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을 마신 다음날은 간이 밤새 알코올을 해독하느라 이미 지쳐 있는 상태예요.
이때 몸은 속을 풀어주는 자극적인 음식을 찾지만, 이런 선택이 오히려 간세포를 더 빠르게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해독 기능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강한 자극이 들어오면 간은 다시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부담을 크게 느끼게 돼요.

문제의 “이 음식”은 바로 얼큰한 국물요리와 찌개류입니다.
빨갛게 끓여낸 국물 속에는 캡사이신과 나트륨이 다량 들어 있어 숙취로 약해진 간을 두 번 자극하게 됩니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 먹으면 위점막과 간 모두에 스트레스를 주어 숙취 증상을 더 오래 끌고 가요.

술 다음날 이런 국물을 먹고 나면 순간적으로 땀이 나고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건 속이 풀린 것이 아니라, 몸이 강한 자극을 견디느라 교감신경이 과하게 반응한 결과입니다.
잠시 괜찮아지는 듯해도 두통, 피로감, 열감이 다시 올라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평소 지방간이 있거나 피로가 쌓여 있는 사람은 이 조합이 더 위험합니다.
간이 해야 할 해독 작업이 이미 많기 때문에, 자극적인 국물까지 처리하려다 보면 염증이 더 높아지고 회복 속도가 현저히 느려져요.
결국 ‘해장’이라고 먹은 음식이 간을 더 지치게 하는 셈이죠.

술 다음날 간이 가장 필요로 하는 건 자극이 아니라 수분과 회복을 돕는 영양입니다.
맑은 국물, 미지근한 물, 수분 많은 채소는 알데하이드 배출을 도와 숙취를 빠르게 완화해줘요.
몸이 원하는 매운맛과 실제로 필요한 음식이 다르다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합니다.

대신 먹으면 좋은 음식도 있어요.
황태국, 미역국, 무국처럼 나트륨이 적고 단백질·아미노산이 적당히 들어 있는 음식은 간이 부담 없이 흡수할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계란과 두부도 회복에 도움이 되고, 물이나 생강차는 메스꺼움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요.