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전 12승 무패’ KIA의 ‘KS 불패 신화’는 2024년에도 ∼ing… ‘작은 거인’ 김선빈은 1표 차로 KS MVP 등극
1980년대생 감독 이범호, 부임 첫해 정상
“37년 만에 광주서 우승 확정” 약속 지켜
5차전 선발 양현종 흔들렸지만 뒷심 발휘
시리즈 타율 0.588 김선빈 KS MVP에
프로야구 KIA와 삼성의 2024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5차전이 열린 2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4차전까지 3승1패로 리드를 잡은 KIA가 7-5로 앞선 9회초 삼성의 마지막 공격. 마운드에는 8회 2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아낸 KIA 마무리 정해영이 2017년 이후 7년 만이자 팀 통산 12번째 KS 우승을 매조지하기 위해 올라왔다. 선두타자 이성규를 삼진, 윤정빈을 2루 땅볼로 잡아낸 정해영은 마지막 타자 김성윤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 순간 KIA 선수단은 모두 더그아웃에서 쏟아나와 서로를 얼싸안고 우승을 기쁨을 나눴다.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이번 우승까지 KS 12회 우승을 자랑하는 KIA지만, 광주 홈팬들 앞에서 KS 우승을 확정지은 것은 1987년 이후 무려 37년 만이다. 2015년까지 KBO리그는 관중 2만50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을 보유한 팀이 KS에 올라오지 않았을 때 5~7차전을 잠실에서 열었다. 이 때문에 KIA는 이번 KS 이전까지 11번의 우승 중 9번을 잠실(1983, 1986, 1988, 1989, 1993, 1996, 1997, 2009, 2017), 1번은 대전(1991)에서 우승 축배를 들어야 했다. 딱 한 번, 1987년에만 1,2차전을 대구에서 승리한 뒤 3,4차전을 광주로 옮겨와 모두 승리하면서 광주 팬들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한 바 있다.
이날 선발로 나선 ‘대투수’ 양현종이 1회 디아즈에게 투런포, 김영웅에게 솔로포로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고, 3회 디아즈에게 연타석 투런포를 허용해 1-5로 끌려갔지만, KIA 팬들의 응원소리는 전혀 잦아들지 않았다.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경기 중반부터 KIA가 힘을 내기 시작했다. 양현종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6년차 우완 김도현이 2.1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로 불타오르던 삼성 타선을 꽁꽁 묶은 게 시발점이 됐다.
KIA는 어이없는 실점에 전의를 상실한 삼성의 허점을 파고들어 6회엔 역전을 이뤄냈다. 소크라테스의 안타와 폭투, 변우혁의 볼넷으로 잡은 1사 1,3루 찬스에서 김태군의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 적시타로 기어코 6-5 역전에 성공했다. 8회엔 박찬호가 1사 1루에서 좌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쐐기 적시 2루타로 7-5까지 벌리며 K.O 펀치를 명중시켰다.
시리즈 내내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 0.588(17타수 10안타) 2타점 3득점으로 공격의 첨병과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낸 2루수 김선빈은 기자단 투표 결과 99표 중 46표를 얻어 45표를 얻은 포수 김태군을 1표차로 제치고 KS MVP에 선정됐다.
KIA는 2024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악재를 만났다. 스프링캠프 출발을 불과 이틀 앞두고 김종국 전 감독이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KIA는 김 전 감독을 경질했다. KIA가 새 사령탑으로 택한 것은 ‘차기 감독감’으로 점찍고 키우던 이범호 감독의 내부승격이었다. 2019년 현역 은퇴 후 이 감독은 스카우트와 2군 총괄 코치, 1군 타격코치 등 핵심 보직을 차례로 거치며 지도자 이력을 쌓았다. 차기 감독 수업을 차근차근 받아왔지만 이 감독은 예상보다 빠르게 감독직에 올랐지만, 준비된 사령탑답게 부임 첫해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뒤 KS마저 거머쥐며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감독이 어떤 성향이냐에 따라 팀 전체가 바뀐다는 것을 봐왔다. 그래서 선수 성향을 먼저 파악하고 선수들이 마음껏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선수들이 활발하게 움직여줄 것이라 생각했고, 그게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통합우승의 비결을 밝혔다.
광주=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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