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정유사…올해는 친환경 드라이브
국내 정유사들이 지난해 국제 유가가 크게 변동하는 가운데서도 선방하며 최고 실적을 냈다.
올해는 전 세계가 포스트 코로나 단계로 진입하면서 국제 유가가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올해 석유화학은 물론 친환경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7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78조569억원, 영업이익 3조9989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대비 66.6%, 129.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이 19조1367억원, 영업손실은 6833억원이었다. 전기 대비 매출은 15.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반영과 정제마진 축소로 인한 영업적자에도 연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과 석유 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특히 석유 제품 수출 물량의 대폭 증가가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매출 34조9550억원, 영업이익 2조789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가 오르고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매출은 전년 대비 68.0% 상승해 지주사인 HD현대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55.1% 늘었다.
앞서 에쓰오일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연간 매출 42조4460억원, 영업이익 3조40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이같이 정유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정제설비 부족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공급 차질 속에서 석유 수요가 회복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의 석유 제품 수출액은 570억3700만달러(약 73조74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석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고유가가 지속됐고, 수출 단가가 올랐다. 정유업계는 팬데믹 이후 가동률을 최대치인 79.4%로 끌어올려 제품 생산과 수출에 주력했다.
올해에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정유 제품에 대한 제재, 중국 리오프닝이 정제마진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전망을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원유 수요는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20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21만b/d(하루당 배럴) 감소했다"며 "올해는 재정 지출 확대와 리오프닝 효과로 작년 대비 51만b/d 증가해 세계 원유 수요를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항공유 수요 회복도 정제마진의 추가 지지 요인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지 않는 가운데 대러시아 제재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정제마진 강세가 예상된다.
한편 정유업계는 수익성이 높은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하고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며 미래 시장 선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완공을 목표로 대산공장 1만㎡ 용지에 연산 13만t 규모의 바이오디젤 제조공장을 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미래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전(SMR),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고형 폐기물 가스화와 같은 새로운 그린 포트폴리오 확보에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9조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정유정 기자 /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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