총 7,535만 원이다. 7,000만 원 중반대로 플래그십 SUV의 핵심 옵션을 갖출 수 있다.

2.5 터보 엔진은 300마력이 넘는다. 일상 주행에는 충분한 성능이다. 2륜 구동도 도심 위주 운전이라면 문제없다. 5인승을 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GV80의 3열은 성인이 장시간 타기 어렵다. 3열을 넣으면 2열 공간과 트렁크가 줄어든다. 실제로 3열 옵션을 선택한 구매자들 대부분이 거의 쓰지 않는다는 게 업계 평가다. 5인승이 공간 활용도나 실용성 면에서 가장 낫다.

뱅앤올룹슨 사운드 패키지는 프리미엄 오디오와 ANCR(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이 포함된다. 주행 중 로드 노이즈를 실내 마이크로 감지해 반대 위상 소리를 내보내 정숙성을 높인다. 럭셔리 SUV에서 정숙성은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190만 원의 가치는 있다고 판단된다.

제네시스의 이번 가격 인하는 경쟁이 치열한 대형 SUV 시장에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가격을 내리면서도 디자인과 옵션은 오히려 개선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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