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유시설 잿더미에 같이 피해보고 패닉사태"에 빠졌다는 의외의 '이 나라'

심장부 정유시설 붕괴, 러시아 연료망 흔들린다

2025년 10월을 맞이한 러시아는 자국 에너지 산업의 핵심이라 불린 북부 야로슬라블 정유공장을 포함한 대규모 정유시설 파괴라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다. 바로 전날 모스크바 북동쪽에 위치한 이 공장에 거대한 화재가 발생, 연일 이어진 정유시설 파괴로 러시아 전체가 심각한 연료난과 공급 위기에 휩싸였다. 실제로 이 공장은 러시아 내 5위 규모, 연간 1,500만 톤의 원유를 처리하며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한 중북부 지역에 석유 공급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최근 드론 공격 등으로 동부와 남부, 크름반도 일대의 정유시설이 잇따라 파괴된 가운데,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석유길마저 끊겼다’는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기술적 사고가 아닌, 연이어 발생하는 표적 타격과 화재, 그리고 공급망 마비가 맞물리면서 러시아 내 연료 공급 체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한다.

연쇄적 에너지 인프라 타격, 모스크바 민심까지 동요

이번 야로슬라블 정유공장 파괴는 이미 전역에 걸쳐 연료 부족과 불만이 확산되고 있던 시점에 결정적 충격을 안겼다. 특히 모스크바와 중북부 주요 도시들은 야로슬라블 정유공장의 주요 공급처로, 화재 발생 직후 모스크바 내 주유소에서는 1 km가 넘는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석유와 디젤, 연료유를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는 시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휘발유와 경유 수출 전면 금지라는 강도 높은 수급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이번 정유시설 파괴로 기존 대책조차 무력화될 위험이 커졌다. 남부와 크름반도 일대 주유소의 절반 가까이가 이미 영업을 중단한 데 이어, 모스크바마저 연료난에 휘말리면서 국민 생활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드론 깊숙이 침투, 러시아 에너지 전략에 균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남부와 크름반도는 물론, 수도권에 가까운 정유시설들까지 목표로 삼으며 러시아 방공망의 허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실제로 2025년 들어 러시아는 최소 17%가 넘는 정유 생산능력을 잃었으며, 주요 송유관에서도 연이은 폭발과 화재가 이어지며 모스크바로 향하던 연료 공급이 사실상 끊어진 상태다.

이러한 전략적 타격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국력과 무기의 무기로 삼으려던 기존 외교노선에도 치명상을 입히고 있다. 러시아는 에너지 산업 붕괴와 맞물린 재정 위기와 함께, 국제 제재로 인한 부품·기술조달 난항까지 겹쳐 복구에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올 겨울 중북부와 수도권까지 심각한 연료 부족 국면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사회 전반 파장과 민심 동요, 경제 충격 가속화

모스크바까지 연료난이 번지며 러시아 내부에서는 민심 이반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우려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미 남부와 크름반도, 극동 등 일부 지역에선 연료 배급과 가격 폭등 현상이 일상이 됐다. 모스크바 시민들 역시 정부의 ‘수출금지, 배급제’ 조치가 만족스럽게 작동하지 않는 현실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정유공장 대형 화재가 드론 공격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으나, 현지 시민 사회와 전문가들은 연쇄적 타격과 공급망 마비가 단순 우연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반복적 에너지 타격은 러시아 경제 전반에도 직접적 충격을 불러오며, 일자리와 산업 생산성 하락, 재정적자 확대 등 불안 심리를 극대화시켰다.

러시아 ‘에너지 대국’의 역설적 딜레마

오랜 기간 전 세계에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국력을 자랑하던 러시아는, 정작 자국민조차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하는 역설적 현상에 직면했다. 모스크바까지 연료난에 휩싸이면서, 러시아는 ‘에너지 대국’이라는 타이틀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유시설 장기 가동 중단 상황이 이어질 경우, 모스크바 포함 중북부 도시 전체가 극심한 연료난에 빠질 것이며 그에 따른 물가불안, 대중교통·물류 혼란, 대규모 민심 불안정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혹독한 겨울 앞둔 러시아, 심화되는 사회·경제 위기

러시아 기상당국은 이번 겨울도 강추위가 예고되어 있어, 연료 부족이 심각한 민생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벌써부터 모스크바와 주변 도시에선 난방유 부족, 상품 물가 급등, 운송 대란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유 인프라의 연쇄 붕괴와 정부 대책의 미흡은 러시아 내부는 물론, 추위를 버티며 살아가야 하는 민심 전반에 무거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러시아 심장부까지 번진 에너지 위기와 그 파장

야로슬라블 정유시설의 소실과 함께 번진 연료 패닉은, 러시아가 자국 에너지의 무기화를 시도하다 오히려 ‘자국민 연료난’이라는 역전 현상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수도 모스크바와 전국 각지에 퍼진 연료난과 불안, 그리고 산업·민생 전반에 미친 심각한 파장은 러시아를 새로운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앞으로의 겨울, 러시아 정부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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