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공식 깨졌다…K게임 재편 중심에 선 '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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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이 한국 게임산업 변화의 핵심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팀은 미국 밸브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PC 게임 유통 플랫폼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모바일게임 비중이 여전히 높다. 다만 글로벌 이용자 지표와 한국 게임의 시장 점유율, 주요 게임사의 흥행 성과를 종합하면 성장의 방향은 스팀에서 선명해지고 있다.

스팀서 먼저 확인된 한국 게임산업 재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는 이런 흐름을 수치로 보여준다. 2025 게임백서 통계 기준 시점은 2024년이다. 5일 해당 백서에 따르면 2024년 스팀 최대 동시접속자 수가 3900만명을 넘어섰다. 스팀이 사실상 글로벌 PC 게임 유통의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게임사의 개발 전략과 사업 구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게임시장은 여전히 모바일 중심이다. 2024년 국내 게임산업 총매출은 23조8515억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이 가운데 모바일게임 비중은 59%로 집계됐다. PC게임은 25.2%, 콘솔게임은 5%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선 다른 신호가 나온다.

한국 게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전체 기준 7.2%다. 플랫폼별로 보면 모바일게임은 9.5%, 온라인PC게임은 11.5%, 콘솔게임은 1.6%다. 국내 시장은 모바일 중심이지만 해외에선 한국 게임이 PC 부문에서 더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스팀은 이런 흐름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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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PC 이용자가 몰려 있는 만큼 한국 게임의 해외 흥행 여부도 스팀 성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출 구조 역시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국 게임의 2024년 수출 비중은 중국 29.7%, 동남아 20.6%, 북미 19.5%, 일본 8.3%, 유럽 7.7% 순이다. 국내 시장보다 해외 수요에 더 민감한 산업 구조에서 글로벌 이용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스팀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넥슨 성과도 스팀서 나왔다

넥슨의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는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루트슈터는 적을 쓰러뜨려 다양한 장비와 아이템을 파밍하고 더 강한 장비를 맞추며 반복 성장하는 슈팅 게임 장르이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2024년 7월 출시 직후 스팀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용자 비중 역시 북미와 유럽이 70%를 차지했다. 국내 흥행보다 스팀 내 글로벌 반응이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가 현실화한 셈이다.

백서는 이런 흐름을 두고 과거 모바일 중심의 빠른 출시와 과금 유도 구조에서 벗어나 완성도와 글로벌 경쟁력을 앞세운 AAA급 개발을 촉진하는 변화로 해석했다. 결국 국내 시장의 현재를 보여주는 숫자는 모바일에 머물러 있지만 한국 게임산업의 다음 방향을 가리키는 지표는 스팀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게임백서에서는 "앞으로 한국 게임의 성공은 국내 시장 규모가 아니라 스팀에서 얼마나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스팀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은 게임 완성도와 창의성, 글로벌 마케팅 역량 강화를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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